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아가 전하는 싱가포르 <위키드> 생생현장
작성일2012.04.23
조회수20,425
글/사진 : 정선아
지난 몇 년간 정말 쉴새 없이 달려왔던 것 같다. 그래서 오랜만에 계획한 여행!
곧 한국에 <위키드>가 공연된다는 반가운 소식에 쾌재를 불렀던 나는 이 급한 성격에, 쉬는 동안 싱가포르로 날아가서 먼저 공연을 보기로 했다. 더욱이 공연도 보고, 제작사의 도움으로 배우와 스텝들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져 더욱 기대되고 긴장되었다.
<위키드>는 모든 여배우가 가장 선망하는 최고의 작품일 것이다. 나 역시 가장 좋아하는 작품! 몇 년 전 뉴욕에서 한번 본 후 두 마녀의 열성 팬이 되었다.
4월 11일. 처음 방문하는 싱가포르 공항. 장대 같은 비가 쏟아져 기상이 좋지 않음 어쩌나 걱정하며 공항을 나섰는데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맑게 갠 하늘은 깨끗하다. 소문만 들었던 도시를 더욱 반짝거리게 했다. ‘스콜’이란 거란다. 우기가 아닌데도 하루에 한번씩은 꼭 온다고 하니 자연의 섭리가 신기할 따름이다. 빗속을 뚫고 야자수가 잘 정리된 도로를 감상하며 20분 정도 달리니 거대한 빌딩숲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호텔에 도착하니 건너편 벽면을 둘러싼 엄청난 사이즈의 <위키드> 광고판이 눈에 띄었다. 호텔 앞에 대기 중인 택시도 모두 <위키드> 그림으로 꾸며져 있었고 호텔 로비 역시 <위키드> 관련 진열대가 가득했다. 한 도시 전체를 <위키드>가 삼켜 버린 듯 했다.
공연시작을 알리고 익숙한 인트로 음악에서부터 공연에 푹 빠져들기 시작했다 평소에 <위키드> 음악을 너무나도 즐겨 듣고 뉴욕에서도 공연을 보고 와서 그런지 더욱더 음악과 스토리에 빠져들었다. 화려한 세트, 의상과 색감은 말할 것도 없고 엘파바의 디테일 한 감정표현과 폭발적인 가창력, 글린다의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의 사랑스런 캐릭터 연기는 공연 보는 내내 웃음을 자아냈다.
두 여배우 서로가 주고받는 에너지와 호흡이 너무 좋았다. 그 쌓아온 서로의 호흡은 공연의 막바지 ‘For Good’이란 곡으로 정점을 찍으며 관객에게 폭풍감동을 몰아친다. 이렇게 2시간 40분은 훌쩍 지나가고 커튼콜. 벌떡 일어나 한참을 박수 쳤다.
만약 내가 이 공연을 하게 된다면 어떤 역을 할까? 그리고 누구와 하게 될까? 그런 행복한 상상으로 가득했다.
실제로 만났을 때 그녀의 손은 연한 그린 빛을 그대로 띄고 있었다. 엘파바 역만 4년 가까이. 아무리 깨끗이 지운다 해도 남아있는 엘파바의 흔적은 이 역할에 쏟은 열정을 말해주는 훈장과 같다고 해야 하나. 매 공연마다 이런 분장을 하고 지우고, 보통의 열정과 프로정신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엘파바의 피부색이 그저 단순한 그린이 아닌 찬란한 에메랄드 빛으로 느껴지는 이유일수도.
이번 투어 프로덕션은 브로드웨이 공연에선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고급스러움이 있었다. 너무 좋았다. <위키드>를 하고 싶었지만 이번 만남 후 더욱 하고 싶어졌다. 무대 뒤에서 만난 배우와 스텝들의 열정과 따뜻한 기운이 한국의 무대 위에서도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달되기를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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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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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donio**님 2012.04.28
와~ 정말 기대 됩니다 ㅎㅎ 멋진 모습 보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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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tjs28**님 2012.04.26
어제 쇼케이스 다녀왔는데요, 멋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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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a1**님 2012.04.24
정선아 배우가 위키드 분장을 하는 모습을 보니 언젠가~ 초록마녀로 변신^^ 한 모습이 상상됩니다. 정말 위키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