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본 일기 1편] 여행, 떠나고 싶다.



2016.01.06 수요일

여행, 여행을 떠나고 싶다!
매일 지겹게 반복되는 쳇바퀴 같은 하루, 지겹다 정말.

진짜 무작정 떠나고는 싶은데
몸은 회사에 얽매여 있고,
돈은 적금과 월세에 묶인 내 비루한 인생.

사실 떠난다고 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를 해야할 지도 모르겠고…
여행 가서 안 좋은 일을 당할까봐 무섭기도 하고…

아, 나만 이렇게 사는건가...?





Re: 여행을 고민하는 너에게

말없이 일기장을 훔쳐봐서 미안.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하는데…맞다.

정말 떠나보면 역시 어른들 말씀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 고생한 만큼 얻는 것이 참 많다.

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 현관문을 열고 나오는데
매일 다니던 그 길이 너무나 다르게 느껴졌다.
어제도 그제도 이런 기분이 아니었는데…

여행을 떠나는 그 순간부터
난 아주 조금씩 변화를 하고 있었다.

떠나기 전에는 모른다.



여행지에 대해 누군가로부터 들은 정보나
인터넷으로 보았던 후기들은
떠나는 순간 나와는 먼 이야기가 된다.

떠나는 그 순간부터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이
그 여행에 대한 나만의 온전한 기억이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내가 가보지 않았던 곳을 간다면
거기서부터 여행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가장 필요한 것은 여행을 떠나는 내 마음이다.

물론 여행을 하는 동안 한국에서의
생활, 돈, 시간, 일 모든 것이 멈추어 버린다.
하지만 나의 시간은 멈추지 않았기에 괜찮다.

아니, 더 좋아졌다.

From. <인디아 블로그> 전석호

구성 : 조경은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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