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5주년 특집③ “역대 빌리 한 자리에”

2010년 3월 31일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공연중인 런던 빅토리아 팰리스 극장(Victoria Palace Theatre)엔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바로 뮤지컬의 공연 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가 그것이었는데, 엘튼 존, 리 홀, 스티븐 달드리 등 작품을 만들었던 제작진들과 역대 빌리를 거쳐갔던 배우들, 웨스트엔드의 유명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 해 행사를 더욱 뜻 깊게 하였다. 더불어, 이 날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취재진과 공연을 보러 온 팬들로 인해 극장 안팎의 열기도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본 공연에 앞서 작품의 연출을 맡았던 스티븐 달드리(Stephen Daldry)는 무대위로 올라와 관객들에게 인사말을 전하며 공연의 5주년 의미를 설명하기도 하였는데, 뒤이어 극본, 음악을 맡았던 리 홀, 엘튼 존도 함께 무대에 올라 소감과 함께 작품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며 흥분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엘튼 존(Elton John)

특히, 이 작품의 음악을 맡았던 엘튼 존(Elton John)은 정치극으로서의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위치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실제로 뮤지컬이 영화의 아류로 평가 받기보단 또 하나의 독립된 무대극으로서 커다란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원인도 여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연출가인 스티븐 달드리의 인터뷰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뮤지컬은 영화를 기본으로 재작업 되었다기보다는, 텍스트를 바탕으로 창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다. 작품 속에서 한 소년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동화적 스토리와 그 소년이 속한 커뮤니티의 붕괴로 인한 현실적 고민이 대립되는 구조 속에서 관객들은 이 드라마의 독창성과 진실성을 발견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가진 역사적 배경과 독창성들이 전문가들로부터 이 작품을 2000년대 웨스트엔드를 대표하는 영국 뮤지컬로서 언급되는데 주저함이 없는 이유일 것 같다.

공연은 내내 축제 분위기

한편 이 날 공연은 다른 날 공연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공연의 성공적인 5주년을 축하하는 객석 분위기 덕에 배우들은 매 장면 장면 노래와 춤이 끝날 때마다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기 위해 얼마간은 기다려야 했고, 또 공연의 하이라이트 부분에선 커튼 콜이 아님에도 기립 박수가 터져 나오며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기도 하였다.

이날 빌리역의 배우 톰 홀랜드(Tom Holland)는 많은 손님들 앞에서 다소 긴장한 듯 보였으나 커다란 실수없이 공연을 멋지게 마무리 해 특별히 많은 박수를 받았다.


역대 영국 빌리들과 지금의 빌리, 마이클이 함께 한 스페셜 무대


빌리 메가믹스!

이 날의 뜨거웠던 열기는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의 커튼 콜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바로 역대 런던 빌리들의 깜짝 공연이 선보여졌던 것. 예상치 못한 이들의 등장은 관객들의 환호를 불러일으켰고, 더욱 예상하지 못한 이들의 단체 안무는(연출자인 스티븐 달드리는 이를 빌리 메가믹스라고 불렀다) 관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

22명의 역대 런던 빌리 중 19명이 함께 모여 보여준 빌리 메가믹스는 5년이 지난 지금 이미 훌쩍 커버린 초기 빌리들과 아직은 어린 현재 빌리들의 상징적 만남을 무대에서 실현시키며 작품에서의 상상력을 또 다른 의미에서 재현한 것이었다.

관객들은 이들의 성장에 깜짝 놀라면서도 이들의 건재함에 대견해 하는 듯 했으며, 특히 1대 빌리로 우리 나라에서도 유명한 리암 모어(Liam Mower)는 안무 막바지에 솔로 피루엣(Pirouette; 한 발로 도는 연속 회전)을 멋지게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모든 일정이 끝난 후 극장 로비와 무대 뒤에선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그 동안의 노력과 성공을 자축하는 파티가 있기도 했는데, 모두들 서로가 서로를 축하해주고 앞으로의 성공을 기원해주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빌리, 특집 기사를 마치며

런던, 호주, 브로드웨이 등 세계 각국의 빌리에 이어 오는 8월에는 '대한민국 빌리'가 탄생될 예정이라고 한다. <빌리 엘리어트> 한국 초연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반응, 런던 빌리들과는 분명히 다를 한국 빌리들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한국 무대는 오는 8월 엘지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사진제공: 매지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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