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재즈페스티벌 2016의 '듣고 보면 이미 아는 노래'
- 2016.05.19
- 김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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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팻 메스니(Pat Metheny)
이번 서울재즈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는 바로 팻 메스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재즈 기타리스트이자 세계 3대 재즈 기타리스트로 손꼽히는 팻은 그래미상을 20번이나 수상할 정도로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재즈 아티스트다.
아직 그를 몰랐다면 '레터스 프롬 홈(Letter From Home)'부터 들어보길 권한다. 편안하고 차분하기 그지없는 그의 연주를 듣다 보면 심박수가 안정되고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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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크 론슨(Mark Ronson)
‘세계에서 가장 옷 잘 입는 남자’라는 수식어를 가진 마크 론슨. 그는 남다른 패션센스만큼이나 탁월한 음악적 역량을 자랑하는 영국의 프로듀서다. 우리나라에서 그가 유명해지게 된 결정적 계기는 브루노 마스와 작업한 곡 '업타운 펑크(Uptown Funk, 2014)'의 대히트다.
1990년대 후반 뉴욕에서 디제잉을 시작해 에이미와인하우스, 아델의 프로듀서로 활동하면서 쌓아 온 내공이 비로소 대박을 터뜨린 셈. ‘업타운 펑크’는 빌보드차트에서 14주연속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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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코린 베일리 래(Corinne Bailey Rae)
따뜻한 감성이 돋보이는 목소리를 가진 코린 베일리 래는 2006년 데뷔앨범 ‘코린 베일리 래’를 발매하며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날카로운 고음이나 화려한 기교를 내세우기 보다는 듣는 이들을 기분 좋게 만드는 편안한 템포의 음악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수 아이유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으로 코린 베일리 래를 꼽아 공공연하게 팬심을 드러냈는데, 이를 전해들은 코린 베일리 래가 러브콜을 보내면서 지난 2011년 내한공연 무대에 함께 서기도 했다. 그녀의 데뷔앨범에 수록된 ‘풋 유어 레코즈 온(Put Your Records On)’은 TV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단골넘버로 등장해 국내에서도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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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이슨 데룰로(Jason Derulo)
KBS <개그콘서트>에서 지난 4월까지 방송된 코너 ‘니글니글’을 기억하는가. 코너 중간중간 댄스장면에 깔렸던 끈적한 멜로디는 제이슨 데룰로가 2014년에 발표한 ‘위글(Wiggle)’이란 곡이다. 제이슨 데룰로는 그동안 다소 섹시한 분위기의 곡들을 발표했는데 덕분에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그의 뮤직비디오를 보려면 성인인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가 섹스어필로 뜬 팝스타라고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8살 때부터 자작곡을 만들며 일찌감치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걸어온 그는 안무도 직접 구성할 정도로 다방면에 재능을 갖고 있다. 지난 2015년 발표된 4집앨범의 타이틀 곡 ‘Want To Want Me’는 제이슨 특유의 팔세토 창법*이 돋보이는 시원한 느낌의 곡으로 송중기가 출연한 워킹화 CF에 삽입되기도 했다.
*팔세토 창법 : 두성을 넘어서는 높은 음역대의 가성으로 자유롭게 기교를 부리는 창법. 남자지만 여성보다 높은 음역대의 소리를 내는 카운터테너 등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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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바우터 하멜(Wouter Hamel)
우리나라에 장범준이 있다면 네덜란드에는 바우터 하멜이 있다. ‘벚꽃 엔딩’에 버금가는 달달한 멜로디로 큰 인기를 끈 ‘브리지(breezy)’는 네덜란드의 봄캐롤이라 할 만 하다.
‘미스터 실키 보이스(Mr. silky voice)’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부드러운 음색과 미소년 같은 외모를 가졌지만 라이브 무대에서는 관객을 휘어잡는 노련한 무대매너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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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
국내에서는 ‘편리왕’이란 애칭을 가진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는 로맨틱한 통기타 사운드로 유명한 노르웨이의 팝 듀오다. 지난 2013년 서울재즈페스티벌 메인 무대에 섰던 이들은 의외의 댄스(?)까지 선보이며 팬심을 휘어잡았다. 악기라곤 통기타 두 대가 전부지만 현란하고도 감미로운 연주에 관객 반응은 최고였다는 후문.
잔잔하고도 리드미컬한 전주를 자랑하는 곡 ‘미스에스 콜드(Mrs. Cold)’는 배우 공유가 출연한 커피 CF에 삽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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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데미안 라이스(Damien Rice)
심장을 파고드는 서정성 짙은 멜로디. 아일랜드 뮤지션 데미안 라이스의 노래는 전반적으로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러 차례 내한하면서 국내 팬들과 사랑에 빠진 ‘쌀 아저씨’ 데미안 라이스는 영화 <클로저>의 수록곡 '더 블로어스 도터(The blower's daughter)'로 유명하다.
실제 데미안 라이스가 클라리넷 선생님의 딸을 짝사랑했던 기억을 담아 만든 곡이라는 설이 있다. 애절하게 반복되는 후렴구 ‘아이 캔트 테이크 마이 아이즈 오프 유(I can't take my eyes off you)’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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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루퍼스 웨인라이트(Rufus Wainwright)
루퍼스 웨인라이트가 비틀즈의 곡을 리메이크 한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는 영화 <아이 엠 샘>의 주제곡으로 사용됐다. 지적장애를 가진 아빠와 속 깊은 딸의 애틋한 이야기는 나지막히 읊조리는 듯한 루퍼스 웨인라이트의 보컬과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
포크뮤지션인 어머니의 공연을 따라다니며 어릴 적부터 남다른 감성을 키운 그는 25세가 되던 1998년에 데뷔앨범을 발매하면서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받았다. 애니메이션 <슈렉>에 삽입된 ‘할렐루야(Hallelujah)’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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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더티 룹스(Dirty Loops)
삼성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는 기본 벨소리 ‘오버 더 호라이즌(Over the horizon)’이 내장되어 있다. 삼성은 새로운 갤럭시 시리즈를 발매할 때마다 유명 아티스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재해석 된 ‘오버 더 호라이즌’을 선보이곤 했다.
스웨덴의 인기밴드 더티룹스는 올해 출시된 갤럭시 S7을 위해 새롭게 만든 ‘오버 더 호라이즌’을 선보였다. 더티룹스 특유의 빠른 비트와 그루브, 청량감 넘치는 보컬은 원곡의 멜로디를 화려하게 장식했고 라이브 영상은 유투브 조회수 52만건을 넘겼다. 이번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도 대단할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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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에스페란자 스팔딩(Esperanza Spalding)
에스페란자 스팔딩의 이름이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게 된 것은 SBS의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때문이었다. 당시 크게 주목받는 출연자 중 한 명이었던 이진아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으로 에스페란자 스팔딩을 꼽았다.
반면에 심사윈원 박진영은 심사평 중 ‘에스페란자 스팔딩의 노래처럼 그루브가 없는 곡은 잘 듣지 않는다.’고 발언해 그녀의 팬들에게 원성을 듣기도 했다.
유명해진 계기는 독특하지만 실력있는 재즈 보컬임은 분명하다.
글 / 구성 :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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