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뮤지컬 오리지널 캐스트 콘서트> 고스란히 살아 있는 그 느낌과 정서
작성일2009.09.30
조회수15,821
이미 감동할 준비는 되어 있었다. 올해 <돈 주앙>과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을 통해 더욱 우리들에게 친숙해졌지만, 아직 굳건한 마니아 층이 존재하는 프랑스 뮤지컬 아니던가. 게다가 수록된 음반이 판매 및 인기 차트에서 수 주간 1위를 하는 등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뮤지컬 넘버들을 총망라해서 들을 수 있는 무대라니, 어찌 아니 매력적인가.
<프랑스 뮤지컬 오리지널 캐스트 콘서트>는 라이선스 공연에서 만나지 못했던, 충분히 살아있는 언어의 느낌과 본토의 정서를 충족시켜 준 무대였다. 지난 주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간 열린 이번 콘서트에서는 과거 국내 무대에 섰던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 <십계>, <노트르담 드 파리>, <태양왕>의 주요 넘버를이 한 자리에 섰다. 2007년에 이어 이번이 그 두 번째.
2005년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 공연에서 그랭구아르 역을 했던 리샤르 샤레스트를 비롯, 콰지모도의 매트 로랑, 클로팽의 로디 줄리엔느, 에스메랄다의 나디아, 그리고 <돈 주앙>의 장 프랑수아 브로, <십계> 모세 역의 세르지오 모스케토, 람세스의 아메드 무이시, 비티아 역의 리디아 말지에리까지 작품에 출연했던 총 8명의 배우들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야릇한 긴장감으로 고조된 오프닝 무대를 연 것은 <돈 주앙>. 섹시하며 관능적인 표정과 몸짓, 그리고 실제 공연에서 추는 플라맹코를 추며 ‘Du Plaisir’를 열창한 돈 주앙 역의 장 프랑수아 브로는 공연장의 온도를 순식간에 끓는점에까지 올려 놓았다. 무대에서 내려와 관객의 손을 잡고 춤을 출 때 객석은 유쾌하게 술렁였다.
돈 주앙이 정열로 무대를 휩쓴 후 <십계>의 모세와 람세스가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겨뤘다. 특히 모세 역의 세르지오 모스케토는 놀라운 가창력으로 공연 내내 열광적인 환호를 이끌어 냈는데, 막힘 없이 시원하고 에너지 가득한 목소리란 이런 것을 뜻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가장 많은 넘버들을 선보인 건 이 작품의 팬들이 많은 국내 사정을 고려한 것이겠다. 콰지모도 매트 로랑이 ‘Danse Mon Esmeralda’를 부를 땐 자연스럽게 꼽추의 등처럼 그의 어깨가 굽어졌다. 집시들이 몰려나와 부르는 거대한 노래, ‘Condamnes’ 등에서는 전 출연진들이 함께 해 앙상블을 종종 이루기도 했다.
역시나 콘서트의 끝 곡은 ‘Le Temps Des Cathedrales’. 그랭구와르 리샤르 샤레스트가 중앙에 서서 솔로를 시작하면 대성당들의 시대가 다시 열리는 것이다. 객석 앞으로 몰려 나가는 커튼콜은 이번 무대에서도 백미. 앵콜곡으로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를 그럴 듯하게 정확한 한국어로 준비한 이들의 열성은 또 다른 감동이 되었고, 마이클 잭슨의 ‘We are the world’와 며칠 전에 한국 공연을 위해서 완성했다며 월드 프리미어 무대라고 웃으며 강조했던 ‘All we need’ 등 앵콜 무대까지 성의를 놓지 않은 모습이었다.
음향은 너무 크거나 불안했고, 특별한 퍼포먼스를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오로지 노래로만 구성된 단편적인 프로그램에 조금 아쉬움이 남겠다. 하지만 노래로서는 흠뻑 충족된 무대. 배우들이 저마다 “다시 오게 될 줄 몰랐다”며 감격의 한 마디를 잊지 않았는데, 이번 콘서트를 마친 지금 그들은 아마도 다음 번 공연을 예상하고 있지는 않을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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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뮤지컬 오리지널 캐스트 콘서트>는 라이선스 공연에서 만나지 못했던, 충분히 살아있는 언어의 느낌과 본토의 정서를 충족시켜 준 무대였다. 지난 주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간 열린 이번 콘서트에서는 과거 국내 무대에 섰던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 <십계>, <노트르담 드 파리>, <태양왕>의 주요 넘버를이 한 자리에 섰다. 2007년에 이어 이번이 그 두 번째.
2005년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 공연에서 그랭구아르 역을 했던 리샤르 샤레스트를 비롯, 콰지모도의 매트 로랑, 클로팽의 로디 줄리엔느, 에스메랄다의 나디아, 그리고 <돈 주앙>의 장 프랑수아 브로, <십계> 모세 역의 세르지오 모스케토, 람세스의 아메드 무이시, 비티아 역의 리디아 말지에리까지 작품에 출연했던 총 8명의 배우들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야릇한 긴장감으로 고조된 오프닝 무대를 연 것은 <돈 주앙>. 섹시하며 관능적인 표정과 몸짓, 그리고 실제 공연에서 추는 플라맹코를 추며 ‘Du Plaisir’를 열창한 돈 주앙 역의 장 프랑수아 브로는 공연장의 온도를 순식간에 끓는점에까지 올려 놓았다. 무대에서 내려와 관객의 손을 잡고 춤을 출 때 객석은 유쾌하게 술렁였다.
돈 주앙이 정열로 무대를 휩쓴 후 <십계>의 모세와 람세스가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겨뤘다. 특히 모세 역의 세르지오 모스케토는 놀라운 가창력으로 공연 내내 열광적인 환호를 이끌어 냈는데, 막힘 없이 시원하고 에너지 가득한 목소리란 이런 것을 뜻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가장 많은 넘버들을 선보인 건 이 작품의 팬들이 많은 국내 사정을 고려한 것이겠다. 콰지모도 매트 로랑이 ‘Danse Mon Esmeralda’를 부를 땐 자연스럽게 꼽추의 등처럼 그의 어깨가 굽어졌다. 집시들이 몰려나와 부르는 거대한 노래, ‘Condamnes’ 등에서는 전 출연진들이 함께 해 앙상블을 종종 이루기도 했다.
역시나 콘서트의 끝 곡은 ‘Le Temps Des Cathedrales’. 그랭구와르 리샤르 샤레스트가 중앙에 서서 솔로를 시작하면 대성당들의 시대가 다시 열리는 것이다. 객석 앞으로 몰려 나가는 커튼콜은 이번 무대에서도 백미. 앵콜곡으로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를 그럴 듯하게 정확한 한국어로 준비한 이들의 열성은 또 다른 감동이 되었고, 마이클 잭슨의 ‘We are the world’와 며칠 전에 한국 공연을 위해서 완성했다며 월드 프리미어 무대라고 웃으며 강조했던 ‘All we need’ 등 앵콜 무대까지 성의를 놓지 않은 모습이었다.
음향은 너무 크거나 불안했고, 특별한 퍼포먼스를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오로지 노래로만 구성된 단편적인 프로그램에 조금 아쉬움이 남겠다. 하지만 노래로서는 흠뻑 충족된 무대. 배우들이 저마다 “다시 오게 될 줄 몰랐다”며 감격의 한 마디를 잊지 않았는데, 이번 콘서트를 마친 지금 그들은 아마도 다음 번 공연을 예상하고 있지는 않을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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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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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님 2009.10.05
놓쳐서 참 안타까운 공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