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시 돌아온 경성시대 문인들 <팬레터> 컨셉컷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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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촉촉한 가을비가 내린 지난 11일. 기자가 찾아간 가회동 곳곳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소녀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옥마을 깊숙한 골목 끝, 대문을 열고 들어간 그곳에는 뮤지컬 <팬레터>의 컨셉컷 촬영이 진행 중이다. 담장을 사이에 두고 촬영이 한창인 한옥집과 골목길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는 11월 다시 돌아오는 <팬레터>는 지난해 초연된 창작뮤지컬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 ‘이상’과 ‘김유정', 그리고 경성시대 문인들의 모임인 ‘구인회’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당시 분위기와 예술가들의 삶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촬영 당일 새롭게 합류하는 김수용, 손승원, 문태유 등의  캐스팅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른 아침부터 모인 배우들은 프로필 촬영을 마치고 캐릭터별로 컨셉 촬영을 하고 있었다. 천재소설가 김해진 역으로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르는 김종구와 세훈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 문태유는 스승과 제자처럼 다정함을 연출했다. 복고 의상으로 멋을 낸 소정화는 작품 속 넘버를 흥얼거리며 아름다운 뮤즈 히카루 역에 빠져들었다. 

그윽한 눈빛과 단순한 몸짓의 변화만으로도 능숙하게 1930년대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배우들 덕분에 촬영은 순조롭게 이어졌다.

일주일만 시간을 주면 바로 공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김종구는 “지난번에 연습을 오래해서 몸이 아직도 기억을 한다. 이번에는 인물에 더 집중해서 설득력 있고 진중한 김해진을 그려보고 싶다. 평소 친한 배우들이 함께하게 돼 그들과의 호흡도 기대가 된다.”고 이야기했다.

<모범생들>의 문태유는 시와 소설을 사랑하는 작가 지망생 정세훈 역을 맡았다. “김태형 연출의 작품이라 기회가 된다면 꼭 하고 싶었다”며 김해진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촬영에 몰입하는 모습이었다.
 
베테랑 배우들에게도 컨셉컷 촬영은 긴장되는 일이다. 연습을 시작하기도 전에 전체 배우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완벽히 세팅된 무대가 아니기에 그 상황에 빠져들기가 쉽지 않을 터. 촬영 중간중간 배우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장난을 치며 어색함과 긴장감을 날려버렸다. 
 
2인컷 촬영이 끝나고 양승리, 권동호 등의 배우들이 합류했다. 이어서 당대 문학계를 주름잡던 문인들의 단체컷 촬영이 진행됐다. “세훈을 문인들에게 처음 소개하는 자리에요” 라는 사진작가의 주문에 수줍은 작가 지망생 세훈과 활달하고 자유분방한 문인들의 모습이 대비를 이뤘다.
 
이번 촬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는 <팬레터>는 오는 11월 10일부터 2018년 2월 4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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