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년! 저력의 스테디&베스트셀러 무대들

요즘같이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강산도 수십 번 변했을 10년의 세월 동안 저마다의 매력을 바탕으로 여전히 관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저력의 작품들을 소개해 본다.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 두 개의 타이틀을 동시에 안고 10년의 역사를 이뤄온 이들 작품을 아직 못 만나보았는가? 누구든지 어떤 작품을 선택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10년의 역사를 만든 힘이라는 것이다.


<빨래> 이주노동자, 비정규직 등 이 시대의 이슈들을 위로와 희망의 이름으로 풀어내다
작/연출
추민주
작곡/음악감독 민찬홍
초연 2005년 4월 14일~5월 1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현 공연예술박물관)
올해 공연 2015년 6월 16일~ 2016년 2월 28일 동양예술극장 1관

줄거리 강원도에서 올라와 서울 달동네 반지하방에 살고 있는 주인공 나영은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힘겨운 서울살이를 이어가고 있다. 어느 날 빨래를 널러 옥상에 올라간 나영은 맞은 편 집 옥상에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 솔롱고를 만나고 이들은 점차 사랑에 빠진다. 이주노동자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과 예기치 못하게 벌어지는 일들이 이들을 힘들게 하지만, "빨래가 바람이 나부끼는 것처럼 우리네 인생도 바람에 맡겨보는 거야"라며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는다. 함께 위로를 나누며 살아가는 동료들, 사연 많은 동네 주민들 또한 힘겨운 서울살이를 버티게 해 주는 조력자들이다.

역사 200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품으로 시작했다. 2005년 초연 당시 현재 공연 배달서비스 간다의 대표이자 연출가인 민준호가 주인공 솔롱고 역과 안무를 맡았으며, 이후 10년 동안 홍광호, 임창정, 김재범, 박호산, 성두섭, 이규형, 이주광, 김종구 등을 포함해 123명의 배우들이 <빨래> 무대에 섰다. 약 3천 여 회 공연 동안 50만 명의 관객들이 관람했으며, 2005년 한국뮤지컬대상 작사/극본상, 2010년 더뮤지컬어워즈 작사작곡상, 극본상을 수상했다. 2012년 중,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빨래> 대본 일부가 실렸으며, 2012년, 2015년 일본에 수출, 라이선스 공연을 올렸고 2016년에는 중국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공연이 17번째 프로덕션이다.


<맨 오브 라만차> 이룰 수 없는 꿈이라 해도 정의와 사랑을 믿고 가리라
데일 와써맨(Dale Wasserman)
작사 조 대리언(Joe Darion)
작곡 미치 리(Mitch Leigh)
한국 초연 2005년 7월 30일~8월 2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올해 공연 2015년 7월 30일~11월 1일 디큐브아트센터

줄거리 지하 동굴감옥에서 종교 재판을 기다리던 작가 세르반테스는 자신이 쓴 소설을 통해 스스로를 변호한다. 소설 속 시골 노인 알론조는 정의의 수호자인 늙은 기사 돈키호테로 변신해 무모하고 우스꽝스러운 일들을 벌인다. 풍차를 괴수 거인으로 알고 달려들거나 여관 하녀 알돈자를 아름다운 여인 둘시네아라고 우기는 등 돈키호테의 기이한 행동은 사람들이 그를 미친 노인으로 보게 만들지만 자신의 꿈과 신념을 향해 주저하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삶의 자세가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세르반테스를 비롯한 감옥 안 사람들이 극중극을 펼치는 배우로 변신하는 것 역시 눈길을 끈다.

역사 한국 초연 공연명은 <돈키호테>. 스페인 작가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1965년 11월 22일 뉴욕 워싱톤 스퀘어 시어터에서 막을 올렸다. 화려한 쇼 뮤지컬들 속에서 삶에 대한 다소 무겁고 진지한 시선을 지녀, 많은 이들이 흥행을 비관했던 이 작품은 예상과 달리 뉴욕 뿐 아니라 한국 관객들에게도 대단히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의와 사랑, 신념에 대해 자신의 가치관을 굽히지 않고 전진하는 돈키호테의 모습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각박한 삶에서 잃어버린 가치, 신념 등을 되돌아 보게 해 준다는 평이다. 이룰 수 없는 꿈이라 해도 믿고 나가겠다는 내용의 '임파서블 드림' 등 내용과 멜로디가 주옥 같은 많은 넘버들 역시 작품과 함께 큰 사랑을 받아 왔다.

초연 당시 김성기와 함께 주인공 돈키호테 역을 맡았던 류정한은 2008년, 2010년, 2012년에 이어 올해 공연에서도 주연을 맡아 역대 돈키호테 중 최대 시즌 출연 기록을 세웠고 2007년 공연으로 더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조승우 역시 2007년, 2013년 공연에 이어 올해 10주년 무대에 오른다. 이발사 역의 김호는 초연을 제외한 전 시즌 공연(2007년~2015년), 전 회차(505회)에 연속 출연하고 있다.


<춘천 거기>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괴로워하고. 그것이 우리의 사랑
작/연출
김한길
초연 2005년 7월 1일~24일 동숭무대 소극장
올해 공연 2015년 7월 2일~8월 30일 유니플렉스 3관

줄거리 결혼한 친구와 사랑에 빠진 선영, 선영을 사랑하지만 아내를 외면하지 못하는 명수. 서로 사랑하지만 각자 과거의 연애사를 알고 있어 괴로운 대학 선후배 영민과 세진. 그리고 첫 눈에 반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응덕과 주미,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맘 속에 품고 있는 수진, 지환, 병태 등 아홉 명의 젊은이들이 춘천의 한 펜션에 모이게 된다. 소풍 온 것처럼 들떠 있던 이들은 점차 얽히고 설킨 사랑에 대한 감정으로 서로 부딪히고 또 껴안는다.

역사 배우와 제작진, 그들의 지인 등 12명이 각각 100만원씩을 더해 제작비를 만든 '백만송이 프로젝트'로 무대에 오른 작품이다. 초연 당시 특별한 홍보나 마케팅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입소문만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낳으며 3차 연장 공연까지 이어졌었다. 2,30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고민을 폼 잡지 않는 유머와 자연스러운 대사들로 풀어내 더욱 친근한 동시에 때때로 등장하는 문학적인 독백들은 작품의 분위기를 아련하게 만들기도 한다.


<노래하듯이 햄릿> 햄릿의 영혼을 달래주는 신명나는 난장굿
연출/번역/대본
배요섭
음악 한정림
초연 2005년 9월 28일~10월 5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현 공연예술박물관)
올해 공연 2015년 6월 6일~21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줄거리 광대들이 죽은 햄릿이 남긴 수첩을 발견해 그 안에 담긴 햄릿의 삶을 이끌어 낸다. 아버지의 죽음, 아버지의 동생과 곧바로 결혼한 어머니 등 햄릿을 괴롭혔던 일들이 광대들의 재현을 통해 구슬프게, 또는 익살맞게 풀어진다.

역사 공연창작집단 뛰다는 배우의 몸, 소리, 광대, 오브제 등에 대한 연구와 실험으로 유명한 집단이다. 인형과 가면, 광대 등을 활용해 신선한 연극 언어를 만들고 있는 그들의 대표작 중에 하나가 바로 <노래하듯이 햄릿>이다. 등장하는 광대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고, 이들의 다양한 신체 활용, 쉼 없이 등장하는 인형과 오브제들로 풀어지는 햄릿의 속마음은 현대인에게 예상치 못한 감동과 웃음을 안긴다. 한정림 작곡가의 음악 역시 빠질 수 없는 부분으로 올해 10주년 공연에서는 한정림이 이끄는 피아노, 첼로, 퍼커션 등의 라이브 연주가 공연과 함께 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