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된 그들의 삶과 사랑, 돌아오는 인기 뮤지컬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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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다투고 사랑하고 괴로워하는 모든 순간들. 유독 섬세한 감성을 지닌 예술가들은 남다를 것 없는 그 순간들조차 예리하게 베어내 예술로 만들어왔다. 그들에게는 사랑도, 고뇌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깊은 무력감도 예술의 소재가 된다. 그 감정의 흔들림이 너무도 섬세하고 투명하기에, 우리는 그들을 통해 미처 읽어내지 못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위안을 얻는다. 그리고, 이런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생생히 담아낸 뮤지컬이 있다. 모두 초연을 성공리에 마치고 무대로 돌아오는 공연이다. 어떤 작품이 있는지 알아보자.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지난해 초연 후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뮤지컬 작품상 등 3개 부문을 석권하며 큰 사랑을 받은 웰메이드 창작뮤지컬이다. 스물 여섯, 스물 둘에 만나 3년간 뜨거운 사랑을 나누다 헤어진 후 남과 북에서 평생 서로를 그리워했던 시인 백석과 기생 자야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의 큰 매력은 시인의 눈으로 본 ‘사랑’의 경험을 아름다운 정취로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것이다. 백석은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 번잡한 세상 속에서 오롯이 둘이서만 있고 싶은 간절함, 연인과 함께라면 소반 위에 흰밥과 가재미만 올려놓아도 배부른 기분을 섬세한 시어로 표현했고, 뮤지컬 창작진은 여기에 잘 어울리는 선율과 리듬을 얹어 되살려냈다. 극 중 화자로 등장해 시를 들려주는 ‘사내’라는 인물은 작품의 문학성을 한층 더하고, 가난하고 질박했던 두 연인의 사랑을 진심을 담아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감동을 더한다. 공연은 오는 10월 29일부터 유니플렉스 2관에서 다시 펼쳐진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화가 고흐의 삶과 예술세계를 담은 공연이다. 2014년 초연부터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고흐가 동생 테오와 주고받았던 700여통의 편지를 뼈대로 그의 인간적인 삶과 고민들, 동생과 나눴던 끈끈한 정과 가족애, 예술혼을 전한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고흐는 죽은 뒤에야 천재성을 인정받은 비운의 화가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일에 있어서나 사랑에 있어서나 숱한 좌절을 겪었고, 평생 가난과 병에 시달렸다. 그러나 그는 고통스런 삶 속에서도 끝까지 예술혼을 잃지 않았다.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을 화폭에 담았고, 노동자와 농민을 애정 어린 눈으로 그려냈다. 뮤지컬은 그런 고흐의 삶을 매끄러운 음악과 적재적소에 투영된 3D 영상을 통해 꽉 찬 무대로 담아냈다. 두 배우의 긴밀한 호흡과 역동적인 영상, 음악이 만나 공연과 전시를 함께 보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오는 11월 4일부터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
지난해 처음 국내 관객들을 만난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는 ‘추리소설의 대가’이자 ‘미국의 셰익스피어’라 불린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삶을 그린다. 2009년 독일에서 초연된 라이선스 뮤지컬로, 노우성 연출과 김성수 음악감독을 비롯한 국내 제작진이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거쳐 선보였다.
 
포 역시 고흐 못지 않은 비운의 예술가였다. 그로테스크하고 개성 강한 그의 작품은 사후에야 제대로 그 가치를 평가받았다. 포는 생전 짧은 성공의 기쁨을 맛보았을 뿐, 평생 주변의 몰이해와 편견 속에서 고통받아야 했다. 뮤지컬은 그런 그의 내면을 강렬한 음악과 무대로 형상화했다. 예술을 향한 포의 열정과 우울, 절망이 극적인 영상·무대 장치와 어울려 선명히 전달된다. 김성수 음악감독의 빼어난 음악 연출력이 다소 매끄럽지 않은 스토리의 이음매를 채우며 여운을 남겼다. 오는 11월 17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 무대로 돌아온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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