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강하게 만드는 결핍의 힘…뮤지컬 <서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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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이 인간을 얼마나 강하게 만드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서편제>의 연출을 맡은 이지나가 남긴 말이다. 자신의 길을 위해 역경을 견디고 나아가 결국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품 속 내용이 오늘날 현대인들에게도 와닿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뮤지컬 <서편제>가 3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찾아왔다. 이청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가족을 이룬 세 인물이 전국을 유랑하며 겪게 되는 갈등을 그린다. 특히 예술가로서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걸어가면서 감당하게 되는 고난과 시련을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녹여내 이미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10년 초연을 시작으로 꾸준히 공연됐으며, 올해로 네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 조광화 작가, 이지나 연출, 윤일상 작곡가, 김문정 음악슈퍼바이저(왼쪽부터 시계방향)

지난 5일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서편제> 프레스콜 행사에서 이자람, 차지연 등 출연배우들은 주요 넘버들을 시연하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시연에선 최근 <팬텀싱어2> 등 여러 TV 프로그램에서 불려져 관심을 모은 <서편제>의 대표곡 ‘살다보면’을 비롯해 유봉과 동호의 갈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철없는 혈기’ 등 14곡의 넘버가 공개됐다.

이번 시즌에는 이지나 연출을 비롯해 윤일상 작곡가, 조광화 작가, 김문정 음악수퍼바이저 등의 원년 멤버들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제작진은 하나같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다시 작업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은미의 ‘애인있어요’, 김범수의 ‘보고싶다’ 등의 히트곡을 만들어 낸 윤일상 작곡가는 “시간이 지나고 보니 작품이 날 선택한 것 같다”며 “초연부터 함께한 만큼 애착이 갈 수밖에 없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김문정 음악슈퍼바이저는 “<서편제>는 같은 예술인으로서 반성하게 될 정도로 예술가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며 “판소리는 소재일 뿐이니 관객들이 선입견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조광화 작가는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여전히 끌어안아야 하는 모순적인 사회의 구조가 우리 민족의 한이라는 정서를 만든 것 같다. 그 한의 정서가 관객들에게 와닿는 것 같다”며 관객들이 <서편제>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초연부터 폭발적인 가창력과 섬세한 감정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이자람과 차지연은 다시 한번 송화 역을 맡아 더욱 무르익은 연기를 선보인다. 이자람은 “다시 한 번 어벤저스 팀이 뭉쳐 기쁘다”며 “이번 시즌에도 뚜벅뚜벅 열심히 걸어가겠다”는 합류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이번 시즌에는 강필석, 김재범, 박영수 세 배우가 동호 역으로, 이정열이 유봉 역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동호 역은 서양음악을 동경해 소리꾼이 되길 바라는 아버지 유봉과 끊임 없이 대립하는 인물. 강필석은 “첫 공연 때 울컥해서 눈물이 나온 적은 13년 만에 처음이었다”며 “무언가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가슴에 울림을 준다”고 동호 역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김재범 역시 “감정에 충실하다 보니 역할이 자연스럽게 소화가 되더라”며 강필석의 말에 동조했다.

유봉 역의 이정열은 “스무 살 언저리에 어깨 너머로 배웠던 우리 장단을 이제 무대에서 조금이나마 흉내 낼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고 무대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서편제>는 오는 11월 5일까지 가로수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계속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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