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의 힘

“사실은 그 난쟁이가 백설공주를 사랑했었대” 통속적인 이야기 뒤에 숨겨진, 알고 보니 그랬다더라는 이야기. 아는 사람만 아는 비화는 사람들의 눈길을 잡는다. 방자와 사랑에 빠진 춘향이 이야기처럼. 동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옛날 옛날, 옛날보다 더 옛날의 이야기다. “일곱 난쟁이 중 한 명이 백설공주를 사랑했었다”는 숨은 이야기(그저, 누군가의 상상력일 수 있는)는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로 태어났다. 일곱 명의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극중극 형식으로 선보이는 이 공연은 누군가를 짝사랑하던 때, 백설공주를 지독히도 짝사랑한 난장이 반달이의 이야기를 극화하고 싶었다는 연출가의 의지로 시작한 작품이다. 2001년, 어린이극으로 시작한 이 공연은 지금은 연령과 성별을 뛰어넘어 모녀, 부부, 연인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대한민국 대표 스테디셀러 연극으로 자리잡았다. 2009년 4월부터, 호흡을 맞춰온 최미령(반달이), 백설공주(장예원), 꽃이슬(강인영), 산만해(류단), 물소리(홍인아), 길님이(이다연), 산들마음(김지선)등 일곱 명 배우들의 호흡이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이다. 해설과, 극 중 연극을 오가는 배우들은 쉼 없이 움직인다. 바다가 되고, 산이 되고, 때론 하늘이 되는 배우들은 90분 내내 소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친밀한 소통방식으로 다채로운 변화를 보여준다. 잔잔한 분위기와 말 못 하는 반달이의 마음을 표현하는 몸짓, 음악도 극의 서정성을 표현하는데 큰 몫을 해낸다. 연출의 꼼꼼함이 느껴지는 장면전환, 매 장면들의 소품들은 9년 이상 공연된 연극의 내공을 보여준다. 마지막, 만개한 안개꽃 장면에서 연출의 아이디어는 빛을 발한다. 아이들은 동화의 따스한 이야기에, 현실을 담은 동화 속 이야기에 어른들은 눈물과 웃음을 머금는다. 따뜻한 기운을 양손에 꼭 잡은 기운. 날고, 뛰는 대형공연 속에도 소극장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가 사랑받는 이유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서울공연은 오는 7월 25일까지 신도림 프라임아트홀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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