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 화려함과 심플함을 갖춘 프랑스 내한 뮤지컬
프랑스 오리지널팀 내한 뮤지컬 [레딕스 십계]가 다시 우리나라를 찾았다. 다시 한국을 찾은 이 작품은 역시나 웅장한 스케일과 화려한 군무, 가창력으로 연말에 이어 2008년에 들어서서도 한국 관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내용은 잘 알려져 있듯 기원전 13세기, 이집트 왕자로 자란 모세가 자신이 히브리인임을 알게 되면서 히브리인들을 이끌고 약속된 땅 가나안으로 간다는 스토리. 하지만 이 작품은 스토리텔링에 충실하진 않다. 오히려 스토리 진행은 성기고 듬성 듬성할 정도라 할 수 있다. [레딕스 십계]가 승부를 건 씬마다 연출되는 배우들의 지극히 프랑스적인 노래와 가창력, 아름다운 의상, 화려한 군무, 그리고 고대 이집트의 권력을 나타내는 대형 석상과 무대장치 등일 것이다.
환상적인, 지극히 프랑스적인 가창력
특히 배우들의 가창력은 부러운 요소 중 하나다. 프랑스 뮤지컬 특징 중 하나는 가수와 무용수의 분리.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주요 배역들은 모두 가수 출신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모세 역 세르지오 모스케토는 록밴드 ‘레드뱅크’의 유명 가수고 람세스 역의 아메드 무이시는 역시 밴드 ‘Pow Wow’를 로 2천5백만 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린 프랑스 국민가수다. 여성 중에서 샹송을 연상시키는 감미로운 목소리의 안느 바린(모세의 생모 ‘요시벨’)과 파워풀한 가창력을 선보인 아니사 스틸리(모세의 누나 ‘미리암’)는 단연 돋보인다. 특히 아니사 스틸리가 부른 C’est ma volont’e(나의 의지) Libre(자유)는 공연장을 나와서도 귓전에 맴돈다.
무용수들의 군무도 단연 주목을 끈다. 하나 같이 건장한 남성 배우들과 늘씬한 여성 배우들의 유연하고 파워풀 한 몸짓은 화려한 쇼를 보는 듯해 눈을 즐겁게 한다. 고대의 웅장함이 있지만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 브로드웨이 무대와는 달리 원 컬러로 심플하게 디자인을 한 무대도 주목할만 하다.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거대한 무대 양쪽에서 동시에 극이 진행 되는 경우가 많아 무대 중앙을 보는데 익숙한 관객은 중요한 장면을 놓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무대가 꽉 차는 느낌은 강점이나 스토리텔링을 중요시 하는 관객에게는 마이너스 요소일 것. 또한 끈끈한 우정을 가진 람세스와 모세의 갈등이 드라마틱하게 묘사되지 않아 1막이 느슨하게 느껴지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 공연의 초연을 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모여 최상의 컨디션으로 한국 관객 앞에 선 것이다. 특히 초연 때의 야외 공연장을 벗어나 실내 공연장에서 즐기기 때문에 관객들의 집중도가 훨씬 높아진 점이 눈에 띈다. [레딕스 십계] 프랑스 3대 뮤지컬로 꼽히는 만큼, 관객이 ‘프랑스 뮤지컬에 기대한 만큼’의 만족도를 선사하고 있다.
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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