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복선과 의미가 풍부한 작품” <3일간의 비> 개막

  • like4
  • like4
  • share
1960년과 1995년, 두 시대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부모와 자녀들의 모습을 담아낸 연극 <3일간의 비>가 국내 첫 무대에 올랐다. 이 연극은 2003년 < Take me out>으로 토니어워즈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리차드 그린버그의 작품으로, 이번 공연에선 배우 오만석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3일간의 비>는 1995년을 살아가는 남매 워커와 낸이 유명 건축가였던 아버지가 남긴 일기장을 통해 과거의 진실과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다. 부모와 자녀 세대의 삶이 교차되며 펼쳐지는 가운데 각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숨겨진 갈등과 고민이 하나씩 드러난다. 세 배우가 각기 1인 2역을 맡아 연기하는 공연으로, 배우들은 지난 6일 언론을 대상으로 일부 장면을 공개했다.
 
“그 누구도 그 일을 입에 담지 않았어요…그 끔찍했던 순간을요.”
극은 워커와 낸 남매가 어머니의 자살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남매는 우연히 발견한 아버지의 일기장 속에서 그 사건과 관련된 기록을 찾아보지만, 당시 아버지가 적은 일기는 너무도 짧고 간결하다.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던 부모가 한없이 의문스런 존재로 바뀌는 순간이다. 뒤이어 무대 곳곳에 드리워졌던 검은 천이 걷히고, 1960년대를 살았던 워커 남매의 아버지가 등장한다.
 
“곱씹어 볼만한 대사와 장면이 많은 작품이다.” 각색·연출을 맡은 오만석은 <3일간의 비>를 이렇게 표현했다. 드라마적으로 큰 변화나 반전은 없지만, 부모와 자식 세대의 서로 다른 삶과 각 시대의 사회상을 둘러싼 깊고 풍부한 의미를 담은 작품이라는 것. 오만석 연출은 “원작이 좀 길고 불친절한데다 담고 있는 이야기가 워낙 많아 관객들이 보다 더 쉽게 접근하실 수 있도록 손을 봤다”며 “공연을 본 후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전했다.
 
배우들도 입 모아 “재미있고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말했다. 들여다볼수록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되는 작품이자, 한 무대에서 부모와 자식을 번갈아 연기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라고. 유명 건축가 네드와 그의 아들 워커를 연기하는 최재웅은 “대본이 어려워서 정말 많이 공부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최대한 대본 안에서 길을 찾고자 했다”고 연습 과정을 전했고, 같은 역할의 윤박은 “숨겨진 복선과 단어들이 매우 많다. 그런 것들을 포착하시면 열 배 스무 배 더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네드의 친구 테오와 그의 아들 핍은 이명행과 서현우가 연기한다. 이명행은 연습 과정을 돌아보며 “이 작품을 통해 사랑의 순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고, 서현우는 “핍은 좀 더 포근하고 포용력 있는 성격이고, 테오는 냉철하고 예민한 성격이다. 그 차이를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윤지와 최유송은 낸과 라이나를 맡았다. <클로저>(2013) 이후 4년 만에 연극에 출연하는 이윤지는 “처음 번역본을 읽었을 때도 좋았지만, 연출님이 각색하신 버전을 보니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만큼 매력적인 작품으로 변해 있더라. 나도 그 사이 엄마가 되었는데, 이렇게 한 작품 안에서 엄마와 딸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을 것 같았다”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섬세한 드라마와 배우들의 탄탄한 호흡을 즐길 수 있는 연극 <3일간의 비>는 9월 10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공연

#다른 콘텐츠 보기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