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의 뮤지컬 [매직 카펫 라이드]
작성일200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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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열연이 돋보인
< 매직 카펫 라이드 >
< 매직 카펫 라이드 >는 ‘자우림’의 음악으로 뮤지컬 넘버가 구성이 되었다는 것이 제일 관심의 초점이었다. < 뮤지컬 맘마미아 >가 아바의 음악으로, < 뮤지컬 We Will Rock you >는 퀸의 음악으로 뮤지컬 넘버가 구성이 되어 있는 뮤지컬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이다. < 맘마미아 >나 < We will Rock you >는 탄탄한 스토리가 밑바탕이 되면서 음악 구성도 완벽하게 맞추어져 있어 일거양득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아바와 퀸의 음악을 즐길 수 있고, 뮤지컬 스토리도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셈. < 매직 카펫 라이드 >도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를 바란다.
< 매직 카펫 라이드 >는 천년 전, 공주 마르멜로와 그녀의 호위무사 이블리스가 신분의 차를 넘어서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어하던 이블리스는 모든 것을 떨쳐버리려고 마왕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아 그림자마왕이 되어버린다. 이블리스가 마왕이 되어 살고 있는 꿈의 세계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우림’으로 존재한다. 사막에 사는 마왕의 세력이 점점 커져 자줏빛 비가 내려야 할 자우림에 비가 오지 않아 점점 황폐해져 간다. 숲속의 정령들과 꿈의 요정들은 사라져 가고 사람들은 점점 악몽을 꾸게 되자 사랑이 요정 미미와 그녀의 수호정령 고양이 나비는 자우림을 찾는다.
시계초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매여 사는 시계수리공 미루는 꿈을 꾸게 되는데 이제껏 본적없는 자우림 속으로 들어간다. 미미를 처음 보고 둘은 첫눈에 사랑을 하게 된다. 마왕도 미미에게 반하게 되고,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 미미를 납치하여 새장 안에 가둔다. 마왕은 미미에게 사랑을 강요하지만 그녀는 미루만 생각한다. 결국, 분노한 마왕은 미미를 밀랍인형으로, 미루는 시계요괴로 만들어 버린다. 이를 본 수호정령 나비는 꿈의 세계의 전설이 깃든 아자리아 꽃을 미루에게 건네며 시계태엽을 감아주게 되고 미루는 미미에게 그 꽃을 전하게 된다. 미미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고 마왕은 그로 인해 괴로워한다. 마왕을 아자리아 꽃으로 찌르려 하지만 마녀가 대신 찔려 죽게 된다. 마녀는 마왕의 첫사랑이었던 마르멜로 공주였다. 그녀의 죽음을 지켜본 마왕은 자신의 가슴을 찌르고 미루와 미미는 다시 태어나게 된다.
< 매직 카펫 라이드 >는 복잡한 관계로 얽혀있다. 물론 자우림의 음악으로 극 구성을 하기 위해 극의 흐름을 그렇게 잡았다면 할 수 없지만 필요하지 않은 부분들이 간간이 보이고 연극에서 쓰이는 수많은 복선과 관계설정이 극이 진행되는 동안 복잡하게 뒤얽힌다. 극을 이해하고 보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흠으로 작용한다. 처음 걱정했던 아동극 같은 구조는 이루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간간이 보이는 억지로 웃음을 얻어내려는 모습이 몇 군데 보여서 극의 흐름을 끊고 있었다. 또한, < 매직 카펫 라이드 >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르멜로 공주와 호위무사 이블리스에서 미미와 미루, 그리고 마르멜로와 이블리스가 영혼을 팔아서 변한 마왕과 마녀. 이 구조를 완벽하게 알고서야 극을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매직 카펫 라이드 >는 환상의 세계를 표현하는 무대를 만들거나 요정과 마왕, 양, 고양이, 늑대, 꽃 등을 자유로운 시각에서 비쥬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자우림의 음악이었어?’ 라고 생각되는 곡도 몇 곡이 있었다고 한다면 극에 잘 흡수시켜 극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자우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흥겹고 재미있는 공연이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좀 더 많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 맞는 대답일지도 모른다.
미루를 맡은 최재웅은 극의 1/4을 끌고 가지만 주인공 같지 않은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노래와 연기는 일품이다. < 어쌔신 >에서 보여주었던 연기력에 더해져 더 좋은 모습으로 무대를 채운다. 그는 남경주를 닮아 있는 듯 하다. 미미의 신주연은 절묘하고 환상적인 캐스팅이 아니었나 싶다. 그럴 정도로 요정에 딱 맞춤이었고, 요정으로의 아름다움과 사랑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단호한 모습까지 무대 위에서 그녀의 당당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마왕을 맡은 최민철도 솜씨를 발휘한다.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좀 더 큰 공연장에서 그의 소리를 듣고 싶을 정도로 아까웠다. 그의 연기력 또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눈에 띄는 캐릭터는 나비의 유정은이다. 유정은은 고양이의 역할을 너무도 훌륭하게 소화해 내고 있으며 그녀는 마치 정말 고양이처럼 무대 위를 종횡무진 달렸다. 시인요정 정수한은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대사로 약방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 매직 카펫 라이드 >는 ‘자우림’의 음악이 잘 녹아 있는 뮤지컬이다. 창작으로 만들어 내어 놓은 것이기에 많은 탈바꿈을 가질 것이다. 그러길 바라고. ‘자우림’을 사랑하는 팬들이 20-30년을 지나 < 매직 카펫 라이드 >를 보게 되는 행복감을 누렸으면 좋겠다. 사랑이 있어 좋은 뮤지컬, 자우림이 있어 좋은 뮤지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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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파파프로덕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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