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지마…!!’ 대학로 심야공포연극 2편

연극의 메카 대학로에서 한창 심야 공포연극이 올라가고 있다. 한편은 4개의 옴니버스로 이뤄진 [죽이는 이야기], 다른 하나는 정통심리공포극 [오래된 아이]다. 바야흐로 심야공포극의 계절이 돌아 온 것이다. 밤에도 더위라는 불청객이 물러나지 않아 불쾌지수만 늘어나는 이때 공포물은 한동안 후덥지근한 날씨를 잊게 만들어 주는 특효약. 게다가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으니 심야공포연극의 매력은 한층 강해졌다고 할 수 있다. 밤 10시가 넘어야 문이 열리는 무서운 세계로 용기를 가지고 들어가보자. 무섭고 떨리지만 그래도 보고 싶은 게 공포물의 맛 아닌가.

오래된 아이
기간 : 7월 11일~ 9월 1일
장소 : 아트홀 스타시티





시놉시스
한 마을의 축제 전야제날. 맹인엄마와 목사를 부모로 둔 여자아이 ‘인우’가 실종된다. 그 후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인우라고 자칭하는 청년이 찾아온다. 사라진 아이는 계집아이였는데 청년이 찾아온 것에 대해 엄마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경계심을 드러낸다. 이 청년은 15년 전 축제 전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하고 마을 주민들의 비밀이 점점 드러난다. 그리고 밝혀지는 잔혹한 진실과 충격적 결말...

절제된 귀신, 강해진 심리공포스릴러
정통 공포드라마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반가울 연극이다. 실종된 아이가 15년 만에 살아 돌아와 충격적인 결말로 치달으면서 더해지는 긴장감이 만만치 않은 작품. 주인공 청년과 맹인 엄마,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채업자, 동네유지 등 마을사람들의 캐릭터가 살아 있는 것도 이 작품의 매력이다.
공포물의 전유물인 귀신의 등장과 음산한 음향효과, 암전 등도 빠지지 않는다. 절제된 듯한 귀신의 등장에 서운한 관객도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한 번의 등장에는 파워가 있다. 특히 귀신의 등장에는 마을의 비밀과 깊게 연관이 되어있는 탓에 드라마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진다. 왜 여자아이의 실종에 남자가 찾아와서 자신이 15년전 실종된 아이라고 주장할까? 그리고 그 가족을 둘러싼 잔혹한 비밀은 무엇일까? 참혹한 진실이 무섭게 드러나는 현장이 궁금하다면 조심스럽게 찾아가보자.

죽이는 이야기
기간 : 6월 29일~ 8월 31일
장소 : 대학로 창조 콘서트홀




시놉시스
4가지 괴담으로 이뤄진 옴니버스 공포연극. 시신 닦기 아르바이트생들이 겪는 공포, 아이를 잃은 엄마의 절규와 소름끼치는 아이 찾기, 한 스토커의 끔찍한 집착, 인육을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시각 청각 촉각을 자극하는 공포
도시괴담 중 시신 닦기 아르바이트는 ‘내 다리 내놔’ 괴담과 함께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괴담일 것이다. 이젠 식상한 주제 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직접 내 눈 앞에서 펼쳐지는 장면을 보는 건 또 남다르다. 섬뜩한 귀신이 언제 어디서 내 주위에서 출몰할 지 모르니 앉아 있는 공연 내내 가슴을 졸이게 된다.
[죽이는 이야기]는 잔혹하고 무서운 괴담들 4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내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특히 쇳소리, 아기 울음소리 등 청각적인 자극과 서늘한 조명과 피 등 시각적 자극이 강해 서늘한 80분을 보낼 수 있다. 특히 두번째 에피소드에서는 귀신으로 분한 배우가 관객 사이를 돌아다녀 심장 약한 관객들은 크게 놀라기도. 여기에 블랙코미디 성격의 에피소드도 섞여 있어 강약을 조절했다. 스토리보다는 공포스러운 연출에 공을 쏟아, 이 부분에 약한(?) 관객들이 특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글: 송지혜(song@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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