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식 히어로>, 숨막히는 코미디 속 촌철살인

“지구는 차갑게, 사랑은 뜨겁게”

대단히 교훈적인 메시지를 지독히도 저렴한 B급 유머에 담았다. ‘B급 뮤지컬’을 자처하는 공연은 오만석의 감미로운 목소리, 홍지민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뮤지컬 넘버만으로도 좋은 뮤지컬”로 완성됐다. 여기에 <금발이 너무해> 멀티맨 신화 임기홍이 <스프링 어웨이크닝> 김동현과 함께 코미디의 정점을 찍었다.

“뉴저지~”가 “저질~”로 변해버리는 가사 속 개그는 서막에 불과하다. 유독성 물질로 녹색괴물 톡시가 된 멜빈은 다채로운 장기쇼(?)를 보여준다. 갈비뼈 발라내기, 창자로 줄넘기 하기에 이어 잘라낸 머리통으로 덩크슛을 하고, 쭉 뽑아낸 팔을 몽둥이로 활용한다. 가히 엽기적이지만, 소심남의 분풀이에 관객들은 환호하고 라이브연주가 흥을 돋군다.

단순한 스토리에, 관객들은 머리 굴릴 것 없이 무대에서 펼쳐지는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할 수 있다. <오페라의 유령> 팬텀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톡시와, <지킬 앤 하이드>에서 날아온 홍지민의 1인 듀엣 장면(여시장과 멜빈 엄마)은 압권이다.


만짱, 오만석의 실물을 보기 위해 <톡식히어로>에 착석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겠다. 공연 초반, 15분 간의 ‘소심멜빈’ 이후로, 그는 막이 끝날 때까지 왼쪽 눈알을 달랑거리는 초록괴물 ‘톡시’로 등장한다. 그러나 ‘오만석의 힘’은 비주얼 보다 보이스 이므로. 객석은 4인조 록밴드 라이브연주에 맞춘 강렬한 노래에 들썩이고, 감미로운 노래에 잠잠해진다.

관객들의 고개를 저절로 숙이게 만들 정도로 들이대는 여주인공 새라 최우리, 1인 12역을 넘나드는 ‘멀티듀오’ 임기홍, 김동현이 던지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

공연장을 빠져 나오자니, <톡식히어로>가 던져놓은 반듯한 메시지가 뒤통수를 때린다. 환경보호, 정의실현, 외모는 사랑의 장애물이 아니다, 권선징악, 해피엔딩. 이거 참, 보기와 다르게 참으로 착한 뮤지컬이다. "아, 이런 황당함이!"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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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2

  • A** 2010.09.12

    라이언, 김영주 배우님으로 봤는데 라이언 배우님도 진짜 잘하시더라고요! 좀 두려웠었는데 편견이 완전 깨졌어요^^김영주 배우님은 워낙 역이랑 어울리셔서~ㅋㅋㅋ

  • A** 2010.08.25

    톡시! 오만석, 김영주 캐스팅으로 봤는데 정말 잘하시고 너무 재밌더군요! 하도 웃어서 입이 다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ㅋㅋㅋ 노래도 귀에 쏙쏙 꽃혀서 계속 흥얼거리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