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오기 전에

“가족은 ‘나’라는 존재 그 자체다. 그들을 떠나서 나는 존재할 수 없고, 나를 떠나선 그들도 존재할 수 없다.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통해 그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음 좋겠다.”
작가, 노희경

드라마 원작자인 작가 노희경의 메시지는 연극에서도 통했다.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해온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은 객석에 앉은 남편, 아들, 딸들을 울렸다. 이 뻔한 이야기는 가족을 아우르며 “가족이 볼만한 공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연극열전 3’의 다섯 번째 작품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세 가지 흥행코드를 안고 있다. <친정엄마와 2박 3일>속의 엄마와 딸(아들)의 관계, <민들레 바람 되어>에 담긴 남편과 아내 사이의 애틋한 관계까지. 여기에 노희경 작가, ‘다모’,’베토벤 바이러스’의 이재규 감독 연출이라는 신선함까지 안고 있는 작품이다.

의사이면서도 아내의 병을 몰랐던 무심한 남편, 치매에 걸려 하루 종일 며느리를 괴롭히는 시어머니, 눈도 한 번 제대로 마주치지 않는 무뚝뚝한 아들과 딸. 일상에서 비극의 드라마로 넘어가는 단계는 가파르다.

엄마가 ‘자궁암’인 것을 알게 된 이후 생기는 가족의 변화에 관객들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내 가족의 죽음, 부재를 떠올리며 함께 눈물을 훔친다. 자칫 슬픈 연극에서 빠지기 쉬운 지지부진한 단계를 뛰어넘은 빠른 전개는 이 작품의 또 다른 강점이다.

브라운관을 통해 안정된 연기를 선보여온 정애리, 최정우의 열연과 관객들의 웃음을 잡은 박철민의 감초연기도 놓칠 수 없다. 하지만 잦은 암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듯 멈추며 전환되는 설정은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볼 부분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객석에서는 두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훔치는 모녀의 모습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가족의 소중함, 이 진부함에 자꾸 눈물이 난다. 평평한 일상에서 쉽게 놓치고 마는. 가족의 소중함을 꽉 잡아보자.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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