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돌아온 <엠.버터플라이>, 등장인물의 내면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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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새롭게 번역하면서 원작에 있는 내용을 좀 더 살리고자 했다.”
 
2012년 국내 첫 무대에 올라 2015년까지 세 차례 시즌 내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연극 <엠.버터플라이>가 2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김광보 연출이 이끌었던 지난 공연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어쩌면 해피엔딩><프라이드>의 김동연 연출이 이끄는 무대다. 김동연 연출은 지난 14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송 릴링의 캐릭터에서 인상깊게 봤던 부분을 더 선명하게 살리고자 했다”며 이번 공연의 연출 방향을 밝혔다.
 
<엠.버터플라이>는 미국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의 대표작으로, 1986년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법정에 섰던 프랑스 영사 버나드 브루시코의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중국 경극 배우 송 릴링에게 반해 20년간 그녀를 사랑했던 프랑스 영사 갈리마르의 이야기를 통해 욕망과 환상, 서양과 동양, 체제의 변화와 개인의 자유 등 다양한 화두를 촘촘히 담아낸 수작이다.
 
<엠.버터플라이> 제작진은 이날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갈리마르 역의 김주헌과 김도빈, 송 릴링 역의 장율과 오승훈 등 출연진은 모두 이번에 새로 합류한 배우들이다. 김주헌과 김도빈은 동양 여성에 대한 환상에 빠져 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갈리마르를, 장율과 오승훈은 갈리마르가 품은 환상을 꿰뚫어보고 치밀한 연기로 그를 사로잡는 송 릴링을 저마다 다른 빛깔로 표현해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김동연 연출은 “송 릴링이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에 초점을 맞췄다”고 연습 과정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송 릴링은 갈리마르보다 훨씬 많이 배운 인텔리이자 예술가였다. 모든 것이 금기시된 그 시대에 자기만의 예술을 펼치고 싶다는 판타지를 그런 방식으로 충족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사랑 이상의 무엇으로 예술을 완성시키고자 했던 그의 의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배우들도 각기 출연소감을 밝혔다. 대사량이 많아 부담스러웠다는 김주헌은 “나는 에너지가 좀 과도하게 많이 나오는 타입이라 연습하면서 그걸 눌러주는 작업을 해야 했다”며 “갈리마르가 송 릴링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어떻게 자기만의 환상을 만들어냈는지를 많이 고민했다”고 전했다.
 
같은 역할의 김도빈은 “주헌 형과 반대로 나는 소극적으로 연기하는 편이라 연출님이 대본 맨 앞장에 '풍부'라고 써주셨다. 좀 더 다이나믹하게 극을 끌고 가야 하는데 그 부분이 좀 부족한 것 같아 지금도 계속 고민 중”이라며 어려웠던 점을 꼽았다.
 
장율은 송 릴링이라는 인물에 접근하면서 ‘여성의 몸이 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그는 “그냥 여성이 아니라 송 릴링이 표현하고자 하는 ‘남자에게 완벽한 여성’을 그리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정말 쉽지 않았다. 지금도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무대 서는 하루하루가 떨리고 어렵다”는 오승훈 역시 “여자로 살아가는 것을 표현하는 부분이 특히 고민됐다. 송 릴링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며 채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 <엠.버터플라이>는 오는 12월 3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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