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의 54년 연기 투혼 빛나는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작성일201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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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첫 공연에서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이듬해 앵콜공연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가 2년 만에 돌아온다. 제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인 이 연극은 작가 김광탁이 자신이 실제 겪은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으로, 간암 말기로 죽음을 앞둔 아버지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덤덤히 풀어냈다. 올해는 드라마 <토지><연개소문>, 연극 <황금연못>의 이종한PD가 연출에 나서 기대를 모은다.
지난 두 번의 공연에서 이 연극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한 가지 이유는 작품의 깊이다. 작가 김광탁은 고통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버지가 ‘굿을 해달라’고 청했던 것에 충격을 받아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육체적인 아픔도, 고향을 향한 한없는 그리움도 그저 마음속에 묻어두고만 살았던 아버지에 대한 위로의 굿으로 이 작품을 쓴 것이다. 이같은 작가의 진심은 무덤덤한 듯 하면서도 한 마디 한 마디 잔잔한 울림을 주는 대사로 작품에 녹아들었다.
지난 두 번의 공연에서 이 연극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한 가지 이유는 작품의 깊이다. 작가 김광탁은 고통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버지가 ‘굿을 해달라’고 청했던 것에 충격을 받아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육체적인 아픔도, 고향을 향한 한없는 그리움도 그저 마음속에 묻어두고만 살았던 아버지에 대한 위로의 굿으로 이 작품을 쓴 것이다. 이같은 작가의 진심은 무덤덤한 듯 하면서도 한 마디 한 마디 잔잔한 울림을 주는 대사로 작품에 녹아들었다.
아들: 예?
아버지: 달이 떴나?
아들: 예. 달 떴어요.
아버지: 고향에도 달이 떴다.
아들: 예.
아버지: …
똑똑하고 잘난 첫째 아들과 달리 그저 착하기만 한 둘째를 걱정하는 부모, 눈치도 맵시도 없지만 정 많고 살가운 며느리, 옆집 일을 제 일처럼 걱정하는 이웃 정씨 등의 캐릭터는 마치 지금도 어느 시골 마을에 생생히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듯 생생하고 정감이 넘친다.
이러한 작품의 매력을 십분 살려낸 것은 배우들일 것이다. 신구와 손숙은 초연부터 아버지, 어머니를 맡아 작품에 깊이를 더했고, 정승길, 서은경, 이호섭 등의 연기파 중견 배우들의 활약도 컸다. 무엇보다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흥행의 중심에는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꽃할배’라는 애칭을 얻은 신구의 존재가 있었다.
2013년, 2015년 두 차례 방영됐던 <꽃보다 할배>에서 그는 노년으로 접어든 나이에도 여전히 새로운 풍경에 설레어 하고 낯선 것에 기꺼이 마음을 열고 체험하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실수를 해봐야 고쳐지고 선택하고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등의 말은 ‘신구 어록’으로도 회자되며 청년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그의 말이 감동적이었던 것은, 오랜 무명시절을 거치면서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놓치지 않았던 삶이 그 이면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1962년 데뷔해 올해로 연기인생 54년째를 맞은 그는 지금도 매니저나 코디네이터 없이 직접 차를 운전해 연극 연습실이나 드라마 촬영장을 분주히 오가고, 매일 아침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한다.
그는 플레이디비와의 인터뷰에서도 열정과 지혜가 담긴 이야기로 감동을 전한 바 있다. 당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무명시절을 거쳐 두각을 나타낸 후배 배우 이희준을 독려하며 했던 말이다.
“내가 사는 인생이고 하나밖에 없는 건데, 하다가 완성은 안되더라도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산다는 게 의미가 있지. 스스로 인생을 디자인하면서 하나밖에 없는 내 인생 내가 즐겁게 사는 게 제일이야, 지금 내가 돌이켜 보면.”(2014년 3월)
배우로서의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는 이런 말을 남겼다.
특히 인터뷰 때마다 기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연극을 향한 노배우의 각별한 애정이다.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던 그는 방송으로 진출한 후에도 무대와의 인연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연극에 출연했다. 연극을 할 때는 최대한 다른 일정과 겹치지 않게 조율해 연습에만 집중하는 것이 그의 철칙. 그가 꼽는 연극의 매력은 ‘살아 있다는 것’이다.
관객과 눈앞에서 교감하는 희열을 잊지 못하는 그는 “사람 마음을 움직이더라”고 평했던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의 무대에 세 번째로 다시 오른다. 올해는 신구·손숙과 함께 아들 역의 정승길, 며느리 역의 서은경, 그리고 정씨 역의 새 멤버 최명경이 무대에 선다.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오는 4월 9일부터 24일까지 단2주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펼쳐지며, 티켓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글/구성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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