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랑받지 못했던 세 남자가 건네는 위로, <오펀스> 연습 현장
- 2017.09.08
- 박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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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한밤중에 고아들이 뭘 소리쳐 부르는 지 알아?”
“아뇨, 뭘 소리쳐 부르는데요, 해롤드?”
“…겁에 질린 고아들은 울부짖어. 뭐라면서 그 애들이 울부짖는 줄 알아?”
“아뇨”
“엄마! 엄마! 아 정말! 엄마랑 아빠 구분도 못하는, 엄마랑 빌어먹을 귤도 구분 못하는 엄마 없는 고아들이 말이야…”
성격도, 나이도, 살아온 방식도 전혀 다른 세 남자가 기묘한 관계 맺기를 통해 서로의 삶에 깊이 침투한다. 너무도 다른 세 사람이지만,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부모 없이 자란 고아라는 것. 태어난 순간부터 한 번도 사랑과 위로를 받지 못했던 세 사람은 이제 서툴게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그 서툰 행동이 이들의 삶을 변화시킨다. 오는 19일 국내 초연 무대에 오르는 연극 <오펀스(Orphans)>의 이야기다.
“아뇨, 뭘 소리쳐 부르는데요, 해롤드?”
“…겁에 질린 고아들은 울부짖어. 뭐라면서 그 애들이 울부짖는 줄 알아?”
“아뇨”
“엄마! 엄마! 아 정말! 엄마랑 아빠 구분도 못하는, 엄마랑 빌어먹을 귤도 구분 못하는 엄마 없는 고아들이 말이야…”
성격도, 나이도, 살아온 방식도 전혀 다른 세 남자가 기묘한 관계 맺기를 통해 서로의 삶에 깊이 침투한다. 너무도 다른 세 사람이지만,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부모 없이 자란 고아라는 것. 태어난 순간부터 한 번도 사랑과 위로를 받지 못했던 세 사람은 이제 서툴게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그 서툰 행동이 이들의 삶을 변화시킨다. 오는 19일 국내 초연 무대에 오르는 연극 <오펀스(Orphans)>의 이야기다.
<오펀스>는 미국의 극작가 겸 배우 라일 케슬러가 쓴 작품으로, 1983년 초연 이후 영화로도 만들어지며 인기를 끌었다. 2005년에는 알 파치노가 출연해 화제에 올랐던 이 연극은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온 고아 형제 '트릿'과 '필립'이 중년 남자 '해롤드'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앞서 이 작품은 박지일·손병호를 비롯해 윤나무·장우진·이동하·문성일·김바다 등 출연진과 최근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미 온 더 송> 등을 이끈 김태형 연출의 참여 소식으로 한 차례 궁금증을 모은 바 있다. 지난 6일, 개막을 약 2주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한창인 <오펀스>팀의 연습실을 플레이디비가 방문했다.
앞서 이 작품은 박지일·손병호를 비롯해 윤나무·장우진·이동하·문성일·김바다 등 출연진과 최근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미 온 더 송> 등을 이끈 김태형 연출의 참여 소식으로 한 차례 궁금증을 모은 바 있다. 지난 6일, 개막을 약 2주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한창인 <오펀스>팀의 연습실을 플레이디비가 방문했다.
이날 배우들은 번갈아 호흡을 맞춰가며 약 45분간 작품의 주요 장면을 펼쳤다. 거리에서 소매치기를 해서 모은 돈으로 동생 필립을 부양하는 트릿은 어느 날 고급스런 옷차림의 중년 남자 해롤드를 보고 집으로 납치한다. 그를 인질로 삼아 큰 돈을 뜯어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중년 남자는 트릿의 거친 언행에 위축되기는커녕 도리어 여유만만한 태도로 필립과 교감을 쌓아 나간다. 형의 과잉보호와 알러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집 안에만 틀어박혀 살던 필립은 이 낯선 남자가 건네는 말들을 통해 집 밖으로 나설 용기를 얻는다.
트릿 역시 해롤드로 인해 변화하기 시작한다.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한 과거 때문에 마음에 분노를 가득 품고 걸핏하면 자제력을 잃어버리는 트릿의 성격을 해롤드는 금세 간파해낸다. 그가 이토록 형제들을 잘 이해하는 것은 그 역시 고아 출신으로 거친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해롤드의 등장으로 트릿 형제의 집에는 활기가 생기지만, 한 편으로는 대화 속에서 드러나는 세 사람의 슬픈 과거와 여전히 가슴 속에 응어리진 분노를 참지 못하는 트릿의 위태로운 행동들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날 연습실에서는 30년 이상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해온 박지일·손병호가 묵직한 존재으로 분위기를 이끌었고, 형 트릿 역의 장우진·이동하·윤나무와 동생 필립 역의 윤나무·김바다도 저마다 다른 느낌으로 캐릭터를 표현하며 눈길을 끌었다.
트릿 역시 해롤드로 인해 변화하기 시작한다.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한 과거 때문에 마음에 분노를 가득 품고 걸핏하면 자제력을 잃어버리는 트릿의 성격을 해롤드는 금세 간파해낸다. 그가 이토록 형제들을 잘 이해하는 것은 그 역시 고아 출신으로 거친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해롤드의 등장으로 트릿 형제의 집에는 활기가 생기지만, 한 편으로는 대화 속에서 드러나는 세 사람의 슬픈 과거와 여전히 가슴 속에 응어리진 분노를 참지 못하는 트릿의 위태로운 행동들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날 연습실에서는 30년 이상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해온 박지일·손병호가 묵직한 존재으로 분위기를 이끌었고, 형 트릿 역의 장우진·이동하·윤나무와 동생 필립 역의 윤나무·김바다도 저마다 다른 느낌으로 캐릭터를 표현하며 눈길을 끌었다.
연습에 이어 배우·연출과의 인터뷰도 진행됐다. 이 인터뷰는 플레이디비가 운영중인 페이스북 채널 [보고싶다]에서 생중계됐다. <오펀스> 팀은 관객들이 실시간으로 던지는 질문들을 전달받고 이 작품의 매력과 각기 맡은 캐릭터에 대한 생각 등을 털어놓았다.
‘알 파치노가 출연했던 작품’이라는 이야기에 단번에 출연을 결정했다는 박지일은 해롤드에 대해 “남자 중년 배우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배역같다. ‘알 파치노 되기’를 연습하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고 작업과정을 설명했고, 손병호는 “몸을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 배우로서 다시 한 번 몸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다. 캐릭터를 몸으로 표현하는 방법들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알 파치노가 출연했던 작품’이라는 이야기에 단번에 출연을 결정했다는 박지일은 해롤드에 대해 “남자 중년 배우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배역같다. ‘알 파치노 되기’를 연습하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고 작업과정을 설명했고, 손병호는 “몸을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 배우로서 다시 한 번 몸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다. 캐릭터를 몸으로 표현하는 방법들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뮤지컬 <곤 투모로우> 이후 1년 만에 무대에 서게 된 이동하는 <오펀스>에 대해 “요즘 나오는 작품들과 좀 다른 매력이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간 본연의 감정을 다룬 작품”이라고 설명했고, 윤나무는 “나도 잘 몰랐던 내 모습들을 최대한 찾고 싶다는 욕망이 크다.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장우진은 “세 남자가 같이 한 집에 살면서 조금씩 바뀌어가는 모습을 주목해 보시면 더 인상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필립 역의 문성일과 김바다도 소감을 전했다. 땅을 밟지 못하는 필립을 연기하느라 온 몸에 경련이 날 정도로 발가락에 힘을 주고 있다는 문성일은 “(필립이) 생각보다 격하게 움직이는 인물이라 항상 긴장하고 있다”고 힘든 점을 토로했고, 김바다는 “선생님들과 이 정도로 많은 대사를 주고받는 게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너무 편하게 재미있게 해주신다”며 박지일, 손병호 배우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김태형 연출은 이번 작품에 대해 “비극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비극이 아닌 새로운 희망과 길을 제시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원작에서 한국 관객들에게 익숙지 않은 부분들은 일부 수정하고 관객들이 인물들의 전사를 좀 더 수월하게 추리할 수 있도록 각색했다는 그는 “여러 작은 반전이 거듭되며 상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많은 단서들이 감춰진 채로 (극이) 진행되기 때문에 그것들을 하나씩 발견해 나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거칠고 투박하고 속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를 알아가고 격려해가는지 들여다 본다면 마치 내 이야기 같은 느낌으로 공연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필립 역의 문성일과 김바다도 소감을 전했다. 땅을 밟지 못하는 필립을 연기하느라 온 몸에 경련이 날 정도로 발가락에 힘을 주고 있다는 문성일은 “(필립이) 생각보다 격하게 움직이는 인물이라 항상 긴장하고 있다”고 힘든 점을 토로했고, 김바다는 “선생님들과 이 정도로 많은 대사를 주고받는 게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너무 편하게 재미있게 해주신다”며 박지일, 손병호 배우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김태형 연출은 이번 작품에 대해 “비극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비극이 아닌 새로운 희망과 길을 제시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원작에서 한국 관객들에게 익숙지 않은 부분들은 일부 수정하고 관객들이 인물들의 전사를 좀 더 수월하게 추리할 수 있도록 각색했다는 그는 “여러 작은 반전이 거듭되며 상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많은 단서들이 감춰진 채로 (극이) 진행되기 때문에 그것들을 하나씩 발견해 나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거칠고 투박하고 속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를 알아가고 격려해가는지 들여다 본다면 마치 내 이야기 같은 느낌으로 공연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극 <오펀스>는 오는 19일부터 11월 26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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