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 내한공연> 살아있는 ‘뮤즈’

2010년 새해, 잇달아 예정되어 있는 ‘록밴드 내한공연’의 포문을 연 뮤즈의 내한공연이 지난 7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세계적인 록 밴드’의 수준을 보여준 뮤즈의 내한공연은 킬러스, 그린데이 무대에 힘을 실어주면서, 앞으로 펼쳐진 내한공연이 ‘뮤즈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겨줬다는 의미를 담아낸 알찬 1시간 40분의 무대였다.

공연은 다섯 번째 정규앨범에 수록된 ‘UPRISING’으로 시작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후렴구에 곁들여진 관객들의 떼창으로 완성된 무대는, 영화 ‘트와일라잇’에 삽입된 ‘SUPERMASSIVE BLACKHOLE’ 때에는 관객들이 전곡을 따라 부르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리더 매튜 벨라미의 퍼포먼스는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완벽했다. 그의 매력은 ‘UNITED STATE OF EURASIA’에서 절정을 달렸다. 기타를 벗고 피아노로 자리를 옮긴 그는, 삽입곡 ‘NOCTURNE’를 연주하며 뮤즈 특유의 서정적인 매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일만 명 객석이 찬 체조경기장이 오로지 그의 ‘피아노 선율’로만 채워졌다. 떼창, 환호로 뮤즈의 에너지에 화답했던 객석에서도 이 순간에는 침묵이 흘렀다. 최고의 퍼포먼스에, 관객들은 최고의 매너로 화답했다. 드럼 도미닉 하워드와 베이스 크리스 볼첸홈의 단독연주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였다.

‘RESISTANCE’, 뮤즈 공연 관람시 필수 에티켓으로 챙겨가야 하는 ‘1-2-1-3’ 박수 센스로 무대와 객석이 호흡하는 ‘STARLIGHT’, CF 음악에 사용된 ‘TIME IS RUNNING OUT’으로 이어진 무대는 ‘STOCKHOLM SYNDROME’로 마무리됐다. 앵콜로 이어진 ‘PLUG IN BABY’ 때에도 첫 소절부터 시작된 관객들의 떼창이 감동의 강도를 더했다.

오프닝밴드도, 이렇다 할 멘트도 없던 뮤즈의 내한공연은 그 자체로 충분했다. 온전히 ‘라이브’로 채워진 레퍼토리 속에 ‘실력으로 말한다’는 뮤즈의 열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정신이 살아있는 이런 공연 이라면, 말이 없어도 괜찮다.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관객들의 실력이 있기 때문에.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옐로우 나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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