서재경의 [PIPPIN(피핀)]

전설적 안무가이자 연출가 밥 포시의 최상작품 < PIPPIN >은 1972년 초연된 후에 73년 토니상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5개 부문의 상을 수상해 관객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특히, < 뮤지컬 갓스펠 >, < 애니메이션 이집트의 왕자 > 등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뮤지컬 < 피핀 >의 대본을 쓴 로저 허슨은 TV 시리즈, 영화,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극작가로 활동하는 사람이다. 뮤지컬 < PIPPIN >이 더 유명한 이유는 연출과 안무를 맡은 밥 포시에게 있다. 밥 포시는 13세 떼 버라이어티 쇼에서 탭댄스를 추고 15세 때에는 안무를 맡기 시작한 천재적인 안무가이다. , 파자마 게임 >, < 댐 양키즈 >, < 스위트 채러티 >, < 시카고 > 등 특색있는 뮤지컬의 안무를 맡았다. 영화감독으로 < 캬바레 >, < 올 댓 재즈 >등을 만들기도 했고, 73년에는 아카데미상, 토니상, 에미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하였다. 섹시하고 도발적이면서도 냉소적인 분위기의 포시 스타일은 그만의 트레이드 마크 안무이다. 뮤지컬 < 피핀 >은 프랑크 왕국을 배경으로 찰스 대제의 아들 ‘피핀’의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는 뮤지컬이다. 세상의 많은 것을 소유한 피핀은 영혼이 자유롭고, 인생에 있어 좀더 특별하고 완전한 것을 찾기 원한다. 정치와 전쟁을 비롯한 왕권, 혁명, 살인, 육체의 유희, 일상의 삶, 사랑 등을 겪으면서 무엇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있다. 극은 피핀이 겪는 여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는데 리딩 플레어를 통해서 드라마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관객과 이야기를 하고, 모든 상황을 연출가처럼 배우와 스텝들과 혼연 일체가 되어 독특한 형식을 통해 독특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밥 포시 스타일의 춤과 밥 포시 스타일의 의상들이 무대에서 눈에 띄게 확대되어 보인다. 뮤지컬 < 피핀 >은 무거운 주제를 판타스틱하고 코미디적인 웃음과 유머를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리딩 플레이어를 맡고 있는 임춘길은 15년 배우의 구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밥 포시 스타일의 춤을 2000년도에 공연되었던 < 올 댓 재즈 >에서 완벽하게 살려내어 그의 춤과 연기력과 노래 실력을 인정 받은 바 있다. 벤베른이 맡았던 역을 무대에서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는 임춘길의 춤과 연기력은 뮤지컬 < 피핀 >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임춘길만의 매력이다. < 페임 >, < 싱잉 인 더 레인 >에서는 불미스러운 사고로 인해 안타까운 일도 겪었지만 뮤지컬 < 피핀 >으로 인해 그의 존재성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무대이다. 영화와 TV를 통해 활동한 서재경은 오랜만에 서게 된 무대에서 그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천진난만한 모습에서 나오는 많은 의문점을 가진 피핀왕자의 역할을 잘 이끌어 가고 있다. 각각 찰스 대제를 맡고 있는 김진태씨나 유복희씨의 매력적인 극과 극을 넘나드는 연기력은 인생과 무대의 선배로 연륜이 느껴지는 무대를 느낄 수 있었다. 캐서린으로 분한 김소현은 특유의 사랑을 찾아가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뮤지컬 < 피핀 >의 마지막 결말을 짧고 굵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루이스로 분한 박준혁도 풀몬티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을 뮤지컬 < 피핀 >에서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어 그의 유머가 잘 살아나고 있다. 왕비를 맡고 있는 김선경은 이 날 공연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좀 아쉬웠으나 김명희의 파스트라다도 관개들에게 웃음을 선사해 주었다. 주연들이 많았지만 그보다 더 박수를 쳐주고 싶은 사람들은 코러스를 맡고 있는 배우들에게 있다. 밥 포시의 안무는 고도의 실력을 요하고 있으며, 기본이 되어 있지 않는 한 밥 포시 스타일의 춤을 출 수 없기 때문에 무대에서 밥 포시의 작품으로 무대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그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독특하고 새로운 구성에 탄탄한 베이스를 형성하고 있는 뮤지컬 < 피핀 >은 인생에 있어서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특별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인생에 있어서 되돌아보게 하는 내용과 내 인생에 있어서 앞으로의 갈 길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볼 수 있는 무대이다. 큰 것, 특별한 것에 현혹되는 것이 아니고 평범함이 얼마나 힘든지 행복의 지수를 어떻게 표현할지를 알려준다. 독특한 춤과 탄탄한 스토리, 재미있고 고급스러운 음악에 뮤지컬 유명 배우들까지 정말 멋진 뮤지컬이다. 밥 포시의 스타일을 경험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 될 수 있는 작품인 것이다. < 피핀 >이란 작품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뮤지컬이다. < 피핀 >을 통해 보는 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 피핀 >을 볼 수 있다면 당신에게는 대단한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 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설앤컴피니 제공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