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여름의 뜨거운 열기 ‘웨스트엔드 라이브(West End Live) 2008’

<그리스>에서 <하이 스쿨 뮤지컬>까지, <위키드>부터 <에비뉴 큐>까지 대사와 노래들을 완벽하게 외우는 뮤지컬 광팬들이 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수천 명이다.

이들이 모인 곳은, 6월 21일과 22일 이틀간 웨스트엔드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레스터 스퀘어에서 화려하게 개최된 '웨스트엔드 라이브 2008’. 초여름의 무료 야외 축제 ‘웨스트엔드 라이브’는 매년 웨스트민스터 시의회의 주관으로 치뤄지는 행사로 뉴욕의 ‘브로드웨이 온 브로드웨이(Broadway on Broadway)’와 비슷한 성격의 축제이다. 공연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었던 올 해 행사에는 현재 웨스트엔드에서 공연중인 대부분의 뮤지컬 팀들이 각 15분 정도의 쇼케이스 형식으로 참여해 광장에 설치된 야외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저지 보이스>, <위 윌 록 유> 등 다양한 공연 선보여

배우이자 TV 사회자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비긴스(Christopher Biggins)의 사회로 진행된 첫 날 행사의 시작은 <저지 보이스(Jersey Boys)>팀이었다. 그들의 대표곡인 '셰리(Sherry)', '오 왓 어 나잇(Oh What a Night)', '캔 테이크 마이 아이즈 오프 유(Can’t Take My Eyes Off You)' 등 귀에 익은 곡들에 이른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섰던 관객들은 환호하기 시작했다.  이 분위기에 이어, 힙합 뮤지컬 <인투 더 후즈(Into the Hoods)>팀의 비보이 댄스와 <위키드(Wicked)>팀의 주인공 앙상블은 특히 소녀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축제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첫날 행사의 백미 중 하나는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팀이었다. 영국을 대표하는 그룹 퀸(Queen)의 명곡들이 울려 퍼지자 야외공연의 특성상 20여명의 배우들과 함께 관객들이 하나가 되어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특히 팀의 마지막 곡으로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의 전주가 나가면서 관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함성과 환호와 함께 따라 불러 공연이 런던에서 롱런하고 있는 이유를 실감케 했다.

또 하나의 멋진 볼거리는 최근 새롭게 시작한 신작 뮤지컬 <네버 포겟(Never Forget)>팀의 무대였다. 영국의 아이돌 그룹이었던 테이크 댓(Take That)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뮤지컬은 원조의 그룹을 연상케 하는 다섯 남자 주인공들의 멋진 안무와 노래들로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뮤지컬 중의 하나인 조셉(Joseph and the Amazing Technicolor Dreamcoat)팀의 리 미드(Lee Mead) 역시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30여명의 어린이 코러스와 함께 열창한 '애니 드림 윌 두(Any Dream Will Do)'나 '클로즈 에브리 도어(Close Every Door)' 등의 노래들은 이제는 영국의 국민 가요가 되어버린 듯 했다.

이밖에도 <위키드>,<반지의 제왕>,<더티 댄싱>,<그리스>,<맘마미아!>,<버디>,<애비뉴 큐>,<하이 스쿨 뮤지컬>,<스톰프>,<사운드 오브 뮤직> 등 20여 개의 웨스트 엔드 공연 팀들이 이틀간에 걸쳐 각기 자신들의 공연 모습을 관객들에 선사하며 뜨거운 열기의 현장을 이어갔다.

내일의 웨스트엔드 스타들

미래의 코니 피셔, 드니스 반 오우튼, 리 미드를 꿈꾸는 어린 뮤지컬 예비 스타들의 발랄한 무대도 이번 행사의 볼거리로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내일의 스타들(The Stars of Tomorrow)’이란 부제 아래 실비아 영 시어터 스쿨(The Sylvia Young Theatre School), 웨스트엔드 키즈(West End Kids), 내셔널 유스 뮤직 시어터(The National Youth Music Theatre)에서 준비한 어린 학생들의 활기찬 뮤지컬 메들리들은 비록 완벽한 프로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자신감에 가득 찬 표정, 숙련된 노래와 안무들이 오랜 기간 동안 땀과 노력을 통해 단련된 것임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밖에도 이번 행사는 앞으로 있을 런던의 다른 축제들과 연계하여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였는데 ‘노팅힐 카니발’, ‘빅 댄스 2008’, ‘프라이드 런던 페스티벌’의 참가팀들이 무대 공연에 참여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런던의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소개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즐길거리 가득한 부대행사

행사장 주위를 둘러싼 30여 개의 부스에서는 다양한 전시 및 행사와 관련된 단체들의 소개와 워크숍 등이 참가자들을 더욱 즐겁게 하였다.

런던의 주요 갤러리와 박물관들이 전시와 워크숍에 참여하여 문화 예술을 더욱 가깝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영국 영화 협회(British Film Institute)를 필두로 개봉을 앞둔 여러 신작 영화들을 소개하는 자리도 함께 마련되었다. 특히 어린이들을 비롯한 가족들이 여러 행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한 주최측의 노력이 돋보였는데 페이스 페인팅, 파파라찌 경험, 아트 워크숍, 공연 메이크업, 인형극, 레고 블록 쌓기 등 대중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레스터 스퀘어 곳곳에서 벌어진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막대한 웨스트엔드 홍보 효과

이번 행사를 통해 런던 시민과 런던을 찾은 관광객들에게는 웨스트 엔드의 대표적 뮤지컬 공연들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매력적일 뿐 아니라, 런던의 여러 다른 문화 예술 행사들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가 함께 마련되어 있어서 더욱 재미를 더한 것 같다.

한편으로는 주최측 추산 15만 명이 이번 축제를 즐길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러한 행사를 통해 일차적으로 웨스트엔드 공연 산업에 많은 홍보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차적으로 파생되는 호텔, 레스토랑, 쇼핑 등의 관광 산업에도 장단기적으로 많은 긍정적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여러 측면에서 ‘웨스트엔드 라이브’는 이제 런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축제 중의 하나로 자리잡은 것 같다.

웹 사이트 www.westendlive.co.uk
사진제공 송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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