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작성일200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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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눈이 멀어버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미국 뉴욕 뒷골목으로 옮겨 놓은 뮤지컬이다. 번스타인의 작품으로 1757년 초연되었다. 최고 안무상 등 토니상 3개 분야에 상을 수상했고, 1961년 영화로 제작되어서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을 휩쓸었다.
브로드웨이 캐스팅으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뮤지컬 고전 중에 고전이면서 뮤지컬 공식과도 같은 뮤지컬이다. 현대작곡가 번스타인은 재즈와 라틴음악을 클래식과 조화롭게 작곡하였다. 그만큼 음악에 비중을 많이 둔 작품이고, 안무가 걸작인 작품이다. 원작에 있어 모험적인 안무가로 정평이 나 있는 제롬 로빈스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레너드 번스타인에게 작곡을 청한다. 그런 만큼 연출에 있어서도 안무의 세련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몬테규와 캐플럿 가문은 뉴욕 뒷골목의 세력 다툼을 벌이는 폴란드계 집단 제트파와 푸에르토리코계 샤크파로 바뀌었다. 갈등과 반목을 거듭할 때 토니와 마리아는 첫 눈에 반해 사랑에 빠져 든다. 운명적인 사랑에 부푼 마음을 가지지만 결말은 토니의 죽음으로 슬픔에 휩싸인다.
이번 공연에 연출 겸 안무를 맡고 있는 조이 맥닐리는 [스모키 조스 카페]를 통해 안무가로 브로드웨이에 데뷔했으며, 수많은 작품에 안무를 맡았던 안무가이다. 공간을 활용할 줄 아는 안무가가 연출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깔끔하고 정돈된 몸짓들이 눈에 띈다. 춤은 걸작이다.
이번 덕양 어울림 누리를 찾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재해석하여 구성을 달리 하였다. 원작과는 다른 것이 1막과 2막의 비중을 함께 하려는 데에 초점을 맞춘 듯 하다. 1막에서 불필요한 장면들을 2막에 배치하면서 원작에는 없었던 장면을 삽입한 것도 눈에 띈다.
원작을 접한 사람들에게는 1막에 분명히 있어야 할 장면들이 빠지게 되어서 아쉬움을 표하다가 2막에서 재배치된 부분을 접하고 새로 만들어진 장면에 빠져들게 된다. 배우들은 그림에서 튀어나온 날렵한 무용수였고, 가수였다. 그리고 배우였다. 발레부터 재즈댄스, 맘보 등 고 난이도의 춤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무대를 바라보는 눈이 시원해서 좋다. 극이 아니고 무대 위에서의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할 정도이다.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명곡들이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도날드 챈에 의해 긴박감과 주옥 같은 노래들을 들려주고 있다. ‘When You’re A Jet’으로 시작한 코러스들의 잘 짜여진 노래들을 유감없이 들려주고 있다. 여자들의 ‘America’나 각자가 생각하고 있는 오늘 밤에 대한 노래 ‘Tonight’, 아니타가 불렀던 노래였는데 환상장면이 추가 되면서 토니와 마리아 그리고 코러스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무대를 연출한다. 마치 현대무용의 무대를 보는 듯한 착각을 주는‘Somewhere, there’s a Place for Us’, 제트파의 노래 ‘Gee, Officer Krupke’도 인상적이다.
자신의 인생에 중요한 무엇인가가 오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Something’s Coming’과 마리아와 첫 눈에 반하여 마리아의 집 주변을 서성이며 마리아를 부르는 ‘Maria’도 빼놓을 수 없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백미이다. 토니와 마리아의 발코니에서의 만남. 그리고 사랑의 속삭임. ‘Tonight’은 그 둘의 사랑을 확인시키는 내용의 노래가 달콤하게 들려온다. 그리고 웨딩샵에서의 결혼식을 상상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One Hand, One Heart’도 가슴 떨리게 하는 장면이다. 토니와 결혼하기로 한 마리아가 한껏 부풀어 부르는 ‘I Feel Pretty’도 재미있게 그려지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에는 토니 역에 조시 영, 마리아는 커스틴 로시가 맡았다. 미국 선댄스 프로덕션과 독일 BB프로모션이 공동 제작했으며, 30인조 오케스트라와 35명의 배우가 혼연일체가 되어 아름답고 가슴 저미는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선사한다. 후에 볼 수 없었다는 변명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훌륭한 공연이었다.
Musical [West Side Story] 中 ‘One Hand, One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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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덕양어울림누리 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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