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상큼, 아사삭~ 판소리가 톡톡 튀네!

판소리라 하니, 요즘 젊은이들의 감각과 거리가 있을 것이란 생각은 무참히 어그러진다. 웃기기가 이리도 웃길 수가, 기발하기가 이리도 기발할 수가, 뭉클한 감동이 이리도 밀려올 수가 없는 무대에 색다른 판소리의 매력이 척척 귀에 감기니, 나도 모르게 얼쑤! 평생 해 보지 않던 추임새가 입 밖으로 절로 나온다.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창작뮤지컬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가 올해도 찾아온다. 2006년 초연 이후 매해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힘은 전통이라는 둘레에서 종종거리던 판소리를 발랄하게 끌어올린 젊은 소리꾼들 덕분이다.

2003년 동아콩쿠르 동상, 2007년 한국가요제 대상을 수상했으며 “전통 판소리만으로도 충분히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타루의 정종임 대표를 비롯, 평균 연령 26.5세의 타루 단원들의 기본 바탕엔 우리 소리 실력이 버티고 있다.

전주대사습 장원은 기본(유기영, 김성환)이요, 2002년 전국판소리명창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성희, 전주대사습 학생부 차상을 비롯, 전국국악경연대회 대상, 동아콩쿠르 금상, 한국가요제 대상 등 ‘소리계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권송희 등 타루의 젊은 소리꾼들의 이력이 화려하다.

하지만 <밥만큼만 사랑해> <엄청난 거짓말이 척척 생겨> <오장군의 발톱> 등 소리와 어울리는 무대 위에서 각기 애써온 이들의 열정과 시도가 모인 것이 더욱 돋보인다.

'조선 나이키'의 한 장면

젊은 국악인들의 재기발랄 무대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에는 총 세 가지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서편제’의 오정해 언니처럼 판소리를 하고 싶다는 소녀 송희의 당차고 싱그러운 성장기 “스물셋 송희”에선 여주인공이자, 한 명의 창자가 얼마나 뛰어난 기량과 매력으로 무대를 사로잡는지 감탄이 더해진다.

세상에서 가장 기발하게 뒤집은 ‘로미오와 줄리엣’ 중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한 ‘과자이야기’는 바다과자 꽃게랑과 육지과자 오감자의 비극적인 사랑이 엉뚱하게 펼쳐진다. 영화를 각색한 ‘조선 나이키’에선 나이키를 향한 순진한 중학생 순돌이의 절절한 몸부림과 가족들의 희생에 폭소와 미소가 번갈아 나선다

7월 1일부터 4일까지 공연 기간이 길진 않다. 거창, 통영국제연극제,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되었으니 축제와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악사들의 신명 나는 라이브 음악이 판소리에 담은 상큼한 애플 그린의 맛을 돋울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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