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밤, 사랑이 시작되었네<br>- 뮤지컬 WEST SIDE STORY 중에서

오늘 이 밤, 사랑이 시작되었네

레오나드 번스타인의 유명한 뮤지컬 [West Side Story]는 195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흥행 기록을 세운 명작 뮤지컬 중에 하나이다.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의 하나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이 작품은 뉴욕의 빈민가인 웨스트 사이드를 무대로 한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을 그려내고 있다. 세력 다툼 속에 벌어지는 젊은 연인인 토니와 마리아의 비극적인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

뉴욕의 웨스트 사이드. 10대 건달들의 서클인 제트파와 샤크파는 서로의 영토 분쟁으로 패싸움 직전의 상태이다. 샤크파가 자리잡고 있던 지역을 제트파가 차지하면서 일은 서서히 커지게 된다. 제트파의 두목인 리프를 중심으로 샤크파와 정식으로 싸움을 할 것을 결정하고, 리프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친구인 토니에게 도움을 청한다. 리프와 함께 제트파를 조직했던 토니는 건달 생활을 청산하고 더 이상 싸우고 싶어하지 않는데 리프의 끈질긴 요청에 승낙하게 된다.


샤크파의 두목 베르나르도에게는 여동생 마리아가 있다. 이들은 남미 출신으로, 토박이들에게 불만이 많았다. 그날 저녁 체육관에서 열린 댄스 파티에 갈 준비를 하는 마리아는 무언가 새로운 일이 벌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베르나르도는 친구 치노와 마리아를 결혼시키려 한다. 그러나 마리아는 그에게 관심이 없다고 베르나르도의 애인인 아니타에게 털어 놓는다. 댄스 파티에 참석한 샤크파와 제트파는 도전적으로 춤을 추며 서로를 견제한다. 이 와중에 토니와 마리아의 눈이 마주치고, 그들은 첫 눈에 반해 함께 춤을 춘다. 두 사람이 춤을 추는 것을 본 베르나르도는 크게 화를 내며 마리아를 집으로 보내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베르나르도와 리프는 참모 회의를 할 것을 결정한다. 토니와 마리아는 두 파의 싸움과는 상관없이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남 몰래 마리아의 집 앞에 가 마리아를 부른다. 토니의 노래를 들으며 마리아는 비상계단 쪽으로 나오고 둘은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하게 된다. 이 노래가 그 유명한 ‘Tonight’이다.



이 작품은 끝내 비극으로 끝을 내지만 토니와 마리아의 애절한 사랑은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게 한다. 영화로도 최고의 대중적인 영화로 인정받았던 이 작품은 나탈리아 우드와 리처드 베이머 주연으로 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었다.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여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에게 초콜렛을 건네 주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1달을 기다려 3월 14일 남자는 여자에게 사탕을 건네주고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는 ‘사랑’보다는 첫 눈에 반해 한 날 한 시에 사랑을 고백하는 이 남녀를 철없다고 할 수 없게 한다. 그 순수한 사랑으로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보면 깔끔하면서도 간결하다. 발코니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토니와 마리아의 벅찬 사랑의 감정이 밤하늘을 수놓는다. 서로의 비극적인 결말을 알지 못한 채 말이다.

토니는 마리아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마리아는 토니를 아기 다루듯이 진정시키면서도 토니를 믿는다는 말을 한다. 둘은 마침내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게 되는데 그 내용은 여느 닭살커플 못지 않은 가사를 담고 있다.



우리도 첫 날, 첫 만남을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그 첫 날, 첫 만남의 떨림으로 영원한 세상과 영원한 사랑이 없는 이 세상에서 ‘첫’ 번을 잊지 않고 영원을 만들어 버리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첫 눈에 반해 버리고, 첫 마음을 줘버린 두 연인과 같이 그렇게 사랑하고 싶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이제 아무도 없을지 몰라도 말이다.

여자에게는 신데렐라 콤플렉스가 있다고 한다. 남자에게도 피터팬 콤플렉스가 있다. 여자와 남자가 만나 사랑하면서 왕자를 기대하게 되고 모험을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사랑은 서로에게 길들여지고 서로에게 기댈 곳이 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을 때 늦어 버리는 일이 허다하다. 마치 어린왕자와 장미처럼, 여우처럼 시간이 지나고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나중에 알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의 토니와 마리아는 그런 기다림과 이별을 반복하는 모습은 전혀 없다. 그러나 세인들이 흔히 말하는 굵고 짧게 사랑을 하다 토니는 세상을 저버린다. 그래서 아름다운 것일까? 그건 확실히 모르겠지만 첫 번째라는 설레임과 안타까운 사랑을 간직하게 되었으니까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른다.

“오늘 이 밤, 모두 오늘 밤에 시작되었네. 그대를 본 순간 세상은 사라졌네. 오늘 밤.”
과연 이런 느낌을 들게 하는 그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헤매지 말고 기다려 보자. 영원히 나의 눈 속에, 맘 속에 무엇을 하든지 상대방만 생각하는 그런 고백을 하게 되는, 마리아만을 사랑하게 된 토니와 토니를 본 순간부터 세상은 보이지 않고 오직 토니만 보이는 마리아의 사랑이 부럽기만 할 것이다.



우리도 오늘 밤. 오늘 밤 그 사랑을 찾아가서 이런 고백 한 번 해보는 것은 어떨는지. 한 번 고려해 볼만한 대사일 것이다.

Tonight

MARIA
Only you, you're the only thing I'll see forever.
In my eyes, in my words and in ev'rything I do,
Nothing else but you. Ever!

TONY
And there's nothing for me but Maria,
Ev'ry sight that I see is Maria.

MARIA
Tony. Tony...



TONY
Always you, ev'ry thought I'll ever know,
Ev'rywhere I go, you'll be, you and me!

MARIA

All the world is only you and me!

MARIA
Tonight, tonight,
It all began tonight,
I saw you and the world went away.
Tonight, tonight,
There's only you tonight,
What you are, what you do, what you say.

TONY
Today, all day I had the feeling
A miracle would happen.
I know now I was right.



BOTH
For here you are,
And what was just a world is a star
Tonight!

Tonight. tonight, The world is full of light,
With suns and moons all over the place.
Tonight, tonight, The world is wild and bright.
Going mad, shooting sparks into space.
Today the world was just an address.
A place for me to live in, No better than all right,
But here you are And what was just a world is a star
Tonight!

BOTH
Good night, good night,
Sleep well and when you dream,
Dream of me... Tonight!

 

[뮤지컬 West Side Story] 中 'Tonight' Movie version
 


글 : 이준한 (엔터테인먼트부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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