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네 남자의 악의 대결, 연극 <큐>
- 2016.05.12
- 황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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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명예욕에, 다른 이는 돈에, 그리고 또 한 사람은 살인에 미쳤다. 이들을 조종하는 나머지 한 사람은 어떤 쾌감에 미친 걸까?
'저마다 미친' 네 남자의 격렬한 부딪힘, 연극 <큐>의 일부가 지난 10일 공개되었다.
<큐>는 2014년 미국의 오프-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쇼케이스로 선보였던 작품으로, 젊은 창작자 요제프 케이(김정한)가 쓰고 연출했다.
"영화 <어벤져스>에는 영웅들만 나오는데 악당들만 나오는 작품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과연 악당들은 스스로를 악당이라 생각할까? 선이 때론 악이 되는 건 아닐까? 장면마다 힘의 구조가 바뀌는 파워게임이 될 것이다."(요제프 케이)
연극 <큐>의 작, 연출가 요제프 케이
수많은 아동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이 체포되고, 한 방송국 스타 프로듀서는 그를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생방송으로 그의 모습을 전국에 내보내려 한다. '모두가 그를 증오하며, 또한 그를 보기 원한다'는 프로듀서의 제안에 저마다의 욕망으로 들끓는 검사, 교도소장은 한 패가 되고, 이들 사이에선 살인마는 또 다른 도발을 이어간다.
눈빛 마저 오싹한 연쇄살인마 싱페이 역에는 김승대, 임철수, 강기둥이 나서고 파워게임의 판을 벌리는 방송국 프로듀서는 김기무, 이준혁, 주민진이 맡았다. 돈에 눈이 멀었지만 곧 치명적인 위험에 빠지는 교도소장 역은 김준겸, 차용학, 조훈이, 명예를 좇는 검사 역에는 고훈정, 김이삭, 박형주가 분한다.
무엇보다 독특한 것은, 프로듀서가 구성한 리얼리티 쇼와 그 뒷면에서의 이들 모습이 동시에 무대 위에 펼쳐진다는 것이다. 무대 곳곳에는 총 7대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촬영된 화면은 4대의 모니터를 통해 비춰진다. 관객들은 전체 극을 보는 동시에 TV로 리얼리티 쇼를 보는 시청자가 되는 셈이다.
프로듀서 이해만은 "실제로 극중 모니터에 비춰지는 장면을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일반인들도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라며 "공연계 한 획을 그어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경은 연쇄살인범이 범행을 저질렀던 자신의 아지트다. 어둡고 음산하다. 불안과 공포, 그 안에 잠재된 선과 악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일까. 공교롭게도 프로듀서 역을 맡은 김기무와 이준혁은 곧 아이 아빠가 될 예정으로, 이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와 표현 등을 받아들이기가 더욱 힘들었음을 토로했다. 연극 <큐>는 7월 3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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