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 인물사전] 1편 - 장발장, 자베르

단지 빵 하나를 훔쳤다고 장 발장은 19년이나 감옥에 갇힌 것일까? 판틴을 버리고 떠난 그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거리 소년 가브로쉬의 출생의 비밀은?

‘레미즈’에 대해 속속들이 밝혀지는 새로운 사실들에 감탄이 절로 난다.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었지만 목표달성이 쉽지 않았던 그대들에게, 플레이디비가 선사하는 속성 소설 읽어드림 서비스!

완역본으로 약 2,500여 쪽에 달하는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 구석 구석을 탐색해 알아낸 <레미제라블> 인물사전이 지금부터 펼쳐진다. 뮤지컬 장면들 속에 감춰진 놀라운 비밀들과 함께 ‘아는 만큼 보이는’ 공연 100배 즐기기에 도전해 보자.



* 수감 19년의 진실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과부가 된 누나와 일곱 조카들의 가장이 된 장 발장. 그들을 위해 밤에 빵집 유리창을 깨고 빵 하나를 훔치려 하나, 유리창을 깨는 소리를 듣고 달려 나온 주인에게 붙잡혀 법정에 가게 된다.
 
- 가택 침입 및 절도죄. 장 발장은 사격 솜씨가 좋은 밀렵꾼이기도 했는데, 사건 당시 총을 소지, 밀렵꾼에 대한 편견이 악영향을 미침. = 5년 형. 
- 첫 번째 탈옥: 복역 4년 째, 36시간 후 붙잡힘. +3= 8년
- 두 번째 탈옥: 복역 6년 째, 당일 붙잡힘. 간수에게 저항해 가중처벌. +5=13년
- 세 번째 탈옥: 복역 10년 째 시도 실패. +3=16년 
- 네 번째 탈옥: 복역 13년 째 시도 실패. +3=19년


* 여섯 개의 이름
- 잔 마티외 : 어머니가 부르던 이름 (정식 이름인지는 확실하지 않음)
- 부알라 장 : 아버지가 부르던 이름 (‘저 장이라는 놈’이란 뜻)
- 장 발장 : 부알라 장이 변형된 것으로 추측.
- 마들렌 : 가석방 후 몽트뢰유 쉬르 메르에서 지낼 때 그곳 사람들이 부르던 이름.
- 윌팀 포슐르방 : 코제트와 함께 수도원에서 숨어 살 때의 가명. 당시 수도원의 정원사로 일하고 있던 포슐르방(과거 기중기에 깔려있다 장 발장이 구해준 노인)의 동생인 것처럼 위장한 것임.
- 르블랑 : 뤽상브루 공원에서 장 발장과 코제트를 본 마리우스는 이름 모르는 노인을 르블랑이라고 지칭함.

* 죄수번호 9430
뮤지컬에서 장 발장은 한 번 감옥에 들어가 19년 형을 살지만(첫 번째 죄수번호 24601), 소설에서는 누명을 쓰고 붙잡힌 무고한 사람을 외면할 수 없어 스스로 재판장에 가서 자신이 장 발장임을 밝힌 후 다시 형무소에 수감된다. 이 때 얻은 두 번째 죄수 번호가 9430.

* 두 번의 부활
모두 뮤지컬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부분.

① 1823년 7월 두 번째로 형무소에 갇힌 장 발장. 그 해 11월 선박에서 노역 중 밧줄에 매달린 선원을 구조하고 돌아오는 길에 군함 사이로 떨어져 익사한 것으로 알려지나, 숨어 있다 탈출함.

② 자베르의 추적을 피해 코제트와 함께 담을 넘어 수도원으로 들어왔지만 그곳에서 남자가 살기 위해서는 정식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미 들어와 있는 것을 비밀로 하고, 마침 수도원에 죽은 이가 있어 그 대신 빈 관에 장 발장이 숨어 들어가 밖으로 실려 나간 후 수도원 정원사의 동생과 자신의 딸로 가장해 다시 수도원에 들어와 5년 간 지낸다.


* 마리우스, 저리 가!
코제트와 마리우스가 서로 호감을 갖고 있다는 걸 눈치 챈 장 발장은 이들이 마주치는 뤽상부르 공원 산책 시간을 바꾸거나 늘 앉던 벤치를 바꾸고 때론 혼자 산책에 나가는 등 이들 사이를 일부러 멀어지게 만들다 결국 영국으로 이사할 계획까지 세운다.

이는 연애 한번 해 보지 못하고 참다운 가족애를 경험하지 못했던 장 발장이 일생 동안 자신의 애정을 쏟고 기쁨을 느꼈던 삶의 이유, 코제트를 잃을까 두려우면서도 복잡했던 감정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 백 억의 유산
코제트가 결혼할 때 이들 부부에게 준 돈 약 60만 프랑.
(현재 시가 약 100억 원)

장 발장이 과거 공장을 운영하면서 벌었던 돈으로 당시 몽트뢰유 쉬르 메르는 영국 흑옥과 독일 흑구슬을 세공하는 특수 공업이 발달했다. 그는 수지 대신에 칠을 사용하고, 팔찌에 쇠고리를 용접하는 대신 끼우기만 해도 되는 새로운 쇠구슬 사용 제조법을 개발, 큰 소득을 얻었다. 또한 고용 창출, 이익 분배, 사회 환원 등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공헌을 해 존경을 받았다.




* 내 고향은 감옥
카드 점쟁이 어머니와 죄수 아버지를 두고 감옥에서 태어난 자베르. 인간의 두 부류(사회를 지키는 자와 공격하는 자) 중 자신의 엄격, 규율, 정직의 본성과 더불어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증오심을 깨닫고 사회를 지키는 자, 경찰이 되기로 결심한다.

* 충직한 경찰 자베르
소설에 묘사된 자베르는 그 이름만으로 죄인들이 줄행랑을 칠 정도로 능력있는 경찰이다. 특히 그의 생활은 청빈, 헌신, 청렴, 유흥의 전무 등으로 묘사되며, 누구보다 충실한 경찰이었음은 아래 세 가지 증거로 확인할 수 있다.


- 빠른 승진
파리 경찰청장이었던 국무 대신의 비서관의 후원으로 40세 이른 나이에 사복 경찰로 승진한다.

- 스스로 파면 요청
몽트뢰유 쉬르 메르 시장이자 공장장으로 전 시민의 존경을 받고 있던 장 발장을 유일하게 의심했던 그. 파리 경찰청장에 조용히 시장을 고발하나 샹마티외 영감이라는 자가 장 발장으로 붙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진짜 장 발장에게 가서 ‘하급 관리인 자신이 행정관인 시장을 심하게 모독했다’고 고백하며 스스로에게 죄를 물어 자신을 파면시키라고 말한다.

- 유서 ‘행정을 위한 메모’
그간 장 발장이 보여온 거대한 관용에 일생 동안 지켜온 악에 대한 자신의 신념이 무너지는 걸 느끼는 자베르. 센 강에 뛰어들어 자살하기 직전, 한 초소에 들어가 쓴 유서 ‘행정을 위한 메모’를 남긴다. 훌륭한 직무 수행을 위한 10가지 의견이 적혀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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