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뮤지컬 [가위손] 가위손과 킴의 사랑을 확인하는 춤



‘무대 위에는 가위손과 킴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가위손을 바라보는 킴의 눈빛 역시 사랑의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 또한 날카로운 가위들로 채워져 있던 그의 손에서 더 이상 ‘가위’를 발견할 수 없다. 대신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는 사람의 손이 그 가위를 대신하고 있다.

이제 드디어 가위손의 그토록 연모하던 킴의 손을 잡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들의 뒤로 가위손이 또 다른 생명을 부여한 나무들이 동물과 사람의 모습으로 두 사람의 사랑을 축복하는 춤을 추고 있다.’


이 장면은 남성 백조들을 등장시킨 댄스 뮤지컬 [백조의 호수]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매튜 본의 최신작 [가위손]의 한 장면이다.

조금은 낯설기도 하고, 약간의 어색함까지 선사했던 팀 버튼의 영화 [가위손]. 우리에게는 어느덧 추억의 영화로, 명절 연휴에나 만날 수 있는 작품으로 기억된 이 작품이 드디어 생생하게 살아있는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아예 처음부터 판타지 영화를 작정하고 이야기를 시작한 영화이니만큼, 무대에서 펼쳐지는 [가위손]에 거는 기대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더욱이 팀 버튼의 영화 [가위손]은 15년이 넘은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섬세한 영화적 기법을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매튜 본이 창조한 [가위손]은 15년 전의 놀라움을 초월하여 많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안무가 매튜 본이 선보이는 댄스뮤지컬 [가위손]은 영화 [가위손]의 확장판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영화에서 이야기하지 못했던 많은 부분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가위손] 출생의 비밀(?)을 확실히 밝혀준다거나, 단순히 [가위손]의 순수함과는 대립적인 캐릭터로 표현되었던 마을 사람들의 복잡 다양한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매튜 본의 [가위손]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이 작품의 백미는 서두에서 언급한 [가위손]의 환상을 그리는 장면이다. 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조금이라도 어색하거나 실수를 한다면 ‘촌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무대에서는 영화적 스펙타클이나 효과와는 다른 ‘무대만의 언어’가 있게 마련이다. 안무가인 매튜 본은 이러한 무대의 언어를 완벽하게 활용해서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가위손]의 내면을 보다 깊이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처럼 무대에서 우리를 사로잡는 [가위손]의 세계는 오히려 영상미에서 ‘영화적 사실’보다 더욱 진실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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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용성(LG아트센터 공연기획팀)
사진 : LG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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