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고 방황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무대, <틱틱붐>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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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청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얼마 전 개막한 뮤지컬 <틱틱붐>에 대해 배우 이건명이 이같이 표현했다. 서른을 맞이한 청춘들의 치열한 고민과 우정, 사랑을 그린 이 공연에 대해 이건명은 “인생에서 크든 작든 어떤 언덕을 넘어갈 때 하게 되는 고민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뿐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작은 선물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지난 8일 대학로 TOM 1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이날 이건명을 비롯한 <틱틱붐>의 출연진은 약 30분간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브로드웨이 진출을 꿈꾸는 가난한 뮤지컬 작곡가 ‘존’과 그의 여자친구 ‘수잔’, 존의 절친한 친구 ‘마이클’의 이야기가 무대에 펼쳐졌다. 뮤지컬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못한 존은 서른 번째 생일을 앞두고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방황하고, 수잔은 그를 이해하면서도 뉴욕을 떠나 가정을 꾸리길 원한다. 배우였던 마이클은 진로를 바꿔 마케팅 전문가로 성공했지만, 그 역시 나름의 고민을 안고 있다.
 
이 뮤지컬은 <렌트>로 유명한 작곡가 조나단 라슨이 자신의 청춘 시절을 담아 만든 자서전적 작품이다. 제목 ‘틱틱붐’은 시계가 째깍째깍 돌아가는 소리를 표현한 의성어로, 존의 내면에 가득 찬 불안과 초조함을 표현한다. 이건명의 말처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혼란, 좌절과 고민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테마가 경쾌한 록음악과 함께 펼쳐졌다. 1인 다역으로 분하는 수잔, 마이클 역 배우들의 맛깔스런 연기도 재미를 더했다.
 
2010년에 이어 7년 만에 성사된 이번 공연은 출연진에게 매우 각별한 무대다. 존 역의 이건명과 수잔 역의 배해선, 마이클 역의 성기윤은 2001년 <틱틱붐>의 초연에 출연했던 원년 멤버이고, 이석준은 2005년에 출연한 바 있다. 또한 이석준·이건명·배해선은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틱틱붐> 출연을 결정했다고.  
 
<틱틱붐>에 다시 출연한 네 배우는 청춘 시절 출연했던 이 작품이 지금도 여전히 큰 감동과 위안으로 다가온다고 전했다. 이건명은 “그 때와 지금, 그리고 앞으로 50~60살이 돼도 ‘째깍째깍’하는 소리는 언제나 내 귀에 들릴 것 같다”며 <틱틱붐>이 다루고 있는 주제가 언제나 유효하다고 말했다.
 
“예전에 출연했을 때와 (작품) 분석이 조금 달라졌다”는 이석준은 “젊었을 때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에 초점을 맞춰 작품을 이해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 작품이 지금 주저앉고 싶어하는 모든 청년과 어른들에게 ‘괜찮아, 주저앉아도 돼, 부끄러워할 것 없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기윤은 “배우로서 무대 위에 서면서 매번 충족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교감이 잘 되는 배우들이 있지만 아닌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라며 “예전 <틱틱붐> 무대 위에서 누구 하나 자신을 뽐내지 않고 서로 교감하며 무대를 채웠던 기억이 있다. 지금 그 친구들과 함께 공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하다”며 함께 하는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학교 다닐 때 선배들과 언젠가 다시 뭉쳐서 공연을 올리자고 약속했었다.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꼭 필요한 자리였던 것 같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한 배해선은 “이번 공연을 통해 웰메이드 공연이 과연 무엇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크고 화려한 무대도 많이 서 봤지만, <틱틱붐>은 조금 부족한 게 있어도 가슴 속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살려주는 작품이자 정말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자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관객 분들도 우리가 느끼는 것들을 같이 공감해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새로 합류한 배우들도 출연 소감을 밝혔다. 마이클 역의 오종혁은 “소름이 끼친다는 느낌을 받기가 쉽지 않은데 <틱틱붐>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지금 이 시대에도 공감할 수 있는 너무나 좋은 작품”이라고 말했고, 같은 역의 조순창은 “<틱틱붐>은 뮤지컬학과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그런 작품에 나왔던 배우들이자 17~8년 알고 지낸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전했다.
 
뮤지컬 <틱틱붐>은 10월 15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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