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게, 뮤지컬 <햄릿>

많고 많은 이야기들. 그 가운데 다양한 방식으로 많고 많은 버전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햄릿’은  스토리 만으로 연극, 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들며 관객들의 발길을 잡는 이야기로 회자되는 주인공이다.

2007년 대한민국에 첫 선을 보인 뮤지컬 <햄릿>은 고전을 실어 나른 매력적인 음악과 화려한 볼거리로 대한민국에 체코뮤지컬을 알렸던 대표적 뮤지컬이다. 2011년, 네 번째 무대로 찾아온 <햄릿>은 ‘햄릿’ 텍스트가 가진 특유의 무게감과 더욱 강렬해진 영상, 강렬한 음악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가득 채운다. 한국인 연출가들이 참여했던 전 시즌과 달리 <몬테크리스토>를 통해 한국인들의 입맛을 파악한 로버트 요한슨이 연출로 참여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초연에 이어 다시 ‘햄릿’으로 돌아온 김수용의 무게감과 레어티스에서‘햄릿’으로 변신을 선언한 박은태의 섬세함이 무대에 올랐다. 박은태의 폭발적인 가창력을 확인할 수 있는 ‘피는 피로써’, ‘수녀원으로 가’등 1막의 노래들이 깊은 무게감으로 객석을 압도한다.


무대 사용은 영리하다. 어둠이 스며든 헬싱괴르성, 사랑과 좌절이 공존하는 거투루트의 방, 불안함에 잠식된 햄릿의 침실 등 회전무대는 고전의 웅장함과 주인공들의 감정선까지 표현하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원작과 달리 새로운 시선으로 담아낸 햄릿과 오필리어, 거트루트와 클라우디우스의 사랑 이야기도 뮤지컬 <햄릿> 의 매력이다. 권력이 아닌 진실된 사랑을 원했던 거트루트와 클라우디우스의 사랑이야기는 <모차르트!>를 통해‘절대가창’의 면모를 뽐냈던 신영숙의 노래로 완성됐다.

강렬한 록, 스윙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은 햄릿의 광기와 슬픔을 극대화 시키며 관객들에게 고전의 깊이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원동력이 된다. 고전을 있는 그대로 두지 않고 맘껏 휘저어내어 새로운 맛을 창조해낸 창작자들의 힘. 네 번째 <햄릿>, 그 슬픔과 광기의 농도가 깊어진 이유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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