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주앙] 프랑스 뮤지컬의 진미를 맛본다

프랑스 오리지널 캐스트 내한 뮤지컬 [돈주앙]이 국내 관객에 첫 선을 보였다. [노트르 담 드 파리]의 대성공과 대형 뮤지컬 [십계]에 이어 올해에만 세번째로 선보이는 프랑스 대형 뮤지컬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프랑스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커진 국내의 상황을 반영하듯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돈주앙]은 사랑이라고는 모르는 바람둥이 돈주앙이 자신의 의해 죽음을 당한 한 기사에게 ‘사랑에 빠지는 저주’를 받고 비극적인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 여자를 오직 쾌락과 정복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약혼녀인 엘비라까지 버렸던 그가 진정한 사랑에 빠져 정열과 질투를 느끼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1부는 돈주앙이 얼마나 ‘나쁜 남자’였는지는 보여주는데 주력한다(그래서 돈주앙과 사랑에 빠지는 마리아는 1부 마지막이 돼야 등장한다). 수녀를 꿈꾸던 처녀 엘비라를 유혹해 약혼을 했지만 금새 그녀를 버리는 가 하면, 하룻밤 정열 뒤 차갑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그에게 있어 시련은 사랑에 빠지고부터 일어난다. 사랑을 알게 되자 한 없는 기쁨도 느끼지만, 질투라는 독과 죄책감도 동시에 알게 되기 때문이다. 기사의 저주가 왜 ‘사랑’이었는지가 이해된다. [돈주앙]은 스페인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인 만큼 정열적인 플라맹코와 스페인 바에서의 집시풍 악단의 연주와 노래, 결투 장면 등이 인상적으로 묘사된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프랑스 뮤지컬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다. 특히 노래와 안무의 분리가 뚜렷한 프랑스 뮤지컬답게 7명의 가수와 20여명의 플라맹코 무용수들이 펼치는 무대는 그 가창력과 몸놀림만으로도 화려한 무대를 만들어낸다. 이 작품의 백미는 노래와 플라맹코 군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배우들의 가창력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생생히 귀에 아른거릴 만큼 인상적인데 대사 없이 노래로만 극을 끌어가 모두 35곡의 노래가 소개된다. 캐나다에서는 공연 시작 전 아름다운 멜로디와 가사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넘버 중 돈주앙과 마리아가 사랑에 빠져 부르는 노래 대표곡인 ‘샹제(Changer)’는 부드럽고 쉬운 멜로디와 배우들의 가창력으로 무대가 끝나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 곡이다. 이외에도 돈주앙의 대표곡 ‘쾌락(Du plaisir)’과 엘비라와 마리아의 노래 ‘둘이 한 남자를 사랑할 때(deux A Aimer)’ 등 샹송풍의 멜로디와 프랑스 특유의 비음섞인 가창력으로 폭발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플라맹코 무용수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군무도 빠질 수 없는 즐거움. 움직이는 원형무대 위에서의 화려한 스페인 의상, 경괘한 발구름 동작과 소리가 극에 활력을 넣어준다. 프랑스 특유의 감미로운 노래와 배우들의 폭발적인 가창력, 화려한 플라맹코 군무. 이런 요소들만으로도 [돈주앙]은 눈이 즐겁고 귀가 황홀한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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