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것! <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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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긴 제목의 연극 <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 이 지난 13일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개막했다. 이 작품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창신동>의 박찬규 작가가 쓴 <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은 지난 2015년 제1회 ‘ASAC B성년페스티벌’에서 처음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났다. 공연은 레오타드를 입었을 때 마음의 편안함을 얻는 준호와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희주가 함께 체육 수행평가를 준비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제목의 XXL 레오타드는 준호, 안나수이 손거울은 희주의 애정 아이템이다.

이번 공연은 두산아트센터, 안산문화재단과 극단 돌파구과 함께 제작을 맡았으며,<목란언니><게임><노란봉투>의 전인철이 연출을 맡았다.
 
전 연출은 “세월호 사건 이후, <노란봉투>를 만들게 됐다. 이때 안산을 우연한 기회에 방문하게 되면서, 세월호에 탔던 많은 아이들이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자식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후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서두를 뗐다.

“앞으로 다가올 근 미래가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청소년들이 배우는 것은 제가 20~30년 전에 배웠던 거랑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이 살아갈 세상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청소년들이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준비할지, 학교 생활에서는 무얼 배워야 하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고민해 보면 좋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성 세대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작품이 이런 고민들에 대해 아주 깊게 다가가지는 못하지만 삶에 대한 화두를 던져 준다고 생각한다”고 작품을 올리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전체 배우들은 무대에 올라 열연을 펼쳤다. 정사각형의 구획으로 나눠진 무대는 차가운 철봉 프레임으로 채워져, 구획을 오고 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성적도, 성격도, 취향도 전혀 다른 준호와 희주는 어쩔 수 없이 함께 체육 수행평가를 준비하면서 점차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남들에게는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나누게 된다. 모두 행복한 해피엔딩의 결말은 아니지만, 작품은 청소년들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리며 일방적인 훈계가 아닌 따뜻한 시선으로 위로를 전한다.  
 
레오타드는 무용수나 체조선수가 착용하는 몸에 꼭 맞는 신축성이 좋은 의복이다. 아무래도 배우 입장에서는 처음 입어보는 옷이라 어색하지 않았을까?
 
준호 역을 맡은 백성철은 “이 작품을 쓴 박찬규 작가가 친구다. 대본을 처음보고 멱살을 잡을 뻔 했다. 연습실에서 이 옷을 처음 입고 나왔는데 다들 경악스러워했다”고. “안산에서 공연했을 당시에, 중학생들이 공연을 보러 왔었다. 준호가 레오타드를 입고 나왔을 때, 객석이 들썩거릴 정도로 야유와 조롱이 터져나왔다”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덧붙여 그는 “제가 제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가 익숙해졌듯, 어린 친구들도 처음에는 공연을 보면서 경악했지만 보고 나서는 단 한 명이라도 타인의 존재와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을까?”라고 이야기했다.
 
나와는 다른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작은 용기를 전하는 연극 <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은 10월 28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안산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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