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 블로그> 인도행 게이트가 바로 여기!

혁진. 여자 친구가 한 마디 말도 없이 사라졌다. 블로그를 뒤져보니 인도로 향한 것이 분명하다. 줄곧 함께 인도에 가자고 말했던 것도 새삼 생각난다. 여자 친구 찾으러 인도로 향한다. 찬영. 호기롭게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떠나고 싶을 때 인도가 떠올랐다. 인도에서 만났던 그녀의 기억도 함께 솟았다. 주저 없이 인도를 찾았다. 인도를 여행하는 목적은 여타의 곳을 찾는 것과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깨끗하고 자동화 된 도시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그것을 ‘스스로 거부’하고 한 없이 늦어지는 기차를 아무렇지 않게 기다리며, 한 쪽에서는 화장을, 다른 한 쪽에서는 목욕을 하고 있는 갠지스 강의 흐름을 망연히 바라보고자 하는 것. 출발은 같은 ‘낯설음’ 일지라도 돌아올 땐 항상 예상하지 못했던 그 무언가와 함께 일 것을 기대하게 만드는 인도 여행. 이 두 청년도 마찬가지이다. 연극 <인디아 블로그>(연출 박선희)는 사랑을 찾아서 무작정 떠난 혁진(전석호 분)과 기억 속 그곳에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찬영(박동욱 분)의 여행길을 따라가고 있다. 인도에서의 추억이 많은 찬영은 초행길 현진과 더불어 관객들을 인도의 곳곳으로 이끌고, 찾는 사랑이 그곳에 없다 해도, 혁진과 우리 앞에 놓인 예상치 못한 그 무언가가 어렴풋이 보이게 될 것이다. 배우와 스텝들이 34일간 인도에서 생활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탄생한 터라 기존의 로드 형식의 작품과는 또 다른 생동감이 가득 넘쳐 흐른다. 인도 전통 의상과 소품들로 채워진 무대, 영상으로 만나는 인도에서의 배우들의 모습. 전통차 짜이를 나눠 마시는 객석에 들어서면, 순간 인도 한복판에 떨어진 느낌이다. 시종일관 발랄하고 유쾌한 두 청년의 웃음과 건강한 발걸음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여행의 충전 에너지를 그대로 느끼게 한다. 지나치게 무거운 거대담론이나 끝을 헤아릴 수 없는 자기의 고뇌가 아닌, 사랑과 삶, 만남과 헤어짐, 그렇게 마주하게 되는 내 마음 속 이야기가 식은 땀을 달래주는 바람처럼 상쾌하게 다가온다. 인도에 가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올 여름 휴가 계획이 달리 없는 사람에게 연우소극장은 인도로 가는 공항이 되어줄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연우무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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