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도에 집중, 더욱 세련돼진 <모차르트!>

네 번째 시즌을 앞두고 <모차르트!>는 분명 고민이 컸으리라. 좋은 것도 삼세번이 넘으면 익숙함과 고루함 사이의 줄타기를 피하기 어려운 일이라 '청바지를 입은 모차르트', '레게 머리를 한 모차르트'와 같이 초연 당시 한국 관객들을 강렬하게 사로잡았던 요소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이번 공연에 부여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2년 만에 돌아온 <모차르트!>는 과거 무대에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고 '밀도'로 방향을 정했다. 장면 점핑, 빠른 전개가 또 하나의 특징이었던 과거에 비해 장면 사이의 유기성을 더해 이야기의 설득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특히 <모차르트!>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가지, 천재 음악가와 자유인 사이에서 모차르트의 고뇌를 유발하는 외적 요인인 아버지와의 관계와, 내적 요인인 천재성 '아마데'에 그 밀도는 집중되어 있다.

이처럼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부분에서도 나름의 의미들이 충실히 담겨 있는데 이를 얼마나 알아차리는가가 이번 시즌 관람의 또 하나의 묘미가 될 것이다. 그러나 세세히 그 의미를 발견하지 못해도 괜찮다. 과거 공연의 날카로운 매력이 이번에는 세련됨으로 변신해 무대를 더욱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던 박효신은 자신의 두 번째 뮤지컬에서도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전작 <엘리자벳>에서 토드로 분할 땐 뛰어난 가창력과 이미지로 장면의 분위기를 살렸으나 이번엔 극을 이끄는 주역으로 노래 뿐 아니라 연기 또한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임태경, 박은태가 성숙하고 노련한 모차르트로 분하고 있다면 박효신은 좌충우돌하는 소년, 청년의 모습이 더욱 크다.


무엇보다 극장에 들어서면 붉은 무대가 시선을 사로잡는데, 마치 물감을 무대와 허공에 뿌려놓은 듯한 강렬한 이미지 구현은 선과 면의 2차원적인 무대가 아닌, 공간을 점령하는 3차원적인 무대 효과를 내고 있다. 강렬한 붉은 색, 어서 오선 위에 놓아주길 바라는 것 같은 수많은 음표들을 무대 위에 흐트러지게 활용한 것 역시 여러 고민의 결과일 것이다.

그러한 까닭에 머리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가슴으로 향하는 강렬함이 아쉽기도 한데, 이는 1막 마지막 모차르트가 붉은 저편으로 뛰어내리며 외치는 '내 운명 피하고 싶어', 콜로레도 대주교와의 대결인 '쉬운 길은 늘 잘못된 길' 등의 넘버들이 충분히 아쉬움을 상쇄시켜 줄 것이다.

공연이 영화나 여타의 문화 예술작과 다른 점은 같은 이름 아래서 충분히 변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모차르트!>의 변신에 기꺼이 진화라는 이름을 붙여 본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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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3

  • gpffhdn97** 2014.07.01

    기대하고 갑니다! 쿄차르트! 아 그런데 연습때 머리가 이쁜데 옆머리 짤랐네요ㅎㅎ 그래도 목소리만큼은 기대하고 있어요

  • aeran02** 2014.06.25

    넘 재밌고 계속보고싶게 하네요 특히 박효신모차르트 목소리 넘 좋아요 연기도 좋고 진짜 울컥울컥하게 만드시궁 넘좋왔어요 계속 뮤지컬로 만나고 싶어요

  • hyunhee** 2014.06.25

    "쿄차르트"의 소름돋는 목소리와 연기에 완전 매료되어 하루하루 생활의 에너지 충만입니다 많은 지인들과 늘 함께 하는 "쿄차르트" 의 공연 열번이상 매주 두번씩 함께 하고 있답니다 "하늘에서 내려준 신의 목소리" 박효신 이야 말로 진정한 음악인 이십니다 존경하고 영원한 팬으로 남겠습니다 "쿄차르트"홧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