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주크박스 뮤지컬 <프리실라>

결론적으로 말하면 <맘마미아!>에 이을 주크박스 뮤지컬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공연의 시작부터 커튼콜까지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신나는 음악으로 무장한 <프리실라>는 음악 자체만으로 즐겨도 좋을 뮤지컬이다. 많은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되고 불려진 ‘잇츠 레이닝 맨(It’s raing men)’을 비롯 '고 웨스트(Go west)', '라이크 어 버진(Like a virgin)', '아윌 서바이버(I will survive)' 등 히트 팝 메들리는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몸과 마음을 무장해제 시킨다. 여기에 6톤에 달하는 수 천개의 LED로 무장한 버스 세트, 등장인물 저마다의 드라마틱한 사연과 장면마다 갈아입는 각양각색의 화려한 의상들이 더해져 공연을 보는 내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지난 8일 개막한 <프리실라>는 1994년에 개봉돼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한 동명의 호주 영화를 원작으로 하며, 2006년 호주 초연을 시작으로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서 공연됐으며 이번에 한국에서 첫 선을 보였다. ‘프리실라’라는 별명이 붙은 낡은 버스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세 명의 드랙퀸(여장 쇼걸) 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각자의 스타일로 무장한 세 명의 드랙퀸들은 저마다의 사연으로 프리실라 버스에 탑승한다.

왕년의 스타 버나뎃은 의지하던 남편이 죽고 슬픔에 잠겨 있을 때, 틱의 컴백 제안에 “사막이 낭만적이기도 하다.”며 환영의 뜻을 보이고, 마돈나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 아담은 “호주의 중심부에서 마돈나의 히트곡 메들리를 부르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떠난다. 이들에게 여행을 제안하는 틱은 처음 보게 될 아들과의 만남에 잔뜩 긴장한 상황. 서로 다른 세 명의 드랙퀸은 드디어 함께 여행을 떠나고,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과 버스가 고장나는 등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통해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첫 뮤지컬에 도전하는 조성하는 TV와 영화에서 다져진 연기력을 바탕으로 중년의 버나뎃을 무리없이 연기하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그는 인생 선배로 틱과 아담을 다독이며, 힘든 여행길에 힘이 되어준다. 다소 거친 표현과 과격한 언어도 부담스럽지 않게 소화하며, 뜻밖의 웃음도 선사한다. 아담 역의 조권은 특유의 발랄함과 끼로 극의 활력을 더하며 제 역할을 다 하지만, 틱 역의 마이클 리는 아들과의 뭉클한 부성을 표현하기에는 다소 어색한 한국어 발음이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한 가지 흠이다.

<프리실라>는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생소한 드랙퀸이라는 성 소수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꿈을 향해 가는 누구나의 이야기도 될 수 있기에 편견 없이 볼 것을 권한다. 분명 마지막에 가서는 그들의 꿈의 여정에 힘찬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다. 공연은 오는 9월 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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