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연극 부부 쿨하게 살기

일요일 저녁 5시 남산 중턱, 봄바람이 아직은 차갑다. 쌍을 이룬 부부들이 짝지어 오르는 곳은 별오름극장이었다. <부부쿨하게 살기>를 보기위해 줄을 서서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는 모습이 보기 좋다. 6시가 다 되어 공연이 시작되는 극장 안은 작기도 했지만 발을 디딜 틈도 없이 빽빽이 줄을 섰던 부부들이 앉아 있다. 연극은 시작되고 아주 특이한 연극 한 편이 시작되었다. 연극 <부부 쿨하게 살기>는 이혼의 위기까지 간 부부가 행복해 지는 7단계의 예를 토대로 갈등을 해소해 나가면서 부부관계를 개선하고 동기강화를 위한 연습과정을 다룬 기능성 연극이다. 전 편 보다 드라마가 보강된 <부부 쿨하게 살기>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부터 나이 지긋하신 5, 60대 부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참여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30-50대 부부들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다. 극중 30대 부부들은 물론이고, 4,50대 부부들이 공연을 관람하기 줄을 잇는다. 두 남녀가 만나서 결혼하고 애 낳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배우들의 연기에 시종일관 웃음짓다가 김박의 “이 부부 이혼시킬까요?”라는 질문에 여기저기서 다양한 의견들을 내 놓기 시작한다. 공연장은 바오 ‘내 이야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서인지 동네 반상회 내지는 친구들끼리 모여 이야기하듯 친근하게 느껴진다. 분당에서 왔다는 배재현(주부 42세)는“부부간의 문제가 있어도 혼자 끙끙 앓거나, 친구들과 수다만 떨고 그냥 흐지부지 해버렸어요. 결국 그 문제로 다시 싸우게 될 줄 알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요. 이번 연극은 우리 부부 각자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고 상대방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부부를 위한 연극 <부부 쿨하게 살기>는 ‘슬리핑그룹(Sleeping Group)’으로 불려 온 30대 중반~50대 관객들에게 반응 좋은 연극이 되었다. 이번 공연의 프로듀서인 김의숙씨(㈜파임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그 동안 부부들을 위한 연극도 없었고, 인간관계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 치유와 동기강화를 다룬 연극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우리 사회도 앞으로 더욱 인간관계강화를 다룬 기능성 연극들이 많이 선을 보일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한다. 연극은 이혼위기의 부부든, 금슬 좋은 부부든 한번쯤은 겪어볼 만한 에피소드들을 꺼내 놓고, 부부가 어떻게 극복하고, 서로의 꿈에 대해 이해하는지를 다루고 있었다. “언제였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부부가 함께 얘기를 깊게 나누었던 때가요. 연극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아내를 끌고, 왔는데... 아내는 이 연극에서 받은 느낌이 앞으로 우리가 부부로 살아가며 풀어나가야 하는 많은 것들에 대해서 길을 제시해 준거 같다고 하네요.” ---------------- 김미선 (divine0601@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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