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는 괴로워> 뚱녀에서 미녀로의 즐거운 변신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가 연일 객석을 가득 채우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600만 명 이상을 동원한 동명영화에 대한 관심도 반영됐지만 바다, 송창의 등의 스타 캐스트와 연말과 잘 어울리는 신나는 무대가 관객의 발걸음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여주인공 강한별의 콘서트 무대. 영화 속에서 맛배기로만 보여졌던 강한별의 콘서트 장면은 뮤지컬에서 제대로, 흥겹게 살려낸다. 특히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마리아’는 객석에 들썩이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여주인공을 위한, 여주인공에 의한 작품임을 다시 한번 확인케 한다.

뮤지컬은 원작의 줄거리를 대부분 따라간다. 노래 실력은 뛰어나지만 뚱뚱한 외모 때문에 미모의 가수를 대신해 노래를 부르는 강한별이 성형수술을 통해 미녀로 변하며 가수로 성공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흐름은 ‘뮤지컬판 미녀는 괴로워’만의 매력을 감소시켰다. 몇몇 하이라이트를 제외하면 톡톡튀는 재기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 많지 않고 영화를 좇아 가다 보니 오히려 무대 전환이 산만하단 아쉬움을 추가시켰을 뿐이다. 귀에 쏙 들어오는 넘버가 없는 것도 아쉽다. ’한 번 뿐인 인생’을 제외하면 ‘마리아’ ‘별' ‘너무 환한 빛 속의 그대’ 등 주목할 넘버는 대부분 이미 낯익은 노래들이다.

공연 전부터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는 뚱녀에서 미녀로 거듭나는 주인공 강한별을 어떻게 표현하는 지에도 관심이 모아졌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극 중 여주인공의 거구 분장은 영화처럼 충분히 맛을 살리며 초반 눈길을 끄는데 성공하지만, 극적인 변신 과정은 무대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싱겁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뚱뚱했던 여주인공이 짧은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등장하면, 그 극적인 변화에 환호하지 않을 수 없다. 곧이어 이어지는 마리아의 열창은 산재한 아쉬움을 날려 줄만한 강한 ‘한 방’ 이다.

강한별 역을 맡은 바다와 윤공주는 김아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캐릭터를 살려낸다. 특히 이제 뮤지컬 배우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바다는 가수 출신의 강점을 십분 발휘해 무대를 휘어 잡는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오랜만에 뮤지컬에 출연하는 송창의의 매력이 충분히 드러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대신 의학박사로 분한 김성기의 맛깔난 코믹 연기는 감초처럼 객석에 웃음을 선사한다.

관객은 공연장을 찾을 때 최소한 한 장면은 기대감을 품는다.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는 콘서트 장면일 것. 그리고 이에 대해서 만족감을 주고 있으니, 연말 가볍고 신나게 즐길 뮤지컬로는 안성맞춤일 것이다. 물론 ‘미녀는 사실, 전혀 괴롭지 않다’라는 사실을 확인하며 나와야 하지만 말이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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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6

  • A** 2008.12.22

    바다씨.. 정말 이제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 거듭난 모습 보기 좋았습니다~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는 확실히 잘 빠진 오락성 뮤지컬입니다. 앞으로 마지막까지 사고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빌겠습니다.. 마리아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

  • A** 2008.12.18

    그동안 바다누님의 뮤지컬 네편을 다 봤습니다. 뮤지컬 무대에서는 '가수 바다'가 아니라 '뮤지컬 배우 최성희'였습니다.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열정적이고.. 티켓파워까지 있으니 굿~!!!

  • A** 2008.12.17

    저도 바다공연 봤습니다~ 바다씨 노래, 연기 모두 완벽!!! 대사 전달력도 좋고, 특히 관객들을 무대로 집중하게 하는 흡입력이 대단하더라구요. '마리아' 무대 역시 좋았구요~ 바다 공연 또 보러갈 생각... 송창의씨도 멋지고요. 두분을 보고있노라면 눈이 호강~ 귀도 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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