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신 콘서트> 웅장함 속의 감미로움 “넌 어느 별에서 왔니?”

모든 것을 보여줬다. 관객들은 그 모든 것을 아낌없이 즐겼다. 화려한 무대장치, 웅장한 사운드가 온전히 빛날 수 있었던 이유는 대형 무대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관객들을 배려한 섬세한 연출과 발라드 가수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낸 박효신의 열정 때문이었다.

노래하는 왕자의 귀환을 암시하듯, 미러볼 속에서 깜짝 등장을 한 박효신은 “2년 6개월 만의 기다림이었다”는 말과 함께 6집 수록곡 ‘선물’, ‘이상하다’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담백해진 창법으로 돌아온 박효신은 ‘바보’, ‘동경’을 통해 데뷔 이후 10년 동안의 희로애락을 들려주기도 했다.

박효신의 절친군단 린, 거미가 함께한 유쾌한 무대와 김범수가 함께한 ‘친구라는 건’이 무대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달궜다. T자 무대를 중심으로 세련된 구도로 배치된 영상의 핵심은 10년의 시간을 견뎌낸 남자 박효신의 비상이었다. 피아노 옆에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있던 꼬마가 날개를 다는 순간, “다시 이렇게 노래합니다, 앞으로 계속 노래하겠습니다”라는 한 가수의 고백이 1만 5천 여명 관객들 속으로 날아들었다.

2부 무대는 ‘아낌없이 주련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쇼’에서 투입할 수 있는 모든 물량, 아이디어가 집중된 ‘쇼 콘서트’ 자체였다. 발라드 가수 박효신의 공연에서 만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비보잉 배틀, 란제리 패션쇼를 비롯한 화려한 쇼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데자뷰(De Ja Vu)’, ‘It’s gonna Be Rolling’에 맞춰 선보인 박효신의 파격적인 의상과 댄스에 관객들의 환호성이 쉴새 없이 터졌다.

펜싱경기장을 가득 채운 밴드사운드에 ‘샤이닝 스타’와 함께 등장한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웅장함의 화룡정점을 찍었다. 6집 타이틀곡 ‘사랑한 후에’ 이후에 ‘눈의 꽃’으로 이어진 앵콜 무대에서의 박효신은 객석을 무대로 몰아치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박효신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발라드 가수의 변신, 그 이상이었다. 2년 6개월의 공백기간 동안 ‘정말 노래가 하고 싶었다’는 그가 그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준비하고, 보여주고 싶었는지가 수줍은 고백처럼 마음으로 와 닿았다. 박효신이 준비한 선물은 만족스러웠다. 수 십 가지의 선물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감성을 건드려주는 박효신의 호소력 짙은 음색, 박효신의 노래 자체였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제공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