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에어> 라디오 생방송 한번 엿볼까?

창작 뮤지컬 <온에어>가 지난 3월 초연 이후 두 번째 시즌으로 다시 관객 앞에 섰다. 아이돌 가수, 심야 라디오 생방송이라는 낯익지만 흥미로운 소재로 지루하지 않은 두 시간에 관객들 호응은 높다.

이야기는 실제 방송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내용. 한 때 잘 나가던 아이돌 출신의 가수 알렉스가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잘 나가던 그였지만 군입대 이후 대중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궁여지책으로 인기 없는 심야라디오 DJ를 택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직 스타라는 자부심이 강한 DJ와 까칠한 PD와의 대립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일 것. 이 작품은 이들이 서로 이해해가며 생기는 에피소드와 신나는 음악, 코미디를 이어 가며 쏠쏠한 재미를 준다.

줄거리나 갈등관계보단 공개방송을 보는 듯한 재미가 이 작품의 관람포인트다. DJ가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소개하자, 눈 앞에서 비를 흉내 낸 퍼포먼스가 펼쳐진다면 웃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인지 DJ와 PD의 충돌이나, 나머지 진지한 사건들은 1시즌 때 보다 훨씬 줄어든 느낌이다.
대신 공개방송을 보듯, 실제 관객들의 사연과 문자를 소개하거나 관객을 무대로 초대해 코믹상황을 연출하는 장면이 그 틈을 메운다. 라디오 방송의 ‘보이는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것도 눈을 즐겁게 하는 요소. 이와 같은 요소는 라디오 방송이라는 컨셉트에 어울려 분위기를 한층 업시켜준다.

알렉스 역을 맡은 배우들의 개인 인기도 객석을 채우는 요소가 되고 있다. 국내 대표 아이돌 스타였던 클릭비의 오종혁과 드라마 커피프린스로 떠오른 김동욱, 뮤지컬 신예 장서원은 각기 다른 개성으로 여성관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클릭비의 멤버였던 오종혁이 기대보다 좋은 가창력과 아쉽지만 그래도 괜찮다 할만한 연기력으로 그의 팬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여기에 가수 자두와 개그우면 김다래가 라디오 작가 역할로 참여해 귀여운 양념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 한 때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이었던, 하지만 지금은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가수의 고민이나 방황을 볼 겨를은 없다. 또 라디오 방송의 생생한 뒷모습이나 긴박감 또한 찾을 수 없다. 대신 90년대 이후 히트곡들의 퍼레이드와 코믹한 방송실 풍경, 주인공들의 살짝 피어나는 로맨스가 무대를 채우고 있다.
신나는 퍼포먼스 속에서 알렉스와 PD와의 사랑 확인으로 마무리 되는 마무리가 좀 뜬금없다고  느껴지지만 꽃미남 배우의 달콤한 고백을 듣고 있노라면 그런 의구심은 날아가 버리지 않을까.

쏟아져 나오는 창작뮤지컬 속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온에어>. 신나는 퍼포먼스와 코미디 덕분인지, 알렉스 역할을 맡은 배우 덕분인지 객석은 뜨거운 호응을 보내고 있다. 잘 나가는 창작뮤지컬 하나 하나가 아쉬운 요즘 반가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글: 송지혜 기자(인터파크INT song@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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