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사이공> 조상웅의 웨스트엔드 다이어리
작성일2015.12.03
조회수13,311
쏜살같이 지난 간 영국에서의 7개월
지난 4월 중순 봄 날씨가 화창할 때 런던에 도착했다. 첫 공연을 올린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7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런던은 한창 겨울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런던 도착 후 쉴 틈도 없이 짐을 풀고, 시차 적응을 하기도 전에 다음날부터 <미스사이공> 연습 리허설에 참가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도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그때는 더 알아듣지도 못하고 의사 전달을 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주변 동료들과 스텝들이 친절하게 대해주고 배려해준 덕분에 힘들었던 시간들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한 달여간의 리허설을 마치고 웨스트엔드 첫 무대에 올랐던 순간은 지금도 절대 잊을 수가 없다. 대한민국 배우로서 이름을 걸고 올라가는 무대이기에 더 좋은 모습으로 잘 해내고 싶었다. 그렇게 공연이 올라가고 6개월째 계속 <미스사이공>은 쉬지 않고 공연 중이다.
공연을 위한 스탠바이 상태, 나의 하루
<미스사이공>은 기본적으로 모두 원 캐스트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나의 모든 스케줄은 공연에 맞춰져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은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하루 일과를 소개해볼까 한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면 목 상태를 확인한다. 투이 곡은 워낙 고음이라 항상 조심할 수 밖에 없다. 물 한 잔과 함께 주스를 마시고 집 근처 세인트 제임스 공원에 나가 조깅을 한다. 참고로 세인트 제임스 공원는 영국 3대 공원 중 하나로,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이기도 하다. 지금은 날씨가 추워져 바람도 많이 불고 쌀쌀하지만 공기가 좋고 경관이 아름다워 하루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좋은 곳이다. 그 시간은 나에게 하루 일과를 생각하고 해야 할 일 등을 정리하기도 하는, 최고의 힐링 타임이다.
상쾌한 아침 산책 후, 집에 들어와 쉬면서 밥도 먹고, 차도 한 잔하고, 노래 연습도 하고, 휴식을 취하다 극장 갈 준비를 한다. 집이 트라팔가 광장 근처인데 집을 나서 극장 가는 길은 항상 현지 사람들, 관광객, 거리 퍼포먼스를 하는 예술가들로 붐비고, 내셔널 갤러리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웨스트엔드의 많은 극장들을 지나갈 때면 매번 ‘아 여기가 정말 뮤지컬의 본고장이구나. 멋지고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도 이곳 못지않게 ‘정말 많이 성장하고 발전되어 가고 있구나’라는 것도 느낀다.
극장에 도착해서는 다같이 모여 몸도 풀고 발성 연습도 하고 리허설를 한다. <미스사이공>은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배우들이 모여서 그런지 다른 컴퍼니에 비해 더 유대 관계가 끈끈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어 좋다. 오늘은 특별히 킴 역의 커버배우인 한국배우 김수하와 같이 무대에 서는 날이다. 수하는 첫 공연부터 지금까지 너무나도 멋지게 역할을 소화하고 있어 같은 한국인으로서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이렇게 하루 공연을 마치면 또 내일 있을 공연을 위해 집으로 들어와 잠자리에 들게 된다. 하루하루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지만 가끔은 타국에서 외롭고 힘들고 지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정말 나에게 힘이 되고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 또한 역시 무대인 것 같다. 무대 위에서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시간이다. 그 시간이 존재하기에 힘든 순간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것 같다.
더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이제 내년 2월 27일이면 <미스사이공>이 막을 내린다. 정말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때까지의 바람이 있다면 같이 공연하는 모든 동료들, 스텝들 모두 몸도 마음도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무사히 웃으며 마지막 공연까지 함께하고 싶다. 남은 시간, 다시는 없을 수도 있는 이 소중한 시간 속에서 더 많이 느끼고 공부하고 배워서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배우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여러분 곧 돌아갈 테니, 기다려주세요!
글/사진/영상: 배우 조상웅
지난 4월 중순 봄 날씨가 화창할 때 런던에 도착했다. 첫 공연을 올린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7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런던은 한창 겨울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런던 도착 후 쉴 틈도 없이 짐을 풀고, 시차 적응을 하기도 전에 다음날부터 <미스사이공> 연습 리허설에 참가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도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그때는 더 알아듣지도 못하고 의사 전달을 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주변 동료들과 스텝들이 친절하게 대해주고 배려해준 덕분에 힘들었던 시간들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한 달여간의 리허설을 마치고 웨스트엔드 첫 무대에 올랐던 순간은 지금도 절대 잊을 수가 없다. 대한민국 배우로서 이름을 걸고 올라가는 무대이기에 더 좋은 모습으로 잘 해내고 싶었다. 그렇게 공연이 올라가고 6개월째 계속 <미스사이공>은 쉬지 않고 공연 중이다.
공연을 위한 스탠바이 상태, 나의 하루
<미스사이공>은 기본적으로 모두 원 캐스트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나의 모든 스케줄은 공연에 맞춰져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은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하루 일과를 소개해볼까 한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면 목 상태를 확인한다. 투이 곡은 워낙 고음이라 항상 조심할 수 밖에 없다. 물 한 잔과 함께 주스를 마시고 집 근처 세인트 제임스 공원에 나가 조깅을 한다. 참고로 세인트 제임스 공원는 영국 3대 공원 중 하나로,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이기도 하다. 지금은 날씨가 추워져 바람도 많이 불고 쌀쌀하지만 공기가 좋고 경관이 아름다워 하루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좋은 곳이다. 그 시간은 나에게 하루 일과를 생각하고 해야 할 일 등을 정리하기도 하는, 최고의 힐링 타임이다.
상쾌한 아침 산책 후, 집에 들어와 쉬면서 밥도 먹고, 차도 한 잔하고, 노래 연습도 하고, 휴식을 취하다 극장 갈 준비를 한다. 집이 트라팔가 광장 근처인데 집을 나서 극장 가는 길은 항상 현지 사람들, 관광객, 거리 퍼포먼스를 하는 예술가들로 붐비고, 내셔널 갤러리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웨스트엔드의 많은 극장들을 지나갈 때면 매번 ‘아 여기가 정말 뮤지컬의 본고장이구나. 멋지고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도 이곳 못지않게 ‘정말 많이 성장하고 발전되어 가고 있구나’라는 것도 느낀다.
극장에 도착해서는 다같이 모여 몸도 풀고 발성 연습도 하고 리허설를 한다. <미스사이공>은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배우들이 모여서 그런지 다른 컴퍼니에 비해 더 유대 관계가 끈끈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어 좋다. 오늘은 특별히 킴 역의 커버배우인 한국배우 김수하와 같이 무대에 서는 날이다. 수하는 첫 공연부터 지금까지 너무나도 멋지게 역할을 소화하고 있어 같은 한국인으로서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이렇게 하루 공연을 마치면 또 내일 있을 공연을 위해 집으로 들어와 잠자리에 들게 된다. 하루하루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지만 가끔은 타국에서 외롭고 힘들고 지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정말 나에게 힘이 되고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 또한 역시 무대인 것 같다. 무대 위에서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시간이다. 그 시간이 존재하기에 힘든 순간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것 같다.
더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이제 내년 2월 27일이면 <미스사이공>이 막을 내린다. 정말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때까지의 바람이 있다면 같이 공연하는 모든 동료들, 스텝들 모두 몸도 마음도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무사히 웃으며 마지막 공연까지 함께하고 싶다. 남은 시간, 다시는 없을 수도 있는 이 소중한 시간 속에서 더 많이 느끼고 공부하고 배워서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배우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여러분 곧 돌아갈 테니, 기다려주세요!
글/사진/영상: 배우 조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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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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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5**님 2015.12.06
러브레터에서 상웅배우 좋았었는데 말이지요~ 웨엔에서 미스사이공 잘 마무리하시고 돌아오시길! 남은 3개월 힘내세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