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넘치는 매력과 에너지로 가득 찬 <마마 돈 크라이>

뮤지컬을 보러 가서 한 편의 만화책을 본 것 같다. 작품을 보기 전 포스터와 제목만으로 가늠하기 어려웠던 <마마 돈 크라이>의 ‘참맛’에 빠졌다. 천재 물리학자와 아름다운 뱀파이어, 타임머신 등 개성적인 캐릭터와 독특한 소재에 중독성 있는 넘버가 눈과 귀를 자극했다.

지난 12일 개막한 <마마 돈 크라이>는 2010년 콘서트형 모노 뮤지컬로 초연하여 2013년 2인극으로 단장해 재공연을 가진 후, 올해 조금 더 작품을 섬세하게 다듬어 개연성을 더한 스토리에 8명의 배우들과 함께 돌아왔다. 여자에게는 말 한 마디도 제대로 못하는 찌질한 천재 물리학자 프로페서 V는 여자들에게 사랑 받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1400년 전 나비성으로 날아가 그곳에서 영겁의 세월을 사는 뱀파이어를 만나게 된다. 뱀파이어는 프로페서 V에게 여자들의 사랑을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프로페서 V는 완벽한 남자가 되어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이 작품은 남성 2인극인만큼 어떤 공연보다 배우의 매력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오랜만에 소극장 무대로 돌아온 프로페서 V 역의 김호영은 본인의 장기인 관객과의 뜨거운 호흡을 가감 없이 펼쳐 보였다. 김호영은 어린 아이부터, 교수, 학생, 소개팅녀 등 자유자재로 역할을 바꿔가며 극 초반 30분까지 쉴 새 없이 원맨쇼를 이어갔다. 뱀파이어 역의 이충주 또한 짧은 등장이지만 존재감 있는 연기와 무엇보다 막힘없이 뻗어나가는 성량으로 무대를 꽉 채웠다. 배우마다 호흡과 개성이 달라 송용진, 허규, 서경수, 고영빈, 이동하, 박영수 등 다른 캐스트의 공연도 궁금하다.

‘마마 돈 크라이’, ‘페르테논’, ‘하프 맨 하프 몬스터’, ‘이렇게 아름다운’ 등 중독성 있는 넘버도 극의 흐름과 함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책장으로 겹겹이 둘러싼 소용돌이 형태의 무대도 단순하지만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낸다. 삼연에 걸친 제작진의 새로운 시도, 배우가 만들어 낸 캐릭터, 이를 뒷받침해주는 음악과 무대 등 삼박자가 고루 어우러진 <마마 돈 크라이>는 앞으로도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소극장 공연은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를 눈 앞에서 생생히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 작품은 배우들의 넘치는 매력과 에너지가 소극장 공연의 묘미를 더욱 배가시킨다. 공연은 오는 5월 31일까지 쁘띠첼 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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