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 뭐 볼지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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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마다 시행하고 있는 ‘문화가 있는 날’에는 공연계에 크고 작은 할인혜택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가격부담이 대폭 낮아짐에도 불구하고 선뜻 예매창을 열기는 쉽지 않다. 수많은 공연 중에서 어떤 공연이 재밌을지, 같이 보는 사람의 취향에는 맞을 만한 공연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는 6월 28일 문화가 있는 날, 어떤 공연을 보면 최고의 추억을 남길 수 있을까? 재미와 작품성이 검증된 뮤지컬, 연극만 골라 동반 관람인의 유형별로 적합한 공연을 정리했다. 문화가 있는 날 특별할인율도 함께 기재한다.

 
# 부장님부터 신입사원까지 함께 - <시카고> (25% 할인)
문화가 있는 날은 직장인들이 술 대신 공연, 전시, 영화를 관람하는 ‘문화회식’ 날로도 자주 이용된다. 문화회식을 기획하는 사원들은 부장님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두 재밌게 볼 수 있는 공연을 고르느라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폭넓은 연령층의 성인이 단체관람을 해야 한다면 오랜 기간 검증된 스테디셀러가 실패 확률이 적을 것.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7월 23일까지 이어지는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공연을 추천한다.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오래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로 손꼽히는 <시카고>는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유명세와 인기를 얻으려는 여죄수들의 암투와 동맹을 그린 작품이다. 8등신 배우들의 섹시한 안무와 파워풀한 재즈 넘버, 흥겨운 14인조 밴드의 연주가 어우러진다. 2015년 메르스 공포로 공연장이 텅텅 비었던 시기에도 객석점유율 85%를 달성했던 <시카고>를 고른다면 문화회식 실패확률은 제로에 가까울 것.
 
# 젊은 팀원들끼리 본다면 - <마타하리>(50% 할인), <킬미나우>(40% 할인)
지난 해 성공적인 초연에 이어 올해 다시 무대에 오른 <마타하리>는 프랭크 와일드 혼이 쓴 격정적인 넘버와 오필영 무대디자이너가 만든 웅장한 무대, 옥주현, 차지연 등 정상급 배우가 펼치는 열연과 노래 등 볼거리, 들을거리가 풍부한 공연이다. 초연 때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던 마타하리와 아르망의 러브라인도 스토리라인이 대폭 수정되면서 설득력 있게 다듬어졌다. 엄기준, 민영기 등 믿고 보는 뮤지컬 배우들은 물론 임슬옹, 정택운 등 아이돌 출신 배우들까지 가세해 타겟 관객층이 더 젊고 넓어졌다.
 
팀원들끼리 진한 감동을 공유하고 싶다면 연극 <킬미나우>를 추천한다. 장애를 가진 아들과 그를 헌신적으로 키우는 아버지, 부자간의 애틋한 정이 주요 정서지만, 장애인의 성(性) 등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주제에 대한 질문도 던진다. 후반부에서 눈물샘을 강하게 자극하니 손수건을 챙길 것. 공연관람 후 감상평을 주고 받으며 추억을 쌓기 좋은 연극이다.
 
# 부모님과 공연장 나들이 - <사랑은 비를 타고>(50% 할인), <난타>(50% 할인)
문화가 있는 날, 부모님을 모시고 공연장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가족애를 강조한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추천한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동생들을 위해 헌신해 온 형 ‘동욱’과 가출했다가 7년 만에 돌아온 무뚝뚝한 동생 ‘동현’이 서로에 대한 오해를 극복하고 화합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편안한 분위기의 서정적 멜로디가 넘버 전반에 이어지며 과하지 않은 코믹적 요소들이 극에 탄력을 더한다.
 
부모님께 화끈한 기분전환을 시켜드리고 싶다면 <난타>로 공연 나들이를 계획해보자. 급작스럽게 잡힌 결혼 피로연을 준비하게 된 요리사들이 주방에서 펼치는 코믹 액션 비언어극이다. 타악기와 몸짓만으로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극을 만들어 1997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 삼아 귀에 익을 뿐만 아니라 관객 참여 요소가 많은 편이어서 중장년층 관객들도 흥겹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 자녀교육과 재미를 동시에 - <진구는 게임중>(35% 할인)
어린 자녀와 함께 문화가 있는 날을 만끽하고 싶다면 교육적 효과와 재미를 동시에 잡은 연극 <진구는 게임 중>을 보러 가자. 게임중독에 빠진 진구가 게임 속 장면을 따라하다 실수를 저지르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을 날이 없는 아이 때문에 걱정이 많은 부모들뿐만 아니라, 잔소리에 시달리는 어린이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다. 단 두 명의 배우가 7개 배역을 소화해내는 연극적 재미와 더불어 라이브 밴드 연주도 흥을 더할 것.
 
# 공연을 처음 보는 친구와 함께라면? - <스페셜 라이어>(30% 할인)
공연을 본 적 없는 친구에게 무대예술의 맛을 보여주겠다고 단단히 벼르던 당신. 친구도 공연 마니아의 세계로 인도하고 싶다면 연극 <스페셜 라이어>를 선택할 것. 1998년 초연 이래로 대학로 오픈런 공연의 대명사로 자리잡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스페셜 라이어>는 초심자들도 쉽게 빠져드는 공연 중 하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이 불러오는 엉뚱하고 코믹한 상황들이 3초에 한번 꼴로 웃음을 터지게 만든다. 공연 20주년을 맞아 특별히 캐스팅된 이종혁, 원기준, 안내상, 서현철, 오대환, 안세하, 홍석천, 슈, 손담비, 나르샤 등의 스타들도 친구의 ‘공연 첫경험’에 강렬한 방점을 찍을 것이다.  
 
# 여자친구와 데이트한다면? - <김종욱 찾기>(67% 할인)
아직 서로 서먹한 연애 초기의 연인이라면 뮤지컬 <김종욱 찾기>로 사랑을 키워보자. ‘김종욱’이란 이름 석자 밖에 모르는 첫사랑을 찾기로 결심한 ‘그여자’와 그녀를 도와 김종욱을 찾는 ‘그남자’의 여정을 그렸다. 환상 속의 첫사랑보다는 가까이 있는 사람이 소중하다는 따뜻한 메시지 덕분에 연인간의 사랑이 더욱 피어날 것이다. 혼자서 스물세 개의 배역을 소화하는 멀티맨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글: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 : 인터파크 티켓, 플레이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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