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지친 당신을 위한 응원가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자신의 십 년 후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볼 것이다. 막연히 꿈꾸는 그 미래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을까?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의 야구밖에 모르는 주인공, 건덕과 승엽 또한 자신들의 밝은 미래를 꿈꾼다.

뮤지컬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는 1994년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해 이승엽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천재 투수라 불리던, 김건덕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올해 1월 창작산실 시범공연을 통해 관객과 처음 만났던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는 내용의 일부를 수정해 지난달 26일 본 공연의 막을 올렸다.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끈 건덕과 승엽은 많은 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지만 대학 진학을 원한다. 하지만 생각과 다른 대학 훈련 분위기에 ‘대학 떨어지기 프로젝트’에 돌입하고, 이들의 프로젝트는 50%의 성공으로 승엽은 프로 입단으로, 건덕은 대학 입학을 하게 된다. 대학 진학 이후 건덕에게 닥친 시련들은 공연 초반의 밝고 명랑한 분위기와 180도 다른 분위기로 객석을 숙연하게 만든다. 시련에 좌절하지만 용기를 내어 다시 시작할 것임을 노래하는 건덕을 보고 있노라면 대견하면서도 마음 한 컨이 울컥하다.

시범 공연부터 호흡을 맞춰온 배우들의 열연은 이 작품에서 가장 큰 역할을 차지한다. 김건덕 역의 안재영, 이승엽 역의 김영철, 윤효정 역의 김민주를 비롯해 멀티맨으로 분하는 손성민, 최석진은 오프닝부터 관객들의 혼을 쏙 빼 놓는다. 이들의 구성진 입담과 표정 연기로 전하는 1994년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 결승 장면과 EBS 강사 스텔라의 상대성 이론 시간은 놓치기 아쉬운 장면이다. 또한 목청껏 “시간아 멈춰라”라고 소리 지르던 건덕 역의 안재영은 풋풋한 고등학생부터 시련을 이겨내고 다시 꿈을 찾아가는 30대까지 무리 없이 소화하며 객석을 웃고 울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

그룹 동물원 멤버인 박기영이 작곡가 주영민과 함께 만든 곡들은 극중 상황과 주인공들의 정서를 대변하며 관객들이 공연에 대한 마음을 여는데 큰 몫을 한다. 무대 또한 아기자기한 소극장만의 매력을 살려 작지만 야구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실제 야구 경기를 보는 듯한 타격 폼, 투구, 번트, 땅볼, 홈런 장면은 작품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소극장의 매력은 객석과 무대가 멀지 않아 배우에게도 관객에게도 서로의 호흡을 눈 앞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배우와 관객이 함께 웃다 울다 한 뼘 더 성장하게 되는 뮤지컬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는 8월 16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계속된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벨라뮤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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