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달고나

어릴 때 먹던 ‘달고나’.

'달고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달고나' 는 하얀 사각형덩이를 국자 위에 올려놓고 연탄불에 천천히 녹여 이스트를 넣어 부풀려서 나무 젓가락으로 저어 먹는 먹거리였다. 지금 한창 뽑기 와는 확연히 다르다. 입안에 부드럽게 퍼지는 거품덩어리. 순식간에 사라져 치아 끝에 살짝 남는 설탕의 그 느낌. ‘달고나’는 내가 알고 있는 ‘달고나’로 생각하고 싶다. 그게 더 짜릿하고 맛있으니까.
내가 ‘달고나’ 에서 느낀 그 느낌의 뮤지컬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추억의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불현듯 내 귓가를 맴도는 멜로디와 그 시대 그 시절 언젠가의 가요 한 구절이 어느새 내 마음을 비처럼 적시어 머릿속을 하얗게 먹먹해져서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질 않을 때가 있다.

가끔 흘러간 가요 한 소절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날에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들 인생도 흘러간 유행가처럼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어느새 잊혀져 버리고 문득문득 떠오르는 기억의 파편들만 생각날 때 나도 모르게 입가에서 흥얼거리게 되는 유행가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 뮤지컬 달고나 >는 나도 모르게 입가에서 흥얼거리게 되는 담백한 가사와 익숙한 멜로디들로 이루어져 있다.

‘장난감 기차가 칙칙 떠나간다~
과자와 사탕을 싣고서~’

어렸을 적 골목길에는 여자 얘들이 해지는 줄 모르고 고무줄 놀이를 했었다. 뚝! 팽~ 하고 고무줄을 끊고 달아나는 아이들. 말뚝박이에 정신 팔려있는 개구장이 녀석들과 딱지 치기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까지. “그만 놀고 밤 먹어라~!” 외치는 그 시절 울 엄마 목소리가 들려 오는 것 같다.

’나의 뜨거운 마음을 불 같은 나의 마음을~
다시 태울 수 없을까~ 헤어지기는 정말 싫어~”

잠자리 안경에 손가락이 보이는가죽장갑, 현란한 댄스와 폭발적인 무대매너로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전영록. 첫사랑을 느꼈던 여자아이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는 그 시절.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 밖을 나설 때~”
대학 1학년 입학하자마자 군대 가는 친구들, 선배들 그러다 내 차례가 되어 군대에 가게 되던 날. 전인권이 부른 ‘이등병의 편지’가 훈련소로 들어가던 날 한 편의 영화를 보듯이 눈 앞에 선했던 그 기억들…

< 뮤지컬 달고나 >는 우리들의 가슴 속에 두고 온 추억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잃어버렸던 꿈이 수줍게 생각이 난다. ‘노래가 있는 풍경’ < 뮤지컬 달고나 >에는 젊은 날의 첫사랑과 달콤한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창작뮤지컬 < 사랑은 비를 타고 >의 작가 오은희, 대학로의 최고인기 공연 < 라이어 >의 이현규 연출, < 카르멘 >,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의 구소영 음악감독, 2004년 한국뮤지컬대상 안무상에 빛나는 서정선 안무, 탄탄한 실력과 끼로 똘똘 문친 10명의 배우들과 난타의 제작사인 PMC프러덕션이 기획한 < 뮤지컬 달고나 >가 2004년에 이어 소극장 뮤지컬의 장타를 날려 주기를 기대해 본다.

SYNOPSIS

추억을 파는 홈쇼핑 프로그램의 PD 인 김 세우. 어느 날 그의 젊은 날의 꿈과 추억이 깃든 타자기 마저 추억의 경품으로 내 놓게 되고 그 타자기가 “그 겨울 속의 지나”에게 낙찰됐다는 소식을 듣자, 마치 무언가에 얻어 맞은 듯한 기분으로 추억 속의 옛 동네에 찾아가게 된다. 세우의 어린 시절 에서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많은 추억과 아픔 그리고 기쁨을 함께했던 그 동네는 이미 반쯤 철거된 상태. 하지만 세우의 가슴 속 추억만은 그대로이다.
익숙한 풍경에 젖어 들 때쯤 세우의 기억 속 어디선가 아련하게 들려오는 삼촌의 하모니카 소리…
그 소리를 시작으로 하나 둘 씩 깨어나는 지난날의 추억들과 잊혀진 꿈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의 이름, 지희.
이제 세우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로의 달콤 쌉싸름한 추억여행을 시작한다.지난 날의 꿈 만큼이나 아름다운 추억 속의 가요들과 함께…

CAST
정의욱(세우), 임진아(지희), 이장훈(삼촌), 김찬(태한), 장이주(보영), 장재권(동기), 최우리(수경), 육동욱, 추현옥, 김민석, 조하연(앙상블), 유하나, 김용덕, 최한희, 이장욱(스윙)

STAFF
김종헌(프로듀서), 오은희(작가), 이현규(연출), 구소영(음악감독), 서정선(안무감독), 허수현(편곡), 손호성(무대디자인), 이유선(의상디자인), 송현실(소품디자인), 정태진(조명디자인), 박재현(음향디자인), 박말순(무대감독), 김용제(마케팅 부장), 김제형(공연제작부PD), 김영근(제작감독), 이동운, 김동욱, 손석호, 이미수(마케팅), 안지선(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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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2004년 뮤지컬 달고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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