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뮤지컬 전망 - ① 제작사를 알면 작품이 보인다

이 작품은 뉘집 자식인고? 작품에 대해 자세한 정보가 없다 해도 어느 곳에서 태어났는지, 누구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무대인지를 알면 작품 파악의 어려움이 조금은 줄어든다. 뮤지컬 시장 안에서 프로듀서와 대표의 영향력으로 좌우되는 국내 제작사들의 특징을 알아 보는 것은, 뮤지컬 홍수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더욱 확실하게 선택할 수 있는 진보한 관객들의 활동일 수도 있다. 저마다의 호흡으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주요 공연제작사들의 특징을 2013년 라인업으로 살펴보자.


㈜KCMI - 클래식한 고전의 힘
정명훈, 정경화, 정명화 등 세계적인 음악가 정 트리오의 매니지먼트사이며 클래식 콘서트를 메인으로 기획, 제작해 온 ㈜CMI가 전문 뮤지컬 기획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가 ㈜KCMI이다. 자회사 설립 전부터 (주)CMI는 <캣츠>(1994), <레미제라블>(1996) 내한 공연을 비롯해 <미스사이공>(2006) 라이선스 공연으로 세계 4대 뮤지컬 중 세 개의 작품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만큼 클래식한 뮤지컬 대작에 더욱 열의를 보여왔다. 특히 저작권 인식이 부족했던 과거 국내 공연계에서, 해외 클래식 연주자들과 오케스트라의 내한 연주를 기획하며 해외 교류 및 판권 계약 노하우를 발휘한 것으로 알려진다.


내한 공연에 이어 ㈜인터파크INT와 공동 출자해 ㈜레미제라블코리아를 설립, 지난해 11월부터 세계 22번 째 언어인 한국어로 된 뮤지컬 <레미제라블> 공연을 시작했다. 더블, 트리플 캐스팅이 보편화되고 있는 국내 공연계에서 6개월간 용인, 대구, 부산, 서울 공연을 원캐스트로 진행, 마케팅을 위한 스타캐스팅보다 작품의 완성도와 캐릭터 몰입도를 더욱 우선시 하는 주관을 보이고 있다.

PMC PRODUCTION
 - 세계를 설득할 창작뮤지컬로
PMC가 제작한 공연들 중 라이선스 작품은 <리걸리 블론드> 단 한편에 그칠 만큼 1992년 PMC의 전신인 환퍼포먼스 시절부터 20여 년 동안 창작극 제작에 주력해 왔다. <형제는 용감했다> <젊음의 행진> <대장금> <달고나> 등 국내 정서와 향수를 자극하며 큰 인기를 얻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대표작 <난타>를 비롯 <탈> <웨딩> 등 해외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넌버벌 퍼포먼스도 빼 놓을 수 없다.


올해는 글로벌 소재의 창작극으로 관객들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다. 2월 개막하는 <아르센 루팡>은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의 ‘괴도신사 아르센 루팡’ 시리즈의 주요 캐릭터가 등장하는 창작극이다. “관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철저히 조사해 만든 기획뮤지컬”이라는 송승환 대표의 말은 그간 작가의 개성이 묻어났던 작품들에서 좀더 관객지향 창작으로 PMC가 향할 걸 예고하는 모습이다. 하반기에는 PMC의 두 번째 라이선스 작으로 뉴욕 이민자들의 삶과 꿈, 희망에 대한 이야기가 강렬한 음악과 파격적인 안무로 펼쳐지는 <인 더 하이츠>도 만나볼 수 있다.

신시컴퍼니- 세대를 아우르는 대중성
스웨덴 출신 70년대 팝스타 그룹 아바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맘마미아!>를 비롯 <아이다> <시카고> 등 중장년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라이선스 작품이 신시컴퍼니의 롱런 히트작들이다. 2, 30대 여성들이 주인 국내 공연 관객층과는 달리 신시 작품의 공연장에서는 많은 중장년층의 호응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신시컴퍼니는 7080세대를 아우르는 대중적인 작품에 강하다. 최정원, 남경주 등 뮤지컬 1. 5세대 실력파 인기 배우들의 호연도 한 몫을 한다.


전국 투어 중인 <맘마미아!> 라이선스 공연이 올 초 끝나면, 12월부터 <맘마미아> 인터내셔널 투어팀이 내한공연을 펼치며 <시카고> 라이선스 무대 역시 다시 만날 수 있다. 올해 주목작은 패트릭 스웨이지와 데미 무어 주연의 1990년 히트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고스트>의 라이선스 한국 초연이다. 아련한 영화의 추억을 갖고 있는 관객들에게 다시금 어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설앤컴퍼니- 세련된 대형 라이선스 공연에 강하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 라이선스 공연을 통해 국내 뮤지컬계에 ‘시장’과 ‘산업’의 개념과 범위를 확대한 설앤컴퍼니는 세계적인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회사인 RUG(Really Useful Group)와 유대관계를 지속하며 그가 작곡한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에비타> 등의 국내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 해 흥행과 작품성 모두 성공적인 평가를 받은 <위키드> 내한 공연을 비롯, 그간 <미녀와 야수> <아이 러브 유> <에비타> 등 세련된 해외 작품을 완성도 높게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전석 매진을 이어가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 해외 유명 어린이 TV 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들이 인종차별, 포르노, 동성애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하는 브로드웨이 히트작 <애비뉴 큐> 내한 공연과 <위키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라이선스 공연을 준비 중이다.

EMK뮤지컬컴퍼니- 유럽 뮤지컬은 내 손에
뮤지컬을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로만 양분화 해 이야기 할 때, EMK뮤지컬컴퍼니는 체코, 오스트리아 등 유럽 뮤지컬과 함께 등장해 관객들에게 또 다른 새로움을 제시하고 있다. EMK의 첫 작품인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는 김준수를 비롯한 화려한 캐스팅과 함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매진이라는 신기록을 세웠으며, 지난 해 <엘리자벳> 역시 흥행에 성공했다. 웅장한 무대에 클래식과 현대 음악이 더해진 넘버, 드라마틱한 전개 등이 유럽 뮤지컬의 특징이며, 영어권 보다 융통성 있는 라이선스 조건이 국내 관객들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는 무대로 원작을 수정,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올해는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가 작사, 작곡해 오스트리아에서 초연한 스릴러 <레베카>와 흥행작 <엘리자벳> 공연이 예정되어 있으며, <지킬앤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몬테크리스토>가 다시 공연된다. 하반기에는 국내 프랑스 뮤지컬 돌풍을 일으켰던 <노트르담 드 파리>를 마스트 엔터테인먼트와 공동제작 한다.

㈜뮤지컬해븐- 마니아 부르는 개성 강한 무대
작품성은 갖추었으나 흥행을 쉬이 장담할 수 없는 작품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것이 그간 ㈜뮤지컬해븐이 보여준 모습이다. 지나친 상업성을 배제하고 작품의 특징, 개성에 더욱 중점을 두어 매 공연마다 열성적인 관객층을 양산하기도 한다. 2007년 국내 초연해 폭발적인 인기를 거듭하고 있는 <쓰릴 미>를 비롯, <스위니 토드>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 강렬한 인상의 작품을 제작해 왔으며 오디션을 통한 과감한 신인 캐스팅이 특징으로 김무열을 비롯, 주원, 이율, 김하늘 등이 해븐의 작품을 통해 부각되거나 데뷔한 배우들로 유명하다.


그 어느 때 보다 다양한 작품을 준비중인 올해는 <쓰릴미>를 비롯, <씨 왓 아이 워너 씨> <넥스트 투 노멀> 등을 통해 동성애, 왜곡된 개인들의 기억, 정신분열 등의 소재를 무대 위에서 풀어낼 예정이며, <지킬앤하이드> <루돌프> 등의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 <카르멘>를 비롯 <웨딩싱어> 등 좀 더 넓은 관객층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도 준비되어 있다. 또한 <마이 스케어리 걸> <파리의 연인> 등 영화,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창작극 제작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데, 지난해 초연해 호평을 받은 창작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도 9월 재공연 예정이다.

오디뮤지컬컴퍼니- 안정과 도발 사이
<그리스> <올슉업> 등 대중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선보임과 동시에 <맨 오브 라만차>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닥터 지바고> 등 감동적인 메시지에 힘을 실어 인기를 얻은 작품 역시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선택이었다. 조승우를 단연 정상의 뮤지컬 배우로 오르게 했던 <지킬 앤 하이드> 라이선스 공연을 오래 이어가고 있는 한편, 사회풍자패러디가 압권인 코미디물 <스팸어랏>, 한 남자를 둘러싼 열 여섯 명의 여인들이 등장해 몽환적인 무대를 보여준 <나인> 등 다소 의외의 선택작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선사하기도 한다.


올 상반기 <지킬 앤 하이드>와 한국 초연 10주년이 된 <그리스> 등 꾸준한 인기 공연을 이어가며, 4월부터 동화 감성이 풍부한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와 아더왕과 원탁 기타들이 펼치는 유쾌한 풍자코미디 <스팸어랏>등 라이선스 무대가 다시 관객을 찾는다. 2009년 국내 초연 당시 화려한 LED 무대로도 주목 받았던 <드림걸즈>가 올 12월 공연하며, 록밴드 그린데이의 동명 앨범을 바탕으로 한 락오페라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이 2010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3년 만에 내한공연으로 국내 입성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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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3

  • great7** 2013.01.17

    엠뮤지컬 : 아이돌 그리고 MR.

  • sweetlyc** 2013.01.15

    밑에분 말씀대로 제작사의 특징을 딱 짚으신듯!! 저는 오디뮤지컬 컴퍼니의 희망을 주는 작품들이 제일 좋네요

  • og** 2013.01.15

    적절한 분석 같습니다~ 볼게 넘 많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