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국내 초연 <3일간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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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3일간의 비>는 뚜렷한 교훈이나 감동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깊은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지난 22일 대학로에서 열린 연습공개 현장에서 배우들은 <3일간의 비>는 잔잔한 매력과 대본의 힘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연제작사 악어컴퍼니가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국내 초연되는 이 작품은 배우에서 연출로 잠시 역할을 옮긴 오만석과 최재웅, 윤박, 이윤지, 최유송, 이명행, 서현우, 유지안 등 쟁쟁한 출연진이 참여해 주목받은 바 있다.
 
연극 <3일간의 비>는 2003년 토니상 수상자인 미국 극작가 리차드 그린버그가 쓴 작품이다. 연극은 1995년과 1960년대를 오가며 전개된다. 죽은 아버지의 일기장을 발견한 워커와 그의 누이 낸, 그리고 이들의 친구 핍이 일기 내용을 토대로 과거의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배우들은 1995년을 사는 자녀 세대와 1960년대 부모 세대의 연기를 1인 2역으로 소화한다.  
 

작품은 1997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20년 만에 우리나라 무대에 처음 오른다. 오만석 연출은 이 작품이 정신없이 살아가는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생은 순간의 선택들이 모여서 만들어진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을지 무감각하게 선택하는 것들이 쌓여 결국 인생을 변화시킨다. 극 중 인물들이 매 순간 하는 선택들을 지켜보다 보면 나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하며 인생을 흘려보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될 것이다.”

 

작품은 긴장감 가득한 대화와 독백으로 채워져 있다. 어릴 적 부모로 인해 깊은 정신적 상처를 갖게 된 워커(최재웅, 윤박 분)는 예민하고 광기 어린 모습으로 낸(이윤지, 최유송 분)과 핍(이명행, 서현우 분)에게 험한 말을 퍼붓는다. 낸은 동생의 그런 모습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 까칠해진 상태. 어릴적부터 십수년간 워커의 비위를 맞춰가며 친구관계를 유지해 온 핍도 결국 응어리진 감정들을 폭발시킨다. 배우들은 섬세하게 다듬어진 문학적인 대사를 빠른 템포로 주고받으며 몰입감을 높인다.
 

국내 초연작인 만큼 각색에 공을 들였다는 오 연출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비교적 긴 기간동안 작업했다. 거의 재번역에 가까울 정도로 대사를 많이 매만졌다. 원래도 훌륭했지만 좀 더 이해하기 쉽고 매력적인 작품으로 다듬고 싶었다”고 제작과정을 설명했다.
 
극에 삽입된 피아노 연주곡들은 모두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작품이다. 서정적인 멜로디는 인물들의 심리를 대변하고 감정을 극대화해 전달하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연극 <3일간의 비>는 오는 7월 11일부터 9월 10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글: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 : 남경호(skarudg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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