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해야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따스한 격려, <오펀스>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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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필라델피아의 이야기지만,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국내 첫 무대에 오른 연극 <오펀스>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 공연을 이끄는 김태형 연출은 지난 22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젊은이들이 세상을 대하는 방법, 밖으로 나가는 방법을 이야기해주는 공연”이라며 1983년 미국에서 초연된 이 희곡이 오늘날 한국 관객들에게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오펀스>는 미국 극작가 라일 케슬러가 쓴 작품으로, 현지에서 알 파치노 등의 인기배우들이 출연하며 화제에 올랐던 인기작이다. 부모 없이 단둘이 살아가는 고아 형제 ‘트릿’과 ‘필립’이 고아 출신인 중년의 갱스터 ‘해롤드’를 만나 가족처럼 깊은 유대를 쌓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해롤드 역의 박지일·손병호와 트릿 역의 윤나무·장우진·이동하, 필립 역의 문성일·김바다 등이 번갈아 가며 작품의 1막을 선보였다. 소매치기를 해서 동생을 부양하는 트릿은 어느 날 부유해 보이는 신사 해롤드를 집으로 납치해오고, 집 안에만 틀어박혀 살던 동생 필립은 이 낯선 남자를 경계하다가 차츰 마음을 연다. 저마다 확실한 존재감을 지닌 중견배우 박지일·손병호가 젊은 배우들과 나누는 긴밀한 연기 호흡이 극의 매력을 더했다.
 
고아 형제 트릿과 필립은 해롤드의 격려와 조언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거나, 한 번도 나가보지 않았던 문 밖으로 발을 딛게 된다. 이를 두고 김태형 연출은 “사람은 언젠가 성장해서 밖으로 나가야 한다. 청춘들을 제대로 인도해줄 어른이 없는 요즘 같은 시대에 이 연극은 젊은이들이 어떻게 밖으로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주는,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 공연”이라고 작품의 가진 의미를 짚었다.
 
각색까지 직접 맡은 김태형 연출은 “대본을 충실히 무대화하는데 주력했다”며 “많은 부분을 고치지는 않았다. 대본에서 감춰져 있던 부분들을 좀 더 아름답게 무대 언어로 표현하고자 했다. 음악과 춤, 노래 등을 넣어 좀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집 안에만 은둔해 살던 필립이 바닥의 특정 부분만 밟고 다니거나, 긴장감이 고조되는 장면에서 드럼 소리가 나오는 연출 등이 그 결과라고.
 
배우들도 출연 소감을 밝혔다. “내 연기 스펙트럼에 새로운 빛깔을 하나 추가하는 느낌”이라는 박지일은 “젊은 배우들과 작업 하며 좋은 기운을 받고 많이 배운다. 무대에 섰을 때의 긴장감과 숨막힘, 뜨거움이 결국은 나를 다시 무대로 불러들이는 힘 같다”고 말했다.
 
“무대에 있을 때 내가 정말 배우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는 손병호는 “연초마다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힘을 달라고 다짐하는데, 그런 능력을 가진 인물이 바로 해롤드다. 살다 보면 누구나 다 외롭고 격려가 필요하다”며 <오펀스>가 관객들에게도 격려를 전하는 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릿 역의 장우진 역시 “공연을 보신 후에 관객 분들이 격려를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연극”이라고 말했고, 윤나무는 트릿이라는 인물에 대해 “태어나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진 마음이 생겨 스스로도 당황스러운 기분이 트릿의 큰 감정선이다. 그 감정을 어떻게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그간의 연습 과정을 전했다.
 
가족 아닌 사람들의 진한 가족애, 그리고 청춘들의 성장기를 그린 연극 <오펀스>는 11월 26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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