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쟈니즈표 뮤지컬’로 본 스타 뮤지컬의 향방 2
작성일201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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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니즈 사무소는 소속 아이돌 멤버들을 영화나 TV 외에 꾸준히 뮤지컬에 출연시키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대형 뮤지컬 제작사인 토호와 평소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소속 아이돌들을 무대에 세우고 있다. 소년대의 히가시야마 노리유키는 2년에 1번 꼴로 꼬박꼬박 뮤지컬에 출연하는 편이고 최근엔 SMAP의 카토리 싱고가 뮤지컬 무대에 섰다. 또 V6의 이노하라 요시히코와 아라시의 사쿠라이 쇼 등도 간간히 뮤지컬에 출연했으며 NEWS의 멤버였으나 미성년 음주 파문 일으킨 우치 히로키는 자숙하다가 뮤지컬에 출연하며 복귀하기도 했다.
하지만 뮤지컬과 관련해 쟈니즈는 자체적으로 제작한 창작 뮤지컬로 더 주목을 모으고 있다. 쟈니 기타자와는 그룹 쟈니즈의 뒤를 이은 포리브즈를 위해 소년들의 꿈과 우정을 주제로 한 뮤지컬을 꾸준히 선보였다. 이 작품들은 ‘소년들 시리즈-포리브즈 뮤지컬’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쟈니즈 스타일 뮤지컬의 전형이 된 것은 1986년 초연된 소년대의 <PLAY ZONE>이다. 쟈니즈 팬들에게는 ‘PZ'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소년대를 주인공으로 한 창작 뮤지컬로 지금까지 매년 7~8월 공연되고 있다. 뮤지컬이라고는 하지만 성긴 줄거리를 가진 레뷔에 가까운 형식으로 소년대가 주역을 맡고 쟈니즈 주니어들이 조역과 엑스트라로 대거 출연하는 등 아이돌 마케팅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 작품은 소년대 멤버들이 40대에 접어든 뒤에도 매년 팬들을 극장에 집결시키는 위력을 발휘했다. 소년대는 2008년을 마지막으로 공연에서 빠졌는데, 그동안 이들의 통산 공연 회수는 957회, 누적 관객은 138만명에 달했다. 비록 소년대는 빠졌지만 2009년 Kis-My-Ft2, 2010~2011년 타키&츠바사에 이어 2012년부터 NYC의 나카야마 유마와 타키&츠바사의 이마이 츠바사가 주역을 맡아 계속 작품을 이어나가고 있다. <PLAY ZONE>보다 한참 뒤에 시작했지만 쟈니즈표 뮤지컬의 대표작이 된 것은 킨키 키즈의 도모토 코이치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뮤지컬 시리즈 <쇼크(SHOCK)>다. 2001년 <밀레니엄 쇼크>라는 제목으로 처음 등장한 이 시리즈는 <쇼극 쇼크> <쇼크는 진짜 쇼크다> <쇼킹한 쇼크> 등 매년 조금씩 제목을 바꿨으나 2005년부터 <엔드리스 쇼크(Endless Shock)>로 정착하게 됐다.
내용은 매년 조금씩 변화를 주고는 있지만 브로드웨이를 무대로 컴퍼니를 이끄는 주인공이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Show Must Go On)'는 신념으로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주요 골자다. 주인공의 일상과 컴퍼니의 공연으로 이뤄진 액자 형식 구조로 유명한 뮤지컬 넘버나 새로 작곡한 곡 등을 다채롭게 활용한다. 도모토 코이치는 2005년부터는 주연뿐만 아니라 각본, 연출, 작곡에도 긴밀하게 관여하고 있다. 화려한 무대세트와 안무 등으로 유명한 이 작품은 2008년 일본의 저명한 무대예술상인 키쿠타 카즈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공연에서 1000회를 돌파한 이 작품은 일본에서 가장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원래 쟈니즈의 공연은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판매 개시 전에 먼저 팬들을 상대로 티켓 구입 신청을 받은 뒤 추첨을 해서 미리 교부한다. 예매사이트를 통한 일반 판매의 경우 오픈과 동시에 바로 매진돼 버리기 때문에 팬들은 대부분 미리 신청하지만 이것도 경쟁률이 매우 높다. 좌석 등급은 올해의 경우 S석(1만2000엔)과 A석(8000엔)으로 나뉘었는데,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주말이나 좋은 좌석 등의 경우엔 10배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워낙 인기있는 공연이어서 가짜 티켓이 유통되는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PLAY ZONE>과 <엔드리스 쇼크> 외에 ‘쟈니즈표 뮤지컬’에는 <드림 보이즈(Dream Boys)>도 있다. 2004년 타키자와 히데아키, 2005년 칸쟈니 8 주연으로 만들어졌으나 2006년부터 캇툰의 카메나시 카즈야 주연으로 매년 9월에 공연되고 있다. 최근 ‘뮤지컬돌’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한국 뮤지컬계는 아이돌의 출연이 일반화 됐다. 그동안 소속 아이돌들을 출연시키며 뮤지컬계 시스템을 익힌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SM처럼 자금력까지 갖춘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경우 조만간 자체 제작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M은 아예 뮤지컬 제작 경험이 있는 프로듀서를 영입하기도 했다. 사실 SM이 그동안 쟈니즈의 전략 가운데 유일하게 따르지 않은 것이 바로 자체 제작 뮤지컬이다. 특히 <PLAY ZONE>과 <엔드리스 쇼크>처럼 아이돌 마케팅을 극대화한 작품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스스로 뮤지컬 제작 능력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이돌 팬들의 소비 패턴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제작을 유보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아이돌 팬덤이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점점 두터워지면서 머지않은 시기에 이런 작품을 만들 가능성도 충분히 대두되고 있다.
글: 장지영 (국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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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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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ok57**님 2013.04.06
카메는 2004년부터 드림보이즈 출연했구요, 타키자와군에게 물려받아서 2005년부터 좌장(주연)으로 하고있어요. 뭐, 무대는 성장하는데 크게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까 쟈니스에서는 지금처럼 무대를 계속 해줬으면하는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