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 10년만의 내한공연] 2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Pictures at an Exhibition/ Tableaux d'une Exposition
Dan Poenaru, Piano)
무소르그스키의 걸작 [전람회의 그림]은 우정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무소르그스키가 속해 있는 러시아 국민음악파 5인 그룹을 끔찍이도 떠받들던 건축가이자 화가인 빅토르 하르트만이 31세라는 젊은 나이로 갑자기 사망하자 그 이듬해 하르트만의 예술을 사랑한 사람들이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미술 아카데미에서 그의 유작전을 열게 된다.
여기에는 하르트만의 스케치-건축 설계도, 그 밖의 여러가지 디자인 등 모두 4백여 점의 작품이 출품되었는데, 하르트만은 무소르그스키의 음악을 높이 평가해 주고 진심으로 격려해준 절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무소르그스키는 이 전람회에서 하르트만을 추모하는 10점을 뽑아 피아노곡으로 삼았다.
무소르그스키는 '쿠치카(억센 무리)' 란 러시아 국민음악파 5인 그룹의 한 사람으로서 러시아적 성격이 두드러지는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를 포함한 여러 관현악곡과 피아노곡들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 가장 사랑을 받는 것은 <전람회의 그림>이다.
이것은 본래 피아노곡이지만, 프랑스의 인상파 작곡가인 라벨이 그림 같은 관현악으로 편곡한 것이 더 많이 연주되고 있다.
◈프롬나드(Promenade) (1:29) - '산책' 또는 '한가롭게 걷는다' 의 뜻으로 전주나 간주의 형태를 띠고 있다.
알레그로 지우스토 Bb장조. 5/4박자와 6/4박자가 교체되는 소박한, 그러나 힘찬 주제는 러시아 민속 음악의 특색을 띠고 있다.
1.난장이(Gnomus) (2:45)
비보 Gb장조 3/4박자. 그노무스는 땅 밑바닥의 보물을 지키는 신이다. 하르트만은 호두까기 인형의 디자인에 그 모습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무소르그스키의 음악은 그 난쟁이의 괴상한 걸음걸이로 걷는 모습과 음울한 기분을 묘사하고 있다. 곡은 괴기한 동기로 개시되며 마침내 포코 메노 모소 페잔테가 되어 애처로운 그들의 감정이 묘사된다
◈ Promenade (0;45) - 모데라토 코모도 아사이 에 콘 델리카테짜. 처음보다 부드러운 표정으로 나타난다.
2. 옛성(vecchio castello) (4:23)
안단테 몰토 칸타빌레 에 콘 돌로레 g#단조 6/8박자. 중세의 환상. 옛성 앞에서 시인이 시를 읊는다. G#음의 오르겔풍크트 위에 평탄한 선율이 흐르고, 곧 이어서 감미로운 선율이 역시 단조로운 반주로 노래가 흘러 나온다.
◈ Promenade (0;27) - 모데라토 논 탄토 페잔테
3. 튀일리(Tuileries)의 정원 (1:06)
알레그로 논 트로포 카프리치오소 B장조 4/4/박자. 파리의 중심지인 튀일리 공원은 지금도 어린이들이나 그 보호자들의 놀이터이다.
음악은 거기서 놀다가 지친 어린이들의 말씨름을 묘사한다. 눈이 어지러운 주제로 시작해서 중간부에는 부드러운 선율이 나타나며, 이윽고 주제가 재현되고 끝난다.
4. 비들로(Bydlo, 우차) (3:23)
셈프레 모데라토 페잔테 g#단조 2/4박자. 폴란드어의 비들로는 '소의 집단'이란 뜻이다. 무소르그스키도 스타소프에게 '짐마차는 묘사하고 있지 않다'고 써 보내고 있지만, 당사자인 스타소프는 소가 끄는 큰 수레인 폴란드의 짐마차라고 해석하였고, 그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되고 말았다. 침착한 반주를 타고 묵직한 주제가 연주된다. 그 선율에는 북유럽이나 러시아 농민의 답답한 우울이 깃들어 있다. 곡은 점차로 힘을 가해서 솟아 오르고 또다시 음이 약해졌다가 조용하게 끝난다.
◈ Promenade (0;42) - 트랑퀼로. d단조. 부드러운 표정으로 바뀌어진다.
5.껍질 붙은 병아리의 발레(Ballet de poussins leurscoques) (1:13)
스케르찌노 비보 레지에로 F조 2/4박자. 발레 <트릴비 Trilbi>를 위한 의상 디자인을 보고 쓰게 된 매우 묘사적인 음악. 병아리 울음소리와 물결 같은 자잘한 움직임이 묘사되고, 트리오에서는 높은 음역에 트릴을 굴린다. 재차 주제가 나오고 끝난다.
6. 사무엘 골덴베르크와 시뮐레(Samuel Goldenberg et Schumuyle) (2:08)
b단조 4/4박자. 부유하고 오만한 사나이 골덴베르크와 가난하고 비굴한 시뮐레의 대화. 전자는 건방지게 말하기 시작하고, 다음에는 후자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재잘재잘 지껄이기 시작한다. 이윽고 낮은 음으로 골덴베르크의 위압적인 목소리가 들리고 시뮐레를 압도하여 버린다.
◈ Promenade (1;19) - 최초에 나타났을 때와 같은 템포
7. 리모즈(Limoges. le marche) 시장 (1:24)
비보 셈프레 스케르짠도 Eb장조 4/4박자. 리모즈는 프랑스 중부 지방의 마을이다. 마치 작은 마을의 시장에 모여든 아낙들의 재잘대는 소리를 듣는 것 같은 곡이지만, 이에 상당하는 원화(그림)는 없다고 한다. 잔물결 같은 리듬인 16분 음형이 튀어 나와 거의 쉬지 않고 대화가 이어져 나간다.
8. 카타콤브(Catacombae. Sepulchrum romanus, 로마 시대의 무덤) (1:33)
4박자. 고대 로마 시대에 크리스찬들이 매장된 무덤. 하르트만 자신이 등불에 의존하여 그 속을 조사하고 있는 그림을 소재로 했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것(그림)이 없다는 것이다. 화음의 연속으로 으시시한 기분이 감돌고 있으며, 중간쯤에 단편적인 선율이 나타난다.
◈ Con Mortuis In Lingua Mortua (2;29)
다음으로 "죽음의 말로 죽은 자에게 하는 대화"라는 제목이 붙은 부분으로 들어간다. 안단테 논 트로포, 콘 라멘토, 6/4박자로 고음역의 트레몰로를 수반하여 프롬나드 주제의 변주가 계속 연주된다.
9. 닭발 위의 오두막집(la cabane sur pattes de poule) (3:31)
브리오 펠로체 G조 2/4박자. 일명 '바바 야가의 오두막집(The Hut of Baba-Yaga)' 이라고도 한다. 기묘한 제목이지만 원화는 시계의 디자인으로 괴기한 닭발 2개가 디딤판에 서 있고, 그 발 위에 슬라브 전설 속의 요괴 할멈 바바 야가의 오두막집이 서 있다. 그 오두막집의 정면이 문자판으로 된 설계이다. 무소르그스키는 그 그림에서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는 바바 야가에게로 공상을 돌리고 있다. 곡은 내동댕이치는 듯한 날카로운 동기로 시작된다. 무엇인가가 활동하기 시작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윽고 그 힘은 지속적으로 크게 부풀어 오르고 화음의 연타로 인한 격한 주제에 달한다. 중간부는 안단테 모소, 4/4박자. p의 트레몰로를 수반하여 첫머리 주제가 저음부에서 전개된다. 이윽고 알레그로 몰토, 2/4박자가 되어서 첫 부분의 재현이 된다.
10.키에프의 성문(Le grande porte de Kiev) (5:05)
라 브레베 마에스토소 콘 그란데짜 Eb장조 4/4박자. 키에프에 건조하기로 된 시의 대문 설계도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침착한 주제로 시작되어 크게 고조를 이루면 다음에는 갑자기 조용한 코랄이 들려 온다. 다음에는 처음 주제가 재차 힘차게 나타나고 옥타브에서 오르내리는 움직임이 이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이어서 ff로 코랄이 재현된 후 점차로 부풀어 오르며 호화로운 패시지를 끝내고 첫머리의 주제가 장대하게 다루어지며, 최후에 다시 한 번 주제의 에너지를 전부 방출하는 듯한 코다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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