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펠리아> 발레가 어렵다고요?

사람 사이에도 괜히 어색한 사람이 있듯 공연 중에도 유독 ‘내겐 너무 먼 당신’이 있다. 그 중 첫 머리를 차지할 이름 중 ‘발레’가 끼어있다는 건 발레 입장에선 억울할 노릇이다. 말만 없다 뿐이지, 이처럼 화려하고 본능적이며 고도의 훈련으로 만들어 내는 신체와 아름다운 음악의 향유가 또 어디 있단 말인가. 한 가지 약점이라면, 고고하고 콧대 높아 보이는 이미지. 그런데 이 또한 알고 보면 우리가 지레 선을 긋고 외면한 것일 수 있다.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는 이 콧대 높아 보이는 발레의 이미지를 친근하고 재미있게 바꾸기 위해 시도됐다. 1997년 처음 시작해 김주원, 장운규 등 국립발레단 스타 무용수들이 직접 해설을 하며 무심코 지나쳤던, 혹은 몰랐던 발레의 재미를 짚어주며 인기를 얻었다.

2010년 ‘해설이 있는 발레’ 15주년을 맞아 국립발레단은 그간 갈라 형식의 공연에서 벗어나 <코펠리아>로 전막 해설 발레를 시도했다. 해설자는 지난해 <왕자호동> <차이코프스키: 삶과죽음의 미스터리> 등에서 활약한 발레리노 이동훈. 무대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던 발레리노가 친근하게 미소 지으며 작품의 스토리와 간단한 마임을 직접 선보이니 발레 무대가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코펠리아>는 19세기 희극 발레의 대표작이다. 과학자 콜펠리우스가 만든 코펠리아라는 인형을 마을 사람들이 살아있는 사람으로 착각하면서 좌충우돌 벌어지는 사건을 코믹하게 펼쳐진다. 무용수들은 서로 다투다 엉덩방아를 찢는가 하면 게다리 춤을 연상케 하는 장난스러운 춤 등 과장된 몸짓과 표정으로 객석에 웃음을 유발한다. 한껏 가볍게 나가다가도 고난이도 클래식 안무도 선보여 감탄을 자아내기도.  이처럼 안무가 제임스 전은고전 클래식인 <코펠리아>를 컴팩스한 클래식 버전으로 재안무해 뉴클래식을 선보였다. 가족 발레임을 감안해 원해 2시간이 넘는 공연을 1시간으로 줄여 아이들을 배려했다.

국립발레단의 차세대 무용수들이 대거 등장하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 해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잘레콩쿠르에서 은상을 차지한 김리회를 비롯 박슬기, 송정빈, 신승원 등 젊은 무용수들의 재기 있는 연기도 주목할 만 하다.

<코펠리아>는 4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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